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동행일기 대신 술과 생각을.
외롭다. 아무나 붙잡고 키스하고 싶다._24.5.15
진심인데 외롭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남편 멀쩡히 나를 사랑한다. 그런데 나는 남편에게 사랑이 식었다. 위험한 발언인가? 남편의 사랑도 처음에 비하면 결국 노력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게 10년을 버텨왔다. 남편은 오늘 전화했다. 나에게. 친구와 술먹고 오겠다고. 난 흔쾌히 허락했다. 이유는 남편이 날마다 너무 찌들어보였으니까.(바람을 피운다 해도 나는 할말이 없다. 내가 더 차가웠으니)
결혼의 현실이고, 일상도 현실이었다. 현실은 하루를 잘 살아내기도 벅차다.
열심히 살았다. 남편탓은 아니다. 근면성실하고 한결같이 애정표현하는 남편이다. 그저 나는 남편이 싫증났을 뿐이다. 남편이 있고, 남편이 애정표현하는데 귀찮을 뿐이다. 이런 사람은 결혼을 하지 말아야 했다. 그런데 자식이 있고, 가정을 이뤘다. 사소한 다툼 참을수 있다. 자식이 있으니.
아이들의 교육을 생각하며 대안학교를 갔다.신앙? 생각했지. 그런데 우리가 신앙적이지 않다는 걸 대안학교 입학하고 알았다. 얼마나 개차반인지. 나는 지금도 술을 마시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교장선생님이 쓰라는 예수동행일기는 쓰지도 않고 브런치를 쓴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으면. 뭔가 달라질 줄 알았나보다. 그런데 아니다. 삶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대안적 사고는 대안이 아니고 회피 혹은 도피에 지나지 않았다.
난 요즘 괴롭다. 대안학교의 학부모로 학교의 내부와 현실을 봤고, 기대와 희망이 완전히 바닥났다. 아이들을 걱정하기보다는 이제는 내 자리도 확실치 않는 이 현실에 이게 맞나? 생각이 들고 현기증이 난다. 교육과 재정 문제에 날마다 봉착하고, 모든 교직원들과의 관계에 예민하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친다.
대안학교 왜 보냈니? 모든 학부모들께 묻고싶다.
대안학교의 핵심이 무엇입니까? 교장선생님께 묻고 싶다.
남편, 너 나랑 왜 사니? 묻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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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드커넥션 그대만 있다면을 들으며 잠이나 자야겠지.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답이 안나온다.깊어지는 공허함과 외로움을 달랠 길이 없다. 답인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답인게 아니었다.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기대하며 살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지쳐보이는 가족과 자기를 위해 여름 여행을 가자는 남편. 그러면서 계획은 1도 짜지 않는 위대한 그대야.
그게 문제가 아니다. 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