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라는 말로 상처를 주었다.

내가 얼마나 진심이었냐면(묵혀둔 일기1)

by 소국

진심인 사람은 좀 무섭다. 너무 진심이라서. 나의 경우도 그랬다. 타인이 보이지 않을만큼 무언가에 진심인 사람은 이제 피하고 싶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그 진심을 의심하지 않지만, 그로 인해 상대가 상처를 받는다면 진심이 왜곡되고 올바르게 상대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는 <너의 그 진심이 진짜야? 네 욕망, 야망이 아닐까?네 진심의 목적이 뭐야?> 이렇게 생각이 들 수 있다.


나는 20대를 선교단체에서 보냈다. 그게 내 진심이었다.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부르심에 대해 고민이 있긴 했다. 그래도 어설프게나마 따라갔다. 해외선교단체였기 때문에 해외도 자주 나갔다. 봉사자부터 간사까지 활동을 했던터라 어지간한 일거리를 던져줘도 나름 이것저것 잘한다. 문제는 내가 진심이었기에 탈이 났다. 내 인생은 이것 아니면 안되었다. 그게 하나님의 부르심이라고 생각했고, 나는 결혼후에 당연히 선교지로 파송받을 줄 알았다. 그런데 돌연 남편이 나와 상의도 없이 사임서를 제출했다. 충격이 컸다. 우리의 마지막 결정은 선교단체를 나오는 일이었고, 일반 직장인이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참 쉽지 않은 결정이고, 우리의 인생은 실패로 끝난 줄 알았다. 지금도 살아가는게 쉽지 않은데, 남편은 <나는 그때 선교단체를 나오지 말았어야해. 국내사역이 아무리 힘들어도 버텼어야해>하지만 나는 <선교단체를 나오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더 큰 하나님을 이해하지 못했을거야> 라고 말한다.


해외선교지를 바라보고, 선교사역을 준비하려던 부부가 결국은 일하는 직장인이 되었고, 온갖 고생 고생을 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무엇에든지 꽂혀서 진심이라는 감투를 씌우지 않으려 한다. 그게 진심이 아닐수 있기에. 정말 하나님을 신뢰한다면 포기도 할 줄 알아야한다는 걸 배웠기 때문이다. 포기도 믿음이 있어야 포기할 줄 안다. 또한 진심이라면 오히려 상대에 맞출 줄 알아야했다. 진심이기 때문에 상대와 상황에 맞출 수 있는 것이다. 내 마음이 정말 진심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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