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말을 건다고?

by 채유강

초등학교, 정확히 말하면 난 국민학교를 다녔지.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학급 문집을 만든다고

글을 한 편씩 적어 내라고 했어.


그때 내가 적은 글이 '마음에게'야.

내 마음에게 미안한 점을 사과하는 편지였어.


50년간 잊고 살았던 '마음에게'를 다시 떠올린 건

명상을 하면서였어.


문득 내 마음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어.


"나 좀 그만 괴롭혀!"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핑 돌더라.


천천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니까

하나도 못 자랐더라.


키는 이따만큼 자랐는데,

나이는 넘치도록 먹었는데,

마음은 여전히 쪼그라들어 있더라고.


언제 성장을 멈춘 거지?

그때였을까?

국민학교 5학년 때 마음에게 편지를 썼을 때...


마음에게


맨날 혼내서 미안해.

아프게 해서 미안해.

약해빠지게 해서 미안해...


나이로도 5학년(쉰 살)이 되었는데

여전히 자책하며 마음을 괴롭히고 있어.


극도의 불안 상태로 몰아가며,

조급함을 더하고 있어.

쉽게 단정 짓고 내 생각이 옳다고 믿으며

마음이 숨 쉴 틈을 주질 않아.


마음아, 아직도 미안해.

늘 모자르다고만 해서 미안해.


이제라도 노력해 볼게.

한 번 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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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연재를 마치려고 합니다.


부족한 글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등단도 했고,

본명으로 책도 몇 권 냈지만,

도저히 닿을 수 없는 경지가 있었습니다.


브런치 스토리에서 해답을 얻고자 설레는 마음으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글을 올린 날,

두근거리던 그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 본 온라인 글쓰기를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마음을 열고 다가가지 않으면

제가 쓴 글도 그 누구에게도 다가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사에 진심을 다하고,

진정으로 감사하고,

늘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을 품어야

글에 진정성이 묻어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늘 훈장질하고,

나보다 못난 점을 찾기 바쁜

저의 태도를 고치지 않는 한,

공감, 힐링에 관한 글을 쓰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마음이 자라지 못했나 봅니다.


더 많이 읽고,

꾸준하게 열심히 쓰고,

명상을 통해 수없이 비워낸 다음에

조금 더 발전한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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