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엉군 Jan 21. 2024

2222 축복 시간


(다다다다다다)


아빠, 11 11 이야

고마워


너는 요즘 숫자에 푹 빠져 있다. TV방에서 놀다가 지니의 전자 시계 숫자가 대칭을 이루면 어김없이 달려와서는 시간을 말해주고 돌아간다.


놀이는 10시 01분부터 시작된다. 주말에는 15시 51분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오후에는 잠잠하다가 저녁 20시 02분이 되면 다시 시작된다. 그리고 금토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22시에 게임은 종료된다.


아빠, 22 22이야

고마워


그 모습을 즐겁게 지켜보던 엄마가 네게 묻는다. 궁금하다는 듯 장난걸듯.


그런데 22 22는 너한테 무슨 의미야?

축복의 시간이지


순간 울컥했다. 생각의 틈도 없이 바로 대답하는 너에게서 진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마치 '잘 먹겠습니다' 인사하듯, '다녀오겠습니다' 인사하듯, 나의 생일을 챙기는 너의 마음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고맙다 나의 꼬맹아







매거진의 이전글 놀이터 영웅셋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