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바르다 차 마시고 정원 보며 힐링도 하는 이상하지만 즐거운 곳
힙한 동네로 뜬 지 몇 년 지났지만 여전히 성수동은 진화 중이다. 가죽 원단을 싣고 가는 오토바이와 자동차 정비소의 윙윙거리는 기계 소리가 버무려진 이 동네엔 걷다 보면 호기심을 자극하는 젊은 공간들이 등장한다. 요즘 가장 북적거리는 성수동의 핫플은 아모레 성수. 문을 연 지 한 달 남짓 된 이곳은 아모레퍼시픽이 고객을 위한 체험 공간으로 만든 뷰티 라운지다. 평소 관심 있는 화장품을 마음껏 써 보고, 고요하게 흐르는 정원의 풍경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릴 수도 있다. 가을의 끝자락에 체험과 휴식이 있는 어른들의 놀이터, 아모레 성수에 다녀왔다.
오래된 자동차 정비소를 개조했다는 아모레 성수는 ㄷ자로 이어진 3층짜리 콘크리트 건물이 중앙의 성수가든을 감싸고 있다. 초록 식물의 촉촉함을 머금은 이 정원은 회색빛 건물에 휴식을 선사하는 훌륭한 역할을 한다. 건물 어느 곳에서도 창을 통해 시야에 정원이 들어오게 설계되어 화장품을 바르면서도, 차를 마시면서도 자연의 차분함을 느낄 수 있다.
건물로 들어서면 리셉션을 가장 먼저 만난다. 직원의 도움을 받아 회원 가입 후 웹 체크인을 하니 3개의 쿠폰이 휴대폰으로 전송됐다. 아모레성수를 알뜰하게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것들로 오설록 할인 쿠폰, 화장품 샘플 교환 쿠폰 등이다. 웹 체크인을 하면 궁금한 상품의 정보를 검색하거나, 메이크업 서비스 예약도 가능하다. 본격적인 뷰티 체험에 나서기 전, 무거운 짐이 있다면 잠시 라커룸에 맡겨도 좋다.
이어지는 두 번째 공간은 호텔 욕실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클렌징 룸. 아모레퍼시픽 여러 브랜드의 다양한 클렌징 제품과 차곡차곡 쌓인 새하얀 수건, 헤어밴드를 이용해 말끔하게 세안을 마칠 수 있다
마음먹고 세안까지 마쳤으니, 제대로 아름다움을 위한 다채로운 체험에 빠져볼 차례. 건물의 중앙으로 들어오면 높은 천장 아래 시원하게 펼쳐지는 아모레 성수의 메인 스테이지, 뷰티 라이브러리와 가든 라운지가 자리한다.
뷰티 라이브러리에서는 아모레퍼시픽 30여 개 브랜드의 3000여 개 전 제품을 마음껏 체험해 볼 수 있다. 벽면 진열대에는 각 브랜드별로 제품이 진열되어 있고, 중앙에 길게 이어지는 탁자에는 스킨, 보디, 메이크업, 립 등 종류별로 구분해 놓았다. 기존 다른 뷰티 매장에서도 제품을 테스트해볼 수 있었지만, 약간의 눈치가 보였던 것이 사실. 아모레 성수 최대의 장점은 누구 눈치 볼 필요 없이 자유롭게 화장품을 체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카테고리에서는 제품별 특징과 제형으로 구분해 놓아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스킨케어 중 크림을 예로 들면 ‘라이트-A 가볍게 발리고 산뜻한’, ‘라이트-B 가볍게 발리고 쏙 흡수되는’, ‘리치-A 부드럽게 발리고 촉촉한’, ‘리치-B 밀착되어 발리고 영양감 있는’ 등 4가지 제형으로 구분해 테스트를 한 후 제품을 고를 수 있다.
한쪽에 마련된 파우더룸에서는 사전 예약한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미리 골라둔 제품을 이용해 무료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고 있었다. 비치된 바구니에 발라보고 싶은 제품을 담아 뷰티 라이브러리 옆에 위치한 가든 라운지로 이동했다.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 거울을 보며 이것저것 발라보는 사이, 통창 가득 성수가든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모레 성수의 특징은 제품을 마음껏 써볼 수 있지만 판매는 하지 않는다는 것. 오롯이 고객 체험에 집중한 공간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나가는 손의 허전함을 달래주는 곳이 성수마켓이다. 아모레퍼시픽 전 브랜드의 다양한 미니어처 상품이 비치되어 있는데, 다섯 가지를 고른 후 입장할 때 받은 샘플 교환 쿠폰을 보여주면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유일하게 아모레 성수의 시그니처 상품인 ‘성수토너’를 판매한다.
아름다운 곳을 더 오래, 여유롭게 느끼기 위해 2층 오설록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 성수 버블 녹차 라테’, ‘오! 성수 버블 녹차 오프레도’ 같이 아모레성수점만을 위한 시그니처 메뉴를 판매한다. 마찬가지로 입장 때 받은 오설록 20% 쿠폰을 이용해 기분 좋게 결제했다. 창가에 자리 잡고 앉아 향긋한 녹차 한 잔으로 오늘을 마무리하는 기분이 꽤나 좋다.
데일리타임즈W 에디터 김보령 dtnews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