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자세

솔직하게 쓰고 詩 라고 우기면 시가 된다 03

by 유선아


바른 자세


유선아




구부정한 허리에는
어떠한 노고도 없다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고
바르게 세워 바르게 보기 위해서는
배꼽 근처로 늘 근성이 있어야 하기 마련인데

축 처지고 겹친 뱃살 사이로
줏대가 뭉그러졌다

올곧음을 위해
배꼽 밑처럼 적어도 한 군데 만큼은
바짝 힘을 주고 등을 딱 붙인 듯

릴렉스 긴장을 풀어 긴장을 풀어
종이 인간처럼 나풀거린다

때로 긴장은 부지런함이다
수고로움을 감수하는 인내이고
적어도 한 가지는 완수하려는 정성이다

바르게 앉는 것도 귀찮아
자꾸 게으르다

생 하나를 완수하려고 태어나
배꼽 밑으로 성심을 다하는 일도 못해
허리가 굽었다

힘주어 사는 일이란




대충 말고 바르고 정확하게 살고 싶은데

정성을 들여 온전히 살고 싶은데

사실은

대충 되는대로 살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