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 환경그래픽 보완
이번 주는 완도 리노베이션(3건), 사옥 환경그래픽(2건), 시상식(2건) 업무 진척이 있었습니다. 빅매치는 완도 사업장이었지만 요 녀석은 좀더 숙성이 필요하니, 오늘은 사옥 환경그래픽 건을 기록합니다.
작년 3월에 통의동 대우재단빌딩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환경그래픽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환경그래픽은 대우재단빌딩을 방문하는 분들에게 '재단을 어떻게 소개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표현은 소개라고 했지만 기부나 파트너십 유도에 대한 조직의 고민이 막 뿌리를 내리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당시 필드워크, 프론트도어, 석운동이 한 팀이 되어 기대 이상의 멋진 환경그래픽을 완성해주었습니다. 그 중에는 설립자 아포리즘 엽서나 디지털 디스플레이같이 기획자의 통찰로 뿅 탄생한 것도 있었고, 후원자 월이나 이동형 사업소개 패널처럼 대화를 주고받으며 계단 오르듯 만들어간 작품들도 있었죠. 아무 것도 없던 벽과 공간에 동선을 따라 재단의 정신과 목적사업이 새겨지는 과정은 실로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반이 지나 환경그래픽에 대한 보완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메인은 4층 History 룸이었습니다. 이 곳은 설립자의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을 소개하는 작은 전시장인데, 해를 거듭할수록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들이 늘어나면서 그 이야기를 더 충실히 전달하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자라난 것입니다.
마침, 올해 상반기 완도 사업장에서 진행한 완도대우병원 아카이브 전시관이 좋은 피드백을 받아 그 디자인 패키지를 사옥 4층으로 가져오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완도 아카이브 파트너와 사옥 환경그래픽 파트너가 다른 팀이라는 거였죠.
파트너가 달라져도 환경그래픽은 통일성을 가져가야 했습니다. 때문에 기존에 작업한 환경그래픽의 톤앤매너를 존중하면서 접합 부분이 매끄러운 고난도의 '이식'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조정이 꽤 필요했죠.
긴 대화를 통해 폰트와 컬러 통일성을 가져가되 소재는 전달하려는 스토리에 맞춰 변화를 주기로 했습니다. 보건의료사업을 통채로 블루처리하고 건물 벽처럼 느껴지는 색상으로 액자 틀을 결정했죠. 사진은 완도 아카이브 작업과 시상식을 준비하며 정리해놓은 것들이 있어 다행히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재단에서 근무하면서 습득하고 싶은 기술이 하나있다면 그건 '인테리어'입니다. 저희 재단의 경우엔 그룹사나 다른 건물에 입주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건물을 가꾸어야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지도 모릅니다. 환경그래픽이라 부르니 커뮤니케이션 업무지 사실은 총무 업무라고 해도 이상할 건 없죠.
인테리어와 환경그래픽의 차이는 '메시지'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곳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것은 둘다 같지만 그 분위기에 메세지를 포함시키냐가 환경그래픽이고, 그건 전시기획의 세계로 넘어가는 문턱인 것 같습니다.
아직 짧은 경험이지만 벽 전체보다는 눈높이, 눈높이보다는 손이 닿는 간격 또는 접촉점이 생생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메시지를 품은 경험은 그 힘이 더 센거 같구요. 여기에서 소재의 힘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일상적인 접촉과 사용. 마치 문구류나 가구와 같은 환경그래픽. 그 사이를 유영중입니다. 우엉우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