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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국 Mar 14. 2023

어머님께 아들이 피구대회 1등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후회했다.(23.3.11)

<어머님 오늘 승리 피구대회에서 1등 했어요>

<아~ 진짜? 그럼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거야? 팀 중에서도 승리가 살아남은 거야?>


아차 싶었다. 아 우리 어머님은 이런 분이지. 대단하다. 축하한다가 아니라. 뭔지 모르게 노력에 대해 꼭 허점을 만들어내는 분. 노력에 대한 칭찬도 어렵고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어려운 분. 참 질문 하나 하셨을 뿐인데 맥 빠진다.


나는 뭐 하러 얘기했을까? 손주 자랑 하고 싶었나 보다. 그럼 축하받을 줄 알고. 그런데 축하는 무슨. 참 사람 맥 빠지게 한다.


그래도 나는 내 자식이 자랑스럽다. 별것도 아닌 것에 호들갑이냐고  할는지 모르지만, 별것도 아닌 것에 호들갑이라도 떨어야겠다. 없던 자신감도 생겨나도록. 피구 대회 1등 아니어도 즐거웠으면 감사인데 참. 1등까지 했다니 자기가 피구선수쯤 될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을까?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성경에 나와 있지만, 별의별 일들이 다 일어나는 인생살이. 녹록지 않다. 그래도 우리 아들 어디서든 기죽지 말고 살아라. 내게 주어진 환경과 상황 속에서 기쁘고 감사한 것들 찾아가며, 모든 걸 기회삼아 배우고 성장하고 이 삶을 누리길 바란다. 아마 넌 나보다 잘 살겠지.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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