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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타임즈W Jul 31. 2020

서울숲에서 만난 베트남, 꾸아

들어가는 입구부터 온통 초록 식물을 둘러놓아 음식을 맛보기 전부터 기분 좋은 기대감이 든다. / 사진=김보령 기자

지하철 분당선 서울숲역 인근(더 정확히는 한화갤러리아포레 옆)에 조성된 서울숲 맛집 골목은 걷다가 아무 집이나 골라 들어가도 기본 이상은 하는 비주얼과 맛을 충족시켜준다. 오래된 공장이나 창고를 개조해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을 주는 성수동 핫플과는 또 다른 느낌. 딱 2030 세대를 겨냥한 예쁘고 아기자기한 취향으로 언제 가도 데이트하는 커플과 삼삼오오 맛집을 찾은 젊은이들이 뒤섞여 활기가 느껴진다. 


베트남 현지에 온 듯한 이국적인 인테리어가 여행 온 듯한 기분을 만든다. / 사진=김보령 기자

요즘엔 뉴스보다 SNS로 핫플 정보를 더 빠르게 캐치하는 시대. 이 골목에 자리한 베트남 식당 꾸아도 쉼 없이 올라오는 인스타그램 피드로 눈여겨본 곳이다. 가자마자 입구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건 무성한 녹색 식물들. 지하에 있는 식당의 핸디캡을 이국적이고 화려한 인테리어로 극복했다. 간판 둘레와 출입구부터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까지 온통 초록빛 열대 식물의 향연이다. 녹음 사이로 컬러풀한 앵무새 모형과 라탄 조명, 동남아풍 소품들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아열대 숲속의 어느 집으로 진입하는 기분. 음식을 맛보기도 전에 이미 베트남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아담한 실내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베트남 스타일의 테이블과 의자, 화려한 동남아풍 패브릭, 빈티지 소품들이 이국의 향기를 물씬 뿜어낸다. 


곳곳에 놓인 동남아풍의 빈티지한 소품과 가구가 이곳만의 풍경을 만든다. / 사진=김보령 기자

주말에 오면 기본 2~3시간 대기한다는 핫플이지만, 평일 이른 점심에 찾은 덕분에 기다리지 않고 빈자리에 착석했다. 자리가 없다면 키오스크로 미리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스템이다. 자리가 나면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보내준다. 


패브릭이나 조명, 벽면의 액자 하나에도 '베트남스러움'이 느껴진다. / 사진=김보령 기자

2명이 가서 너무 양이 많은 반쎄오는 부담이라 적당히 쌀국수 하나, 분짜 하나를 주문했다. 쌀국수는 일단 아낌없이 고기를 올려주는 푸짐함이 좋고, 얇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입안을 치는 면발과 진하고 기름진 국물도 입에 잘 맞았다. 개인적으로는 분짜가 더 만족스러웠다. 짭조름한 돼지고기와 면, 야채를 젓가락에 올려 새콤한 소스에 푹 찍어 먹으면 딱 알맞은 조합으로 입안에서 맛있게 뒤섞인다. 


새콤달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 분짜와 푸짐하게 고기를 얹은 쌀국수. / 사진=김보령 기자

사실 이곳의 인기 메뉴는 3단 트레이에 나오는 반쎄오와 큼직한 갈비가 2대가 올라가는 왕갈비 쌀국수. 반쎄오는 쌀가루 반죽을 프라이팬에 얇게 부쳐낸 것에 여러 채소와 고기, 해물을 넣고 반으로 접어 먹는 베트남식 부침개다. 그런데 꾸아의 반쎄오는 모양과 먹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애프터눈 티 세트처럼 3단 트레이에 반쎄오가 등장하는데, 맨 위에 계란, 새우가 들어간 쌀가루 부침, 중간에 오이와 파인애플, 각종 야채, 맨 아래에 돼지와 닭 등 고기가 올라간다. 함께 나오는 라이스페이퍼에 이 모든 재료를 골고루 넣어 싸 먹으면 된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39분.



데일리타임즈W 에디터 김보령 dt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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