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스매싱_23.7.5

나는 아직도 손찌검을 가끔 한다.

by 소국

10시. 두둥. 잠잘 시간. 숙제를 끝낸 아이와의 약속은 티비 10분 보고 자기였다. 그런데 내가 핸드폰을 하는 사이 30분은 훌쩍 지나고, 아이는 그 틈을 타 티비를 10시 30분까지 봤다. 나의 뚜껑이 열렸다.


잔소리 맥스.


<아들아, 티비 얼른 꺼~ 얼른 자라~>


마침, 옆에서 자고 있던 둘째가 열이 오른다. 39.1도. 하. 첫째는 누워서 뒹굴뒹굴 한다. 둘째는 울고, 첫째는 제 자리에 눕지도 않고 그냥 몸만 비비적 거린다.(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지나가는 어머님이 열때문에 악을 쓰고 우는 둘째를 보더니, <따로 재워라>하시고 난 뚜껑이 진심 열린다.(요즘 옆에서 이래라 저래라 소리가 너무 듣기 싫다. 남편이든. 어머님이든)


<아 어머님 괜찮아요 첫째도 감기예요> 한소리 했다.


그리곤 불똥이 첫째에게 튄다. 엉덩이 스매싱.


깜짝놀란 첫째는 울먹이나 곧바로 울음을 삼킨다. 나는 구구절절 내가 화가 나는 포인트를 말한다. 사실 나는 둘째가 열이 나는데, 첫째가 지나가는 어머님께 구구절절 얘기하는 것도 짜증났다. 그걸 니가 왜 상관하냐는 거다. 잠이나 잘것이지. 엄마가 불러도 대답도 안하고, 잠도 자지 않고. 약속을 지키지 않고 또 결국 실컷 자기 하고 싶은거 하다 잔다.


아이입장에서는 그게 정당하겠지만, 사실 정당한게 아니다. 그런데 방식 면에서 내가 잘못된 방식을 택했으니, 내가 옳아도 옳지 않은게 된거다. 또 어긋난거다. 그리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거다. 학교를 좋아하는 아이로서 자기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지만, 엄마의 부당함때문에 자기는 억울할 뿐이다.(말 안해도 할려고 했으니까)그리고 더 엄마 말이 듣고 싶지 않는거다. 아무리 맞는 말을 해도.


하. 씨. 날마다 육아는 실전이다. 이론만 빠삭하면 뭐하나. 임기응변에 능해야 하는 육아의 현실에서 감정기복이 심한 나는(예민한 나는) 늘 이모양이다.


엉덩이 스매싱 이후가 더욱... 쉣이었다. 그냥 자면 될껄. 나는 뭔말이라도 하고자, 말도 안되는 말을 구구절절. 뭐래는거니. 하. 아이가 듣다가 말없이 자고, 나는 뒤늦게 아차 한다. 멍청한건지 아님 또라이인건지. 엄마가 미련해서 미안할 정도다.


신데렐라도 아니고 9시나 10시에 집착하는 나. 잠잘 시간에 어지간히 집착해라. 아이들 티비 뭐라고 할게 아니라 나부터 핸드폰이나 그만 해라. 하. 눈물난다. 진짜. 양육 20년. 앞으로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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