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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Jul 23. 2021

두 번째 동네

2021, 제주




요즘 누가 나에게 ‘어디 사세요?’라고 묻는다면 자연스럽게 ‘세화’라고 대답할 것이다. 제주 게스트하우스 스태프의 꿈을 품고 산 지 5년 만에, 제주 동쪽 세화의 한 숙소에서 스태프로 지내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이 동네에서, 나는 원래 살고 있던 곳보다 더 많은 사람과 교류하며 이곳에 스며들었다. 가로등이 몇 개 없어 무섭고 낯설었던 첫날과 달리 요즘은 눈감고도 돌아다닐 수 있을 만큼 익숙해졌다.

맨얼굴에 편한 차림으로 동네 카페를 다니고, 청소가 끝나면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노을을 감상하는 게 평범한 일상. 그리고 벌써 단골 가게도 몇 군데 생겨서 주문을 마치고도, 서로의 안부를 묻느라 카운터에 한참을 서 있곤 한다. 불과 한 달 만에 일어난 일. 20년을 넘게 살아온 우리 동네가 재개발로 낯선 모습으로 바뀌면서 마음 둘 곳이 사라졌을 때, 세화는 나에게 동네가 주는 친근함과 푸근함을 안겨주었다. 육지로 돌아가고 나서도, 이 동네를 자주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세화의 가게들

*가는곶세화 : 빵 맛집. 토·일·월 저녁에는 위스키세화로 변신하는 곳

*카페미와 : 케이크 맛집.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글 여러 편을 완성한 곳

*엘 플로리디타 : 칵테일 맛집. 세화에서 아마 가장 힙한 곳

*포세화 : 베트남에서 먹던 바로 그 쌀국수를 파는 가게

*세화씨 문방구 : 귀여운 일러스트가 그려진 자체 제작 소품을 파는 소품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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