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자 T도 할 수 있는 회사에서 좋은 동료 되는 법
조직원들의 고통 분담, 공감이 선행되어야
인턴이 새로 오면 그들의 푸릇푸릇함에 해가 지날수록 더 놀라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어설픔, 실수를 보면 옛날의 내 모습이 보인다. 나도 어느 정도는 아는 그 어렵고 난처한 상황들에서 인턴을 꺼내주기 위해 나도 나름의 고민을 하고 손을 내민다.
대표가 하는 인사, 재무, 전략적 고민을 들을 때도 역시 전 회사의 대표들을 떠올린다. 스타일이 다 다른 대표, 다른 도메인, 다른 조직 구성에도 불구하고 대표들이 하는 고민은 거즘 비슷하다. 위기 상황에서 대처는 모두 다르지만 말이다. 나도 이제는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그 심적 부담과 고통을 나누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가 인턴과 대표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그 고통에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턴이 느낄 감정
처음 온 조직에서의 낯섦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무능력함
뜻대로 안 되는 업무
이미 사수를 실망시켰다는 불안감
반복해서 발생하는 실수
✔️대표가 느낄 감정
모든 것을 생각하고 모든 것을 조율해야 한다는 책임감
마음처럼 안 되는 현금흐름 관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조직에 대한 실망감
혹은 잘못된 목표 설정으로 인한 자책감
각종 인사문제로 인한 스트레스
나는 로봇같이 묘사되곤 하는 INTJ지만 내가 경험해 본, 알고 있는 고통에 한해서는 과몰입이 가능하다. 고통에 공감할 수 있다면 해결을 위해 협력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진다.
전략을 세운 것은 아니지만 경험상 나는 해결을 위해 이런 프로세스를 거친다.
1. 듣는다.
구체적인 상황과 사태에 대한 개요를 우선 인지한다. 이해관계자나 기한과 같은 주요 인자들을 식별하고 달성하려고 하는 목표와 그 사이의 괴리가 얼마나 큰지, 주원인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듣는다.
머릿속으로만 끙끙대던 일을 직접적으로 서술하는 행위만으로도 갈피가 잡힐 때도 있다. 다만 상대방이 말할 준비가 되어야 하고, 이런 대화를 할만한 상황이 조성되어야 한다.
2. 질문한다.
제삼자의 관점에서 상대방이 말한 내용에 들만한 의문을 제기한다. 물론 나는 내 후임과 상사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맥락을 더 잘 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전후 상황과 서로 알고 있는 리소스, 정보를 바탕으로 질문할 수 있어 전개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질문을 통해 대상의 막힌 사고를 뚫어준다. 이를 통해 새로운 해결책, 새로운 적임자를 물색하고 문제 해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3. 제안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내가 하겠다고 한다.(내가 하는 게 가장 빠르고 편하다는 생각을 하기에...) 그러면 대상은 액션을 하기까지 부담이 덜어짐은 물론, 내가 일을 함께 봐주는 동안 데드라인을 비슷하게 가져가거나 내 단계에서 일이 끝나면 받을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타임라인이 생기게 되어 속도가 빨라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땐?
할 수 있는 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면 그만이다. 그마저도 없다면 타사 레퍼런스를 찾거나 해야겠지만.
아무튼 조직 내에서 서로의 고통에 대해 공감할 수 있다면 협력은 어렵지 않다. 혼자서 끙끙대고 있는 조직원이 답답하고 짜증이 난다면 먼저 그 사람에게 공감할 게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은 접근이 될 수 있다. 직접 경험이든 간접 경험이 든 간에 짬이 쌓이면 공감할 수 있는 케파가 늘어난다. 나이 듦의 일종의 혜택이니 이걸 잘 이용해 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