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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연이랑 Jul 05. 2021

브런치를 시작하며

집에서 영어하기1

  

습관적으로 보는 핸드폰 화면에 사교육에 관한 기사가 보인다. 과목마다 설정된 금액들이 어느 다른 먼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경제상황 같다. 어마어마한 금액의 이해하지 못하는 숫자들 사이로 이해 못하는 기사 내용이 쭉 적혀있었다. 사교육을 피할 수 없다면  사교육의 효용을 생각하며 사교육 구조조정을 해보자는 해결점이 기사의 말미를 장식한다. 경제지 기사이다 보니 사교육이라는 건드리기 어려운 기사는 교육적 관점보다 경제적인 관점으로  결론을 내고 있었다. 


기사를 보니 교육에 대한 나의 생각들이 꿈틀거렸다. 그중에 나의 ‘사교육 반대’라는 돌 맞을 가치관도 꿈틀 된다. 내가 남들에게 사교육 하지 말라고 한다면 기사 내용처럼 해결 아닌 해결점 정도는 보여주어야 하는데 사실 나에게는 그럴 경험과 말발은 부족하다. 이론 없는 나의 생각에도 자신이 없다. 게다가 나에게는 옳지만 너에게 맞지 않으면 안 해도 돼. 하는 모호한 태도도 자주 보이니 생각이 꿈틀거리다 마는 거 아닌가 하는 마음이다.      



꿈틀거리다 마는 생각을 붙들어 보고자 지난해에 떨어진 브런치 작가 신청을 다시 했다. 이번에는 조금 신중하게 나의 생각을 적어나갔다. 소심하여 자신을 내보이기 어려워하는 성격이기에 인터넷상 그 어디에도 나의 글은 없다. 더구나 ‘남에게 글을 보여주기 위해 오버하는 글은 뭔가 문제 있어’ 하면서 자신의 블로그 글을 닫아버린 남편은 나의 글쓰기를 더욱 주춤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교사생활에 미련이 남아 있어서인지 기간제 교사를 지원했다. 한 학기 담임을 맡았는데 그 기간이 고약하게 설정되어있었다. 그 짧은 기간 학교를 다시 경험해보고 있는 미련 다 버리고 마구 마구 글을 쓰며 화풀이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던 중 교육에 대한 나의 생각을 검증받고 싶기도 하고 누군가의 공감을 받고도 싶었는지 나의 글을 적어볼 곳을 찾았다.

그런 마음으로 브런치에 지원한 나는 ‘똑’ 떨어졌다. 그냥 쓰면 되지 하며 뚝딱 하루 만에 신청서를 냈는데 브런치는 귀신같이 나의 행동을 알아내고 가차 없이 며칠 만에 불합격 메일을 보내줬다. 그 이후 1년간 나의 생각을 담은 글들은 나의 파일 속에서 더 이상 늘어나지도 않고 , 고쳐지지도 않고, 그렇게 얌전히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잊어버렸는데. 사교육에 관한 기사가 나의 브런치 작가 신청을 다시 부추긴 것이다.      

브런치에 나는 아이들이 집에서 학습한 영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겠다고 했다.

나의 세 아이가 사교육 없이 경험한 영어학습은 20여 년 적 많은 아이들이 시도했던 방법이다. 

제주도 어느 아버지가 아이들과 홈스쿨을 하면서 시도하시기도 했고, 엄마 영어방송이 들려요의 저자 이남수 씨가 딸과 함께 해본 방법이며, 잠수네 아이들에서 밀어주던 바로 그 방법이다.  

물론 집집이 각자의 아이들에 맞게 서로 다른 조미를 하여 맛은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였다. 그때 영어교육에 대한 정보를 주신 많은 분들에게 지금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분들이 쓰신 책을 서점 한 귀퉁이 의자에 앉아서 읽다가 마음속으로 박수를 쳐대며 행복한 영어학습을 하게 될 아이의 손을 잡고 계산대로 향했던 기억이 난다.     


 

 원어민처럼 영어를 잘하는 아이를 둔 부모는 꼭 경험하는 질문이 있다. 어디에서 살다왔냐고, 어떻게 공부했냐고 한다. 나는 나름 열심히 설명해주었다. 친척이든  나의 친구들이든 그 설명을 들으면 모두가 진심으로 그 방법을 이해하고 실천할 표정이었다. 게다가 같은 방법으로 학습한 걸어 다니는 샘플들이 tv나 책에 소개되기도 하니 나의 설명은 이해의 날개를 달고 그들에게 꽂힐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그분들의 아이들은 머나먼 필리핀에 혼자 유학을 가거나, 외롭게 학원에서 더듬더듬 영어책을 읽거나, 학원을 돌면서 단어 나머지 시험을 보고 있었다.      


많은 의문이 드는 상황이지만, 오늘 집에서 홈스쿨을 하지만 자칭 중2소녀라고 말하는 막내의 문화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되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의 교육방법들이 세대를 거치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깊숙이 뿌리내린 하나의 문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경험한 영어학습이 오래된 교육문화의 뿌리를 흔들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런 뿌리는 어떠세요’하며 신간을 추천하는듯한  메시지라도 세상에 들려주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든다.

그러면 신구의 두문화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더 튼튼하고 멋진 새로운 교육의 뿌리가 생기고 사교육을 바르게 활용하는 지혜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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