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산다는 것이 행운이 되도록
AI 혁명은 정말 놀랍습니다. 저는 기술 및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지금처럼 혁명적인 시기를 경험한 적이 없었고,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 흥분의 보상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죠.
- 세르게이 브린(Google 기술 부문 사장)
"지금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신난다."
전 세계 최고 기업의 기술 부문을 총괄하는 사람이 AI 실무에 뛰어들면서 한 말이다. 이미 AI판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도, 찍먹을 하며 조금씩 배워가는 초짜인 나도 설레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회사에 가서도 자꾸 AI 얘기를 하고, GPT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인공지능과 전혀 연이 없던 회사에 이 흥분을 전파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AI라는 키워드 자체가 미래를 의미한다는 데에는 대부분 이견이 없다. 투자자들이 AI에만 눈이 반짝인다고 해서 우리도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게 아니다. AI가 제공하는 압도적인 고객 경험은 기존의 무서운 경쟁자를 때려눕히거나, 이미 1등이라면 더 깊은 해자를 파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아직 이 싸움이 모든 분야로 퍼지진 않았지만 우리는 모두 전투태세를 취해야 한다. 머지않아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에 실패했다거나, 신제품 흥행에 실패했다거나 하는 이유가 아니라 AI를 통해 서비스를 개선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망하게 될 테니 말이다.
그럼 이제 뭘 해야 하는가? AI 노베이스에서 AI 회사로 갑자기 변모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미 AI Driven Service를 제공하고 있는 선두 기업들의 사례를 훑어보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을 잡아보려고 한다. (아래 기업들의 사례는 벤처캐피탈리스트 전종현 님과 언섹시비즈니스 운영자 전경석 님이 운영하는 AI 리서치 클럽에 나온 내용 + 별도로 스터디한 내용을 종합한 것입니다.)
- 요약 : OpenAI와 연합을 통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에 ChatGPT를 붙이고 있다.
- Copilot = MS Office + ChatGPT(참고 자료 : https://www.youtube.com/watch?v=S7xTBa93TX8)
- 코파일럿 외에도 Window 운영체제와 Bing에도 ChatGPT 엔진을 붙인다고 한다. 이를 통해 기존에 PC를 사용하던 UI/UX가 완전히 바뀔 것으로 보이며, Bing은 검색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 요약 : 가장 똑똑하지만 뒷북을 치며 열심히 AI 트렌드를 따라오는 중(?)
- 기술적으로는 가장 고도화된 조직(LLM 발전에 크게 기여한 "Attention is all you need" 논문을 썼음)이지만 서비스 차원에서는 힘을 못쓰고 있다.
- B2B향이 강한 PaLM2 모델과 24년 초 발표될 Gemini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의료 특화 언어모델, 신소재 특화 언어모델 등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에서 언어모델을 선점하고 있다.
- 요약 : 잘하는 걸 열심히 하고 있다.
- AI 프로필을 제작하는 서비스, 영상 인코딩용 칩, 추론 역량에 집중한 MTIA 칩을 자체 개발하며 SNS로서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AI 인프라를 마련하고 있는 듯하다.
- 요약 : AI 시대에 도태되지 않은 디자인 툴
- 최근 이미지, 영상 AI 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디자이너 존재 위기론까지 언급되었는데, 포토샵과 일러스트 등 디자인 툴의 대표주자 어도비가 Firefly로 위기감을 대세감으로 바꿔놓았다. 프롬프트 기반으로 돌아가는 이미지 '창조'의 세계.
- Firefly(참고자료 : https://www.youtube.com/watch?v=_sJfNfMAQHw)
- 요약 : 이제부터 디자인을 배운다면 포토샵을 영영 몰라도 되지 않을까?
- 프롬프트 기반 이미지, 영상, 텍스트 생성~변형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다. 또, 문서를 다른 형태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PPT를 word로 바꾸면 장표 내용이 텍스트로 정리된다.)
- Canva Magic Studio(참고자료 : https://www.canva.com/newsroom/news/magic-studio/)
- 요약 : 기존에 가지고 있는 솔루션들에 비교적 약한(?) AI 기능을 한 숟갈씩 얹었다.
- 세일즈포스, CRM, Slack 등 이미 운영 중이던 솔루션들에서 AI를 통해 할 수 있는 가벼운 기능들(리드 맞춤형 이메일 작성, 슬랙 허들(음성) 대화 내용 요약, 프롬프트 기반 데이터 시각화 등)을 추가하여 현재로선 뒤처지지 않는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 요약 : 기업이 AI 도입 시 고려해야 할 모든 문제(AI-인간 업무 분배, 인력별 접근성, 히스토리 관리, 보안 등 전반적인 거버넌스)를 해결한 기업용 AI 시스템
- AI가 직접 해야 할 일과 인간이 할 일을 분류해서 인간과 일을 분배하며, 각 주체가 한 기록이 모두 남기 때문에 관리하기도 쉽다. 물론 인간은 AI가 한 일을 감시할 수도 있어 엔터프라이즈급 기업에게 최적화된 B2B Solution이라고 보인다.
국내 사례도 추가로 다루고 싶지만, 이 정도로 정리한 내용에서도 가벼운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7개 기업 모두 자사의 강점을 기반으로 AI의 효용성을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회사에 AI를 도입한다고 생각하면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이 느껴져서 부담스럽다. 그런데 선두 주자들의 사례를 살펴보니 기존에 하던 것을 압도적으로 잘하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 지금 AI 도입의 Key겠구나 싶다.
관점을 바꾸면 다시 사업의 본질로 돌아가게 된다. AI를 도입하는 것은 중대한 문제지만, 우리가 풀려는 고객의 문제가 무엇인지, AI가 이 문제를 어떻게 혁신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을지에 대한 두 가지 관점을 같이 가져가야 한다. FOMO를 느끼는 많은 기업들이 AI를 어떻게 도입해야 할까 걱정한다. 그 답은 결국 스스로의 강점을 돌아보고, 고객을 들여다봐야만 나온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AI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는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