아버지의 시집에서
저녁놀 속에서
구름은 조각나게 이지러지면서
20세기 말엽의
반 고흐를 그리다
먼발치에서 기다리던
어스름도 천천히 다가와서는
오늘의 일력과
이별의 악수를 나누다
내일의 미명은
아직도 아득한 채
시간은 자꾸 익어만 가는데
점차 잊혀져 가는
나의 시공을
어서 떠나라고
손짓하는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