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294 - 유일 무이한 특별한 존재로 만드는 것
요즘 AI 도구를 활용해 글을 쓰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블로그를 보더라도 어디서 복사해서 붙여넣기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글들이 많습니다. 정보성 글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읽어보면, 감정도 없고, 그저 AI글쓰기 도구들을 활용해 분량을 채웠다는 인식을 지울 수 없습니다. 릴스, 쇼츠 등 동영상 대본까지 써준다고 하니, 어떤 콘텐츠를 보더라도 비슷합니다. 콘텐츠를 보다가, 눈으로 글자를 읽기 전에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은 자동 스킵하듯, 엄지 손가락으로 화면을 밀어 올리라는 행동 신호를 보내옵니다. 프롬프트에 질문을 하고, 답을 그대로 옮겨 적은 글에는 내가 빠진 공자님 말씀, 교장선생님 훈화말씀, 웅변과 같은 글이 나오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AI도구로 글을 쓰는 이유를 생각해 보니 애초부터 글쓰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저도 글 쓰는 게 어렵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생각 없이 글부터 쓰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입니다.
글 쓰기 전에 생각부터 하고 내 이야기를 쓰면, 글쓰기가 쉬워집니다. 오늘 새벽에도 이 글을 쓰기 전에 어제 있었던 일을 주르륵 일기에 담아봤습니다. 요즘 책을 잘 읽지 않고 있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제 읽었던 책을 나열해 보니 4권이나 됩니다. 아침에 평단지기 독서법으로 선택한 <무의식은 나를 어떻게 설계하는가>를 완독 했고, 점심에는 인덕션 앞에서 얼큰 만두를 올려둔 상태에서 <이 지랄 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를 한 챕터 읽었습니다. 헬스장에 가면서 <부동산 트렌드 2025>를 오디오북으로 들었고, 하루 한 페이지 독서하는 <거인의 생각법>까지 읽었더라고요. 노트에 메모하고 났더니, 책을 안 읽은 게 아니라 읽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4권의 책을 읽은 어제의 와이작가는 세상에 유일무이한 하루를 보낸 셈이죠. 책을 읽기 전의 저와 책을 읽은 후의 저는 다른 존재가 되어 새로운 글을 쓰게 됩니다.
쉽게 글 쓰는 방법 세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10분 독서하고, 떠오른 생각을 메모합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 30분 이상 독서하면, 뇌에서 쥐가 납니다. 너무 많은 인풋으로 생각이 오히려 복잡해지고, 어떤 내용을 골라야 햘지 고민에 빠지기 쉽거든요. 너무 적은 페이지를 읽으면 인풋이 적어서 무슨 내용을 적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2800일 이상 독서하고 생각한 줄 쓰기부터 시작했는데, 10분 정도면 충분히 어제 있었던 일,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연상작용으로 떠오르면서, 한 편의 글을 쓰기에 충분히 자극되었습니다. 책에서 던진 질문이나, 작가의 경험과 유사한 나의 경험을 글에 담을 수 있습니다.
둘째,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고, 향기와 냄새를 그대로 글에 적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심장에 있지 않고, 뇌에 있습니다. 뭘 적을까 고민하지 말고,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나, 사건이 있었던 순간에 무의식적으로 지나쳐버린 오감을 낚아챕니다. 그 순간의 뇌의 신호를 메모하고, 글로 적으면 글쓰기 분량까지 채울 수 있습니다. 어제 남편이 "나른한 오후엔 초코파이와 커피와 함께지"하면서 아메리카노를 내려주고, 초코파이 정을 냉장고에서 꺼내주었습니다. 달콤한 유혹에 넘어갔습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유했습니다.
셋째, 일대일로 대화하듯, 내가 조언해주고 싶은 노하우를 적습니다. 정답이 아니어도 괜찮은데요. 오직 나의 직접 경험이나 간접 경험을 통해 깨달은 노하우들을 글에 담으면 됩니다. 나만 할 수 있는 이야기인지 체크해 보는 거죠. 글을 쓰는 작가이자, 독자인 제가 출판사 편집자의 이야기를 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읽은 책과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을 글에 담는 방법에 대해서는 2800일 이상의 노하우로 논리와 감정이 오갔던 기록을 노하우로 만들어 낼 수는 있지만요. 남편에게, 동료에게, 조카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하나씩 풀어쓸 수는 있습니다. 대신 자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노하우로 적기는 곤란합니다. 아이가 없으니까 부모님의 심정을 100% 표현하기 어렵겠지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심정으로 내 경험을 글에 담는다면, AI도구 없이도 한 편의 글을 쓰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유일무이한 스토리를 쌓이면, 책도 출간할 기회가 생기겠지요. AI도구로 만들어낸 콘텐츠는 약간의 수익화를 가져올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당신이 없는 AI 콘텐츠입니다. 2단계, 3단계로 확장해 나갈 기회가 없습니다. 쌓아놓은 데이터는 결국 AI가 활용하는 제2의 생산물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만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글에 담은 당신의 SNS 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때, 유일무이한 특별한 당신의 내러티브가 됩니다.
모든 사람의 이야기는 세상을 바꿀 힘이 있습니다.
Write, Share, Enjoy, and Repeat!
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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