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319 - 어떤 일보다 가족이 중요하다
일본 TV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극장판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의 극장판이 나왔습니다. 개봉은 3월 19일이지만, 3월 14일, 15일 이틀간 이노가시라 고로(마츠시게 유타카)가 내한하여 무대인사를 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개봉 전 시사회 같은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https://tv.naver.com/v/71180288
주인공은 중년의 혼밥러 고독한 미식가입니다. 배가 고프면 '땅, 땅, 땅'하는 효과음과 함께 주인공 모습이 점점 작아지는 화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가게를 찾아다닙니다. 동네 음식점 중에 하나를 골라 들어갑니다. 자리에 앉은 뒤 메뉴판과 식당 분위기를 훑어봅니다.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집니다. 만족스럽다고 표현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먹고 있는 음식도 엿봅니다. 호기심이 차오릅니다. 메뉴 선택장애도 옵니다. 고민 끝에 혼자 음식을 주문하죠. 이후 음식을 만드는 소리, 음식에 대한 맛 표현을 독백으로 전달합니다. 눈과 귀가 즐거워지는 영상이죠. 보는 동안, 갑자기 배가 고픕니다.
이번 무대 인사에서는 시청자들의 질문이 있었는데요, 어떤 음식이 가장 맛있었냐는 질문입니다. 그중 하나를 고르는 건 어렵다고 했습니다. 질문을 바꿔, 오늘 뭘 먹을 거냐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돼지갈비'를 꼽았습니다. 지난번 방문했을 때 맛있게 먹었었다면서요. 그는 배우이자, 감독입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볶음밥'이 나오는데, 소리를 잘 들어보라는 조언이 있었습니다. 영화 내내 소리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그가 표현하는 맛과 소리에 대한 표현에 자신 있어 보이는 모습으로 비쳤습니다.
영화는 파리에 계신 일본인 어르신의 부탁에서 시작합니다. 어릴 때 마셔본 음식을 잊을 수 없다고요. 그 국물을 찾아줄 수 있냐고 주인공인 이노가시라 고로에게 부탁하면서 영화가 시작되는데요. 국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동네식당을 찾아가 식사하는 장면들이 나왔습니다. 음식 먹을 때 맛 표현을 어떻게 하는지 기대하면서 영화를 시청했습니다. '다정한 매콤함'이라는 표현 같은 문장을 수첩에 받아 적기도 했습니다.
이노가시라 고로의 혼밥에는 한 가지 이상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는 황태해장국과 고등어자반도 나오는데요. 남편 말로는 일본 사람의 경우 2가지 이상 음식을 주문해서 먹는 경우는 중산층 이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밑반찬이 여러 개 나오지만, 일본의 경우 밑반찬도 하나씩 주문을 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식당에서 보는 식사 문화만으로도 그 사람과 국민들의 정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가족이 챙겨준 집밥에 대한 추억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인상적인 에피소드 중 하나는 한 부부가 함께 운영하던 라멘 가게 이야기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가게가 어려워지고, 결국 아내는 떠나버렸죠. 좋아하는 일을 멋지게 잘해왔지만, 외부의 변화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경우였습니다. 이 장면을 보며 ‘가족과 함께 만드는 요리의 의미와 좋은 재료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투자 공부를 시작하면서 요리하는 걸 포기하고 배달 음식과 외식할 때가 많았습니다. 반찬을 사먹기도 했고요. 밖에서 사 먹으면 건강도 해치고, 돈도 많이 듭니다. 집에서 해 먹으면 몸에도 좋지만,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듭니다. 선택 장애가 늘 생깁니다. '오늘 뭐 먹지?'는 끝 없는 고민입니다.
어제 아침에는 글 쓰고, 책 읽고, 블로그 포스팅하다가 밥 하는 걸 놓치고 말았습니다. 냉동볶음밥과 한 개 남은 밥을 볶고, 냉장고에 있던 브로콜리, 파프리카, 김밥 재료들을 추가했습니다. 단순한 한끼였지만, 정성을 조금 넣었습니다. 영화 끝나고는 딤딤섬에 가서 점저(점심과 저녁 사이)를 선택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만 신경 쓰다 보니,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놓치는 등 늘 고민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가족'보다 '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대입니다. 하지만 힘들거나 기쁠 때, 맛있는 거 먹을 때는 언제나 '가족'이 먼저 떠오르는데요. 고독한 미식가가 방문한 정통 프랑스 식당에서 혼자 먹는 양파 스프, 비프요리보다 남편과 함께 먹는 볶음밥 한 그릇이 더 소중합니다. 진짜 가족이 원하는 맛이 무엇인지, 가족의 맛을 되찾기 위해 한 끼 더 신경 써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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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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