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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타임즈W Jul 12. 2020

혀에 오래 남는 크루아상의 맛, 블랑제메종북악

성북동 이층 단독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는 초록 정원과 크림색 외관이 예쁘게 어우러진다. / 사진=김보령 기자


다이어트 때문에 일부러 멀리하는 게 아니라면 ‘빵’을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못 봤다. ‘빵지순례’를 하는 열혈 마니아 수준은 아니지만, 평소 빵을 즐겨먹는 한 사람으로 어디 빵집이 맛있더라는 추천은 챙겨서 메모해놓는 편이다.


창 안으로 손님들이 빵을 골라 담는 용도의 라탄 바구니가 보인다. / 사진=김보령 기자


지금 소개하려는 곳도 빵 맛있는 베이커리 카페라는 후기를 여러 번 들은 터. 오랜만에 휴가였던 날, 느지막이 일어나 첫 끼로 적당히 빵에 커피 한잔 곁들이기 좋은 오전 11시쯤 성북동 ‘블랑제메종북악’으로 향했다. 지도를 확인해보니 반갑게도 성북동누룽지백숙, 금왕돈까스, 수연산방 등 가끔 즐겨 찾던 맛집과 카페가 모여 있는 성북동 그 길가에 자리하고 있다. 


1층 전면 폴딩 도어를 활짝 열어놓아 야외 정원과 테이블이 한눈에 들어온다. / 사진=김보령 기자


외관으로만 보면 빵집이라기보다는 고급 별장 느낌이라 우아하고 아름다운 집주인이 반기며 나올 것 같다. 편안하게 발레 주차 서비스를 받고 가게로 들어섰다. 정원이 예쁜 성북동 이층 주택을 카페로 개조한 듯했다. 크림색으로 칠한 외벽, 같은 크림색의 야외 철제 의자와 파라솔 달린 테이블, 그 주위를 감싸고 있는 초록 나무들···. 빵을 맛보기도 전에 첫인상부터 마음에 쏙 들어오는 평화로운 한 장면. 1층 통창으로 빵 진열대가 보이며 ‘아, 이곳이 빵집이구나’를 다시 상기시켜준다.


1층 나무 진열대와 선반까지 갖가지 빵으로 가득 차 있다. / 사진=김보령 기자


1층 안으로 들어가면 고소한 빵 냄새가 코 끝 가득 스며들고, 클래식한 오크 나무색 빵 진열대가 양쪽과 벽면에 가득 늘어서 갖가지 빵을 올려놓고 있다. 쓱 훑어보니 ‘크루아상 맛집’이라는 소문처럼 어느 빵집보다 크루아상 종류가 다양하다. 


어우러진 재료에 따라 다채로운 맛을 내는 크루아상. / 사진=김보령 기자


캐라멜, 블루베리 요거트, 반반크림, 티라미수, 딸기 크림, 마다가스카르, 연유 도지마, 앙버터 등 다양한 재료와 어우러진 온갖 크루아상이 5000~7000원 선. 이 외에 마들렌, 타르트, 몽블랑, 시나몬롤, 치아바타, 브라우니 등 다른 빵도 종류가 많아 골라 먹는 기쁨을 준다.



내부는 낡고 거친 느낌을 살린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로 꾸몄다. / 사진=김보령 기자


예쁘장한 외관과 달리 내부는 투박하고 거친 느낌의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로 꾸몄다. 오래된 타일, 노출 콘크리트를 그대로 드러내고 빈티지 의자와 조명을 곳곳에 놓아 빈티지한 감성을 살렸다. 


빈티지 의자와 조명, 노출 콘크리트와 낡은 타일의 조화가 멋스럽다. / 사진=김보령 기자


1층 창가와 2층 올라가는 계단 선반까지 빵 모형으로 가득 장식해놓은 아이디어도 귀엽다. 2층은 벽면을 따라 이어지는 모던한 벤치형 좌석에 편안한 쿠션이 놓여 있고, 큼직한 통창으로 햇살이 가득 들어온다. 네모난 유리창으로 바깥 풍경이 마치 그림 액자처럼 들어오며 눈을 정화시킨다.



2층 올라가는 계단 선반에도 천장까지 가득 빵 모형을 장식해 놓았다. / 사진=김보령 기자


탁 트인 자리가 좋아 폴딩 도어가 활짝 열린 1층, 정원이 한 눈에 보이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곳곳의 구경을 마쳤으니 본격적으로 빵 쇼핑에 나설 차례. 빵을 담는 용기도 흔한 쟁반이 아닌 감성 돋는 라탄 바구니다.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전체적인 비주얼의 조화를 고려한 세심함이 느껴진다. 



달콤한 크림이 올라간 크루아상과 쌉싸름한 커피의 조화는 언제나 옳다. / 사진=김보령 기자


화이트 크림과 초코 크림이 반씩 올라간 반반크림 크루아상과 아이를 위해 포장해갈 몽블랑에 커피를 함께 주문했다.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 크루아상을 베어 물면 빵의 결 따라 진한 버터의 향과 맛이 느껴지고, 적당히 달콤한 크림이 입안에서 조화롭게 섞인다. 쌉싸름한 커피와의 조화는 기대한 만큼 좋다. 빵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남편의 입에서 “맛있다”는 말이 나왔으니 주관적인 기준으로 빵 맛은 합격. SNS 시대인 요즘 ‘인스타그래머러블’한 인테리어와 풍성하고 먹음직스러운 빵의 비주얼까지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곳이다. 매일 오전 10시~오후 11시. 



데일리타임즈W 에디터 김보령 dt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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