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봄을 빌며
초봄이었어요.
앙상하던 겨울나무 가지에
울긋불긋 꽃봉오리들이 솟아있는데,
매년 보아오던 풍경임에도 일종의 경이를 느꼈어요.
그렇게 시리던 바람도 따뜻해지는구나.
마른 자리에도 꽃이 피는구나.
봄은 오는구나. 하면서요.
마침 그쯤 처음으로 작은 화분을 키워보게 되었고,
흙을 뚫고 나온 새싹을 보면서 같은 기분을 느꼈어요.
사랑에 비중을 두고 사는 편인데요.
타인에 대한 사랑을 다 쓰고 나니
사랑의 대상이 남에게서 나로 옮겨졌어요.
가물은 나에게 물을 주며, 새싹을 응원하고
가끔은 꽃도 기대해 보던 그런 날들을 담았습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마주하게 된 것은 우연일까요.
당신의 봄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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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봄부터 가을까지 태재 작가님이 운영하는
온라인 글쓰기 모임 [에세이 드라이브]에 참여했습니다.
7개월간 매주 월요일 밤 열한 시까지 제출했던 에세이와,
모임과 별개로 혼자 써두었던 몇 개의 글을 모으고 엮었습니다. (2021.12 독립출판으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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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톤 프로젝트의 <시간>을 들으면서 썼습니다.
한 송이 꽃이 피어날때까지 아직은 씨앗일, 우리의 시작하는 마음들을 온 힘을 다해 응원해주고 싶다.
필요할 땐 내가 가진 물을 나누고, 어떤 날엔 그늘이 되어주기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