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연말과 2025년 새해_25.1.5
흔들흔들 흔들거리며 결국 새해!
몇 년 전부터 늘 질문이 떠다녔다. 뭐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사나. 그런데 열심히 살았는데 삶의 결과치가 요 정도 인가. 만족도 안 되는 삶에 무슨 의미를 두고 살아야 하나.
나 스스로도 참 위험한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과 늘 한정된 재정. 양육과 내 일. 가족관계 등 생각보다 가정을 이루는 것은 많은 것을 고민하고 결정하는 무한반복의 삶이었다.
멀리서 보면 단란한 가정이지만, 나뿐만 아니라 개개인은 이 구조를 지키기 위해 썩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수록 서로 지켜야 하는 예의는 온데간데없고, 힘들다 보니 각자도생의 삶이 되어버렸다.
엄연한 현실을 바라볼 때마다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데, 이것을 버텨야 하는 것도 내 몫이었다. 변화나 성숙을 원하는데, 시스템을 바꿔볼 용기나 나 스스로를 바꿀 의지가 없을 정도였다.
지침을 이겨내는 방법이 무엇일까.
오늘 목사님 말씀에 <신뢰>였다.
신뢰가 주는 힘은 무엇일까. 나는 내 사고방식 중에 가장 맘에 안 드는 구석이 <인생의 피해자>라는 느낌으로 말하는 태도였다. <너 때문에~ ><과거 사건 때문에~><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잖아><그게 최선이었다> 등 결국 난 피해자가 되어 있다. 핑계를 대며 나를 피해자로 만드는 게 가장 쉬웠나 보다.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고 책임이 없는 게 아님에도 난 그렇게 넘겼다.
삶은 고되다. 그런데 축복이다. 난 이 진리를 믿는다. 삶의 정답과 결과가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더라도, 혹 나의 결핍과 부족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결국 하루를 사는 건 생각보다 큰 선물이다. 하루가 쌓여야 인생의 지도가 완성되는 것인데.. 어쩌면 지도가 다 완성되어 그 뜻을 알기도 전에 삶에 대한 나의 편견과 판단이 내 길을 가는데 더 무겁게 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2025년이 불안과 걱정과 기대 속에 시작되었다. 새해가 밝았는데, 마음이 영 편치 않았다. 그저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과 태도로 사는 게 옳은가? 그런 구조를 욕하기만 하는 게 또 옳은가? 실패해도 괜찮다고 나를 위로할 수 있는 건, 부끄러워도 괜찮다고 나를 위로할 수 있는 건, 결국 삶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일 것이다.
그저 나의 열심히라는 게 헛된 방향으로 가지 않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