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문제집 한바닥을 다 틀렸다_23.7.5

그래 괜찮은데 나는 기록해둘게.

by 소국
이것은 귀차니즘의 끝판

<어? 이거 잘못 풀었다. 아씨 몰라. 그냥해>

첫째 아들의 수학문제집을 풀며 하는 말이다. 그리고 이건 평소 내가 하는 말이다. 어? 잘못했네.. 아씨 몰라 그냥해.. 어찌나 엄마를 잘 따라하는지.. 나는 아이에게 본이 되지 못한다. 인내심도 없다. 친절하지도 않다. 게다가 가끔은 잔인하다.


나는 이 아이의 수학문제집을 채점할 때마다 참 어이가 없다. 얘가 도대체 이해는 하고 있는건지. 아니면 띄엄띄엄 아는건지. 알고 싶지도 않은건지.


분명 수학 재밌고 좋다고 했는데, 뻥인가? 아님 이제는 어려워졌나? 일단 잔인한 엄마는 기록해둔다.


p.s: 영어숙제를 하다가 갤러리에 이 사진을 발견한 첫째아들은 <어? 엄마 이걸 왜 찍었어?> 한다. 어이가 없고 당황스럽다는.. 표정.. 그런데 나는 <그냥 찍었어. 너가 웃겨서.>(이렇게 말했나?) 암튼 그렇게 넘어간다.


공부에 대한 내 철학은 공부도 연습이다. 그냥 안되도 연습이다. 라는게 내 철학이다. 그래서 찍은 사진이다. 니가 훗날 비내리는 한바닥이 아니라, 뭉게구름 가득한 한바닥이 될지도 몰라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렇게 되지 않아도 내 아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고, 너를 사랑하는 마음도 변함이 없다만...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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