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시상식과 설립자 5주기 추모식이 함께 진행됐습니다. 실무자로서 우선순위는 설립자 영상, 수상자 영상, 추모사진전 순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참석자들은 추모사진전에 가장 뜨겁게 반응해주셨습니다.
추모사진전은 총 5개의 포토월로 구성됐습니다.초기설립기, 공익사업기, 세계경영기, 대우가족기로 구성하고 가운데에 설립자의 함박웃음 포토존을 세웠죠. 많은 분들이 그곳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앞에서 옆에서 찍으시며, 잘했다고 좋아해주셨죠.
뉴욕에서 오신 대우 원로분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섬유 소속이었던 대선배님은 초기 사진과 회장님 사진을 보시다 그만 울컥 눈가를 훔치셨습니다. "정말 열심히 했었지.행복했어." 뜨거운 시절을 추억할수 있도록 해주어 고맙다며 정중한 목례를 전하시고는 사라지셨습니다.
신기했습니다. 실무자로서는 가장 힘들이지 않고 준비했던 아이템이었는데, 그것에 가장 뜨겁게 반응해주셨죠. 전시처럼 작품과 관객 사이에 어떤 비밀스런 대화가 오갔던 걸까요? 그저 감사할뿐이었습니다.
언론보도는 수상자에 집중하고, 추모식은 최소화하고자 했습니다. 여러 행사 의미요소가 있었지만 설립자 영상에 대해서만 언론보도를 진행하고자 했죠. 어수선한 시국이라 한 매체에만 조심스레 요청을 드렸습니다.
감사하게도 기자분이 행사를 찾아주셨고, 기사가 나가며 영상 링크도 함께 소개되었습니다. 그 기사가 다른 언론사에 포착되어 후속 기사로 연결되었죠. 두 기사를 통해 단기간에 많은 분들이 설립자 영상을 봐주셨습니다. 지금까지도 매일 경신되는 조회수와 댓글이 신기할뿐입니다.
준비할 때는 몰랐는데, 언론 보도하고 유튜브에 업로드하니 그제서야 알게되었습니다. 대우재단이 유일하게 대우의 이름으로 회장님 영상을 올렸구나... 대우가 해체되고 24년만에, 회장님 돌아가시고 5년만에야... 회장님에 대한, 설립자에 대한 첫 영상을 만들었구나 싶었습니다.
대우 출신도 아니고 회장님을 뵌적도 없지만, 작업을 통해 어떤 선이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늦었지만 첫 설립자 영상을 만들수 있었음에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깨달음을 선사해준 기자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휴가를 마치고 책상 정리를 했습니다.입사후 2년반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서류의 3분의 1 정도는 파쇄한 것 같았습니다. 대부분이 설립자에 대한 발췌나 메모들이었죠.
설립자 영상 작업은 막연하게 포착했던 인물의 윤곽에 선명한 궤적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것이 최상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과정에 대우 회장단, 홍보실, 비서실 분들이 귀중한 목소리를 나눠주신 덕분에 현재 기준으로는 가장 온전한 기록이 되지않았나 싶습니다.
덕분에 대우재단은 둘도없는 귀중한 자산을 확보했습니다. 내년 커뮤니케이션 사업은 설립자의 기업가정신에서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