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슬픔이, 나는 좋다

사는게 뭐라고 04.20

by SHaSS





네가 눈물에 젖어가며 헐떡였을

그 시간들 속에서 나는 무력하다

네 슬픔을 보듬기엔 나는 너무 작다


삶앞에서 무력한 것은

너와 나 다름없겠지만

촉촉하게 내리는 비가 어느덧 뜸해지고

퇴근버스 정류장을 지나치고

나는 너의 목소리를 듣고만 있다


많이 힘들었구나 마냥 너를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힘든 네가 뱉은 소리들이 좋았다

나쁜 뜻은 아니니 그냥 들어주길


여기저기 침묵보다는 질주하며

말을 쏟아내기 바쁜 세상에

네 울음과 그 속의 슬픔은 내가 인간이었음을

부드럽게 속삭여준다


소리 내어 울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까마득하다

아직 흘릴 눈물이 있음에 감사하고 누군가를 생각한다

내 몸을 흔드는 것이 내 조용한

울음소리였음을 나는 몰랐다


술을 마신 것은 너이지만

잠을 설치는 것은 내 몫이겠지

수고했어 오늘도, 어깨 토닥여주고 싶지만

해준 걸로 쳐주었으면,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해줄 네가 나는 좋다


네가 눈물에 젖어가며 헐떡였을

그 시간들 속에서 나는 무력하다

네 슬픔을 보듬기엔 나는 너무 작다


이 무력한 세상에서 지나가는 것들은 지나가도록 두길

한가지 정도는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된다며

스스로를 일으켜 세워주길

억척 떨며 살아가기보다는

떨어지는 벚꽃잎을 보며 사랑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되길








그녀에게 바칩니다.


사는게 뭐라고

04.20


-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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