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의 글쓰기를 시작으로
2019. 1. 25. 0:30 의 기록
처음 목요일의 글쓰기에 따라왔다. 시작할 때부터 지켜보면서 '매주 저렇게 열심히 할 수가 있나? 저분들 의지가 굉장히 강한 분들이네'라고 생각했다. 관심이 생겨 기웃거리다가도 막상 시작하기 두려운 이유가 바로 그거였다. 프로 작심삼일러에게는 생각만 해도 너무 어려운 일이라. 그런데 베트남에 와서는 감정 기복이 있을 때마다 블로그에다 글을 썼다. 고민스러운 것들을 글로 옮기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중독처럼 밤만 되면 핸드폰을 붙잡고 글을 썼다. 카페에 도착하기 전 택시 안에서 꿀이 왜 목요일에 글쓰기를 하고 싶냐고 했을 때, 이나가 제안해 줘서라고 단순하게 대답했지만 생각해보니 글 쓰는 일에 의존하고 있던 마음이 커서였나 보다.
하지만 이렇게 카페 의자에 앉아 뭘 쓸까 고민하려니 굉장히 생경한 느낌이다. 뭘 쓸까 고민하는 일을 언제 해보고 안해봤던가... 아마 중학생 때 나간 글짓기 대회가 마지막이겠지. 요샌 책도 많이 안 읽어서 내가 무슨 글을 쓰겠냐 싶지만 그래도 써보는 데 의의를 두자구요.
짧은 고민 끝에 지금 가장 생생하게 기록으로 남겨 두고 싶은 일이 떠올랐다. 바로 베트남에서 디자이너로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변화무쌍한 상황들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인생의 가장 큰 변화는 스무 살이었던 것 같다. 가족도 고향 친구들도 없는 곳에서 0으로 다시 시작할 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든 게 자유롭게 느껴졌던 그때의 짜릿한 기분은 잊을 수가 없다. 상경 이래 환경과 주변이 이렇게 확 바뀐 사건은 처음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그래서 이 모든 게 그저 지나가버리기 전에 내 결정도 고민도 부지런히 남겨보고 싶다. 지금처럼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겪었던 일 또한 이전에는 없었기 때문에 나중에 봐도 재밌지 않을까. 언젠가 내가 쓴 글을 보며 뭘 이런 걸로 심각했나 코웃음 치는 날이 오길.
이어지는 글을 다음 주에 꼭 쓰길 바라ㅁ ㅕ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