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때 가족들의 배려가 오히려 싫다.

배려가 이제는 무거울때(23.5.22)

by 소국

배려도 배려나름. 뭔가 내가 지금 지칠때는 가족들의 배려도 무겁게 다가온다. 나를 위해 배려한다는데. 그 순간 나의 마음은 - 지금 나는 지쳤으니, 내 눈앞에 띄지 않았으면 좋겠다. 굳이 배려해주지 않아도 괜찮으니,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널브러진 이 상황에서 숨이라도 잠깐 쉬면 괜찮아질거니까.- 이런 마음에 섭섭하지 않으면 좋겠다.


가족 판타지. 날마다 깨부수기 위해 노력한다.

나도 나의 저의를 모르겠을 때가 많다.

그런데 중요한건 내 마음이라는것도 제어가 되지 않는 순간이 온다는 거다.


그런 순간, 가족들에게 쏟아붓고 싶지 않아 나름 용쓴다는거다. 아마 다른 가족들도 나에게 그러겠지. 우리 사회가 만들어 낸 가족 판타지에서 언제쯤 벗어날까. 나부터도 잘 안된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분위기와 뉘앙스로 우리는 살아간다. 가족들은 이미 피부로 느낀다. 켜켜이 쌓여가는 오해를 풀기 위해 에너지를 고갈시키기보다 그냥 술한잔이 훨씬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는 구조와 환경 속에 내가 살고 있다는 걸 인지하면, 그나마 조금 대화할 용기가 생긴다.


가족판타지보다는 <그냥 저 사람도 나처럼 지금 어지간히 노력중이구나> 이런게 필요한거 아닌가 싶다. 뒷태만 봐도 느껴지는 가족. 말도 행동도 다 필요없다. 가족이라도 깊이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럴수 있다. 그렇지만 가까울수록 섣부르게 말하고 행동해버리면 상처가 배가 되는 법이다.


힘들때일수록 배려가 거추장스러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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