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301 - 정체성 강화에 도움이 되는 사람인가
도움을 주는 시간이 쌓여 나의 정체성이 됩니다.
옆 자리가 부스럭거립니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아기가 아기용 의자에 앉아 포크를 들고 있습니다. 한 여성이 가방에서 뭔가 꺼냅니다. 비닐봉지 안에 노란 물체가 들어있습니다. 바나나입니다. 바나나 껍질을 까서 접시 위에 올려놓고, 자리에 있는 나이프로 바나나를 먹기 좋은 크기로 또각또각 소리 내며 자릅니다. 아기는 포크로 바나나를 한 잎 배어 물고 오물오물 먹습니다. 바나나가 포크창 아래까지 내려와 있네요. 더 이상 아이가 입으로 바나나를 배어 물기 어렵게 됐습니다. 아이에게 바나나를 잘라 주고는 피자 한 조각을 집어 든 여성은 입으로 가져갑니다. 스파게티도 포크로 덜어 자리 자리 앞에 내려놓습니다. 옆에는 사이다, 콜라가 아이스 컵에 담겨 있고요. 마주한 곳에 두 명의 여성이 앉아 있습니다. 긴 테이블 옆에는 노란색 주황색으로 보이는 유치원 가방이 놓여있고, 의자 위와 테이블 위가 물건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조용하더니 "으에~엥" 소리가 납니다. 바나나가 바닥에 떨어졌네요. 테이블 아래를 보니 바나나뿐 아니라 음식 부스러기가 많습니다.
"이건 뭐예요?" "런치 메뉴에 포함된 샐러드입니다."
새하얀 고르곤 졸라 피자 한 판이 나왔습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피자 한 조각을 덜어줍니다. 피자 치즈가 주욱 늘어납니다. 엄마 접시에도 하나 가져옵니다. 피자를 먹다가 아이가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합니다. 잠시 후에 돌아오더니 "아, 더워." 하면서 자리에 앉습니다. 반쯤 먹은 피자는 직원을 불러 포장해 달라고 합니다. 토마토 해산물 스파게티가 나왔습니다. 스파게티를 아이에게 덜어주려니 피자가 거슬리나 봅니다. 박스에 담긴 피자를 엄마 의자에 올려놓고 일어서서 스파게티면을 아이 접시에 덜어놓습니다. 엄마 자신의 접시에도 스파게티를 덜어내고 자리에 앉으려다, 피자박스를 들어 테이블 아래 바닥에 내려놓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아이는 덥다면서 카운터 근처로 가더니 출입구 쪽에 뭐가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며 서있습니다. 엄마는 남은 스파게티를 먹고 있네요.
7시 28분, 지금 전화를 드릴게요라는 문자를 남겼습니다. 알겠다는 답변이 와서 전화를 겁니다. 스레드에서 만난 저와 이름 한 글자가 다른 예비 작가님입니다. 공저에 참여하시겠다고 신청서를 작성해 주셔서, 통화를 했습니다. 송파구에 사신다고 하길래, 어떤 동네냐고 물어보니, 이전에 제가 다니던 직장 근처였습니다. 갑자기 목소리가 밝아집니다. 글을 한 번도 써보지 않았는데, 공저에 참여하면 다른 작가님들에게 피해를 주는 거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으셨어요. 걱정 붙들어 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공저를 진행시켜 드리고, 함께 하는 작가님들과 의사의쌰할 수 있고, 다른 작가님들도 책을 써보지 않은 사람이니, 함께 쓰면서 도움 받을 수 있다고 안심시켜 드렸습니다. 제가 쓰는 방법 알려 드리고, 주제와 제목, 목차를 다 기획해 드리기 때문에 오늘 있었던 일로 글 한 편 쓰시면 된다고 말이죠. 더 이상 궁금한 게 없다고 합니다. 스레드에서 계속 소통하기로 하면서 전화를 마쳤습니다.
9시 평단지기 독서클럽입니다. 데이비드 이글먼의 <무의식은 나를 어떻게 설계하는가>를 읽고 나누는 시간입니다. 작가들의 독서모임입니다. 책을 읽고, SNS나 책에 쓸 수 있는 글 한편을 창조하는 방법을 소개해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간단 서평 쓰는 법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독서모임 하는 동안 작가님들이 서로 소통하고 장점을 발견할 수 있게끔, 좋아 보이는 것들을 소개해달라고 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모임에 참여하는 작가들에게서 배울 점과 지적하기 전까지는 인식하지 못한 것들을 상대방에게서 들어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남편과 이탈리아 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 '공감각'이라는 키워드가 꽂혔거든요. 맛집 블로그에 음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흘러나오는 음악도 같이 적어보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남편에게 제시했습니다. 본인에게 이야기 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라고 하네요.빌게이츠의 자서전 '소스' 더 비기닝이라는 책이 출시됐습니다. 어릴 때부터 IT잡지, 자서전에 관심이 많은 남편을 위해 알라딘에서 몰래 주문했죠. 서프라이즈 선물을 했습니다. <퓨처셀프>를 선물했을 때와는 반응이 다릅니다. "소스가 영어야? 소스코드할 때 소스야?"라고 질문을 합니다.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평소에 읽어보라고 책을 추천해 주면, 보통은 "난, 안 읽을 거야!"라고 하면서 답변하던 남편이 조용합니다.
아이를 도와주면 엄마입니다. 수강생들의 불안과 성장할 수 있게끔 도아주면 코치입니다. 남편이 관심을 갖거나 필요한 걸 챙겨주는 아내입니다. 함께 있는 사람을 도우면 자신의 정체성이 나타납니다. 누구를 도와주는 시간을 늘려갈수록 정체성이 강화됩니다. 누군가를 돕는 시간, 나를 만드는 순간입니다.
#시간, #정체성, #도움
https://blog.naver.com/ywritingcoach/223768402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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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2876일+ 꾸준한 독서, 365독 글쓰기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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