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269 - 왜 화가 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기
《결코, 배불리 먹지 말 것》 미즈노 남보쿠의 책이 개정판으로 나왔어요. 최초 출간일은 1812년. 성공과 행복을 이루고 싶다면, 결코 배불리 먹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책이죠. 다이어트 책이 아니에요? 묻는다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교보문고 카테고리에 따르면 자기 계발 분야에 성공/처세 분야로 분류되어 있고, 스노우폭스 출판사에 따르면, 경제경영 편에 속하는 책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배불리 먹지 말라는 내용이 성공과 행복에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사실 《결코, 배불리 먹지 말 것》는 2013년 바람 출판사에서 출간한 '운명을 만드는' 《절제의 성공학》과 연결되는 책입니다. 일본 에도 시대의 운명학자이자 사상가입니다. 어릴 때 부모를 잃고 작은 아버지 집에서 자랐는데요. 10대에 술과 도박을 배우고, 싸우다가 18세에 결국 도둑질을 해서 감옥에 갔죠. 감옥에서 만난 이들은 가난하고 죄지은 사람들이었겠죠. 그는 성공한 사람들과 그들이 다르다는 걸 발견합니다. 출소 후 운명이 궁금해서 관상을 봅니다. 1년 안에 칼에 맞아 죽을 운명이니 절에 들어가기를 권유받았죠.
남보쿠는 절로 들어가려 했으나 절 주지스님이 1년 동안 보리와 흰 콩으로만 식사하고 오라고 했어요. 그는 힘들게 일하면서 보리와 흰 콩으로 버텼습니다. 술도 끊었죠. 싸우다가 상처를 입기도 했습니다. 1년 후 그는 관상가에게 다시 찾아갔는데요. 관상가는 남보쿠에게 운명이 완전히 바뀌었다면서, 어디에서 덕을 쌓은 건지 물었어요. 그는 그저 식사를 절제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의 운명은 그렇게 바뀌었습니다.
이후 남보쿠는 출가 대신 운명학을 선택했습니다. 3년간 이발소, 3년은 목욕탕, 마지막 3년은 화장터에서 일하면서 얼굴, 신체, 골격을 연구한 후 관상가가 되었습니다. 그는 그 이후에도 음식을 절제하면서 인정을 받아 벼슬까지 받았어요. 당시 평균 남자 수명은 40~45세였지만 미즈노 남보쿠는 78세까지 장수한 작가입니다. 제자도 3000명이나 두었으며, 큰 부자가 되었지만, 음식 절제하는 건 멈추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식습관으로 인해 관계, 수명, 성공, 경제까지 연결시켜 준 책입니다. 스노우폭스 크루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3회 차로 선정된 책이 바로 《결코, 배불리 먹지 말 것》입니다. 《절제의 성공학》을 읽었고, 《결코, 배불리 먹지 말 것》 개정판 나오기 전의 책도 내돈내산 했었는데요. 이번에 《결코, 배불리 먹지 말 것》 개정판은 크루 활동을 통해 구매 후 조카에게 한 권 건네주려고 합니다.
설 연휴가 시작되었지요? 저는 조금 앞당겨 시댁에 내려왔어요. 기차역에 도착하자마자 시부모님과 함께 경산으로 갔습니다. 지난번에 시간이 여의치 않아 못 가본 식당에 들르기 위해서죠. 차로 역 40분 이동해 도착한 식당 앞 주차장이 만차입니다. 1층은 정육점, 2층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구조예요. 부채살, 눈꽃등심, 눈꽃 갈비살, 육회 한 접시, 돼지 특수부위를 골랐습니다. 4인 가족이 먹을 양으로 14만 원 정도 나왔습니다.
2층에 올라가 자리를 잡고 부채살부터 불판 위에 올립니다. 부드러운 부채살은 몇 번 씹고는 스르륵 넘어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다음으로 눈꽃 등심을 한 덩어리 굽습니다. 부채살 보다는 질겼지만, 늘 먹던 소고기 맛이 납니다. 구운 소금에 살짝 찍습니다. 상추와 파채 무침도 먹습니다. 육회는 양념 부탁해 맛을 봅니다. 어머니는 원래 육회를 안 좋아하는데, 먹어보니 맛있다고 합니다. 아버님은 더 주문해 먹으라고 합니다. 눈꽃 갈비살을 불판에 올렸습니다. 붉은 살코기 사이에 하얀 눈꽃이 내린 것처럼 보여 고기가 핑크색입니다. 입에 한 점 넣으니 스펀지 같습니다. 고기에서 즙이 쫘악 나옵니다. 육즙이 아니라 기름인가 봐요. 갑자기 느끼합니다. 한 점 먹고는 저는 더 이상 못 먹겠어서, 조용히 야채와 육회만 먹었습니다. 아버님은 고기가 부드럽다고. 어머니는 저처럼 느끼하다시고. 배가 부르기 시작합니다. 돼지고기 특수부위 몇 점을 더 올려 굽습니다. 돼지고기 특유의 고소함과 단단한 질감이 느껴집니다. 다 먹기엔 양이 많았어요. 나머지는 구워서 포장하기로 했어요.
밥도 먹어야지 하면서, 냉면 두 그릇과 공깃밥 2개, 된장찌개를 주문합니다. 양이 많아 보였지만, 시부모님 입장에서는 아들 내외가 잘 먹기를 바라는 듯 계속 더 먹으라고 권하십니다. 공깃밥에 된장찌개, 육회까지 비벼먹었는데 말이죠. 배가 터질 듯합니다. 근처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 하자고 하셔서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집에 왔어요.
저녁메뉴는 곤드레 솥밥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거라 한 그릇을 간장 한 스푼 넣고 비벼 먹습니다. 김장 김치를 어머님이 손으로 쭈욱 찢어 놓으셨는데, 시원하고 시큼한 김치가 입을 개운하게 만들어 줍니다. 곤드레밥 먹느라 다른 반찬은 안 먹었는데, 누가 준거라며 콩잎반찬도 먹어보라네요. 어릴 때 먹던 반찬이라 생각나서 하나 먹어 봅니다. 밥을 다 먹은 상태였는데요. 먹어보니 추억의 맛입니다. 어머님이 밥을 반 주걱 더 퍼주십니다. 같이 먹으라네요. 평소 먹는 밥의 두 배를 먹었어요. 저녁 먹기 전에는 애플 사이다 비니거에 물 타서 한 잔 마시고 식사를 하고, 식탁 옆에 보니 카무트 효소가 있길래 식사 후에 하나를 먹었네요. 저녁 식사 후에 어머님이 딸기, 단감, 포도를 씻어서 내주십니다. 저녁 전에는 빵과 생강 도너츠까지 사 오셨고요.
시댁에 오면, 음식 절제하는 게 참 어렵습니다! 맛있거든요! 늘 저의 식사량을 초과합니다. 이런 상황에선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절제의 성공학을 우선해야 할까요? 부모님의 심경에 맞춰드려야 할까요? 저는 과식한 제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부모님께 효도했다는 마음을 갖는 걸 선택했습니다.
미즈노 남보쿠는 주변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음식에 대한 절제를 죽을 때까지 지켰다고 합니다. 음식 절제가 쉬운 일이 아닌 거 맞습니다. 김승호 회장이 《절제의 성공학》을 추천했었거든요. 큰 결정을 앞둔 경우에 이틀 동안 단식하는 습관이 있다고 했습니다. 대신 부모님이 차려주시는 밥상 앞에서는 절제의 성공학보다는 부모님과의 관계를 더 소중히 여기시고, 배불리 먹는다고 합니다. 나의 성공과 행운도 중요하지만, 부모님이 더 소중하지 않겠습니까?
빨리 찌는 살은 조금만 노력하면 금방 빠질 수 있데요. 부모님이 해주신 음식은 아껴 먹지 말고, 주는 데로 먹어 봅시다. 결코, 배불리 먹고 후회하지 말아요. 당신은 사랑을 받아드리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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