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바꾸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

거인의 생각법 320 - 관계 자체를 의심하지 말라

by 와이작가 이윤정

한 마디로 친구 관계의 운명이 바뀐 날이 있었습니다.


대학교 4학년 때였습니다. "너, 입 아프지 않아?" 무의식적으로 툭 내뱉었던 저의 한 마디. 그 말은 친구에게 상처를 주었고, 그 사건으로 친구와 저 사이를 의심하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저는 주어 담을 수 없는 말을 내뱉은 것에 대한 자책과 후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속상해하기도 했지만,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 사과를 바로 하고,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친구는 사과를 받아 주긴 했지만, 예전처럼 우정을 과시할 수 있는 관계로 머무르지 못하고, 점점 소원해지다가 연락이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마음에 있는 말을 함부로 꺼내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아프고, 자책 중인 스무세 살의 기억입니다.


친구 S에게서 "500만 원 빌려 줄 수 있어?"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관계를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번듯한 대기업에 다니고, 남편도 공무원이자 학교 동기였으니까요. 동생이 주식 투자를 했는데, 신랑 몰래 도움을 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500만 원을 이체해 주었습니다. 6개월 뒤에 친구는 돈을 갚겠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돈을 돌려받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에 다시 그 돈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500만 원 정도는 다른 사람에게 빌리지 않아도 되는 형편처럼 생각했는데, 돈을 다시 빌려 달라니, 살짝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친구니까요. 500만 원을 다시 빌려 주었습니다. 상상한 대로입니다. 그 뒤로 친구에게 연락이 없습니다.


제가 연락을 먼저 하면 친구가 상처받거나, 돈을 갚으라는 전화처럼 오해할까 봐 연락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 사건은 10년이 훌쩍 넘어 버렸네요. 친구가 맞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다면, 돈과 상관없이 먼저 연락을 했어야 했으니까요. 돈을 천천히 갚아도 된다고 말을 했거나, 갚지 않아도 될 만큼만 주고 마음 편하게 했었다면, 돈과 친구사이의 연결고리가 끊어지지 않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친구란 무엇일까요? 관계를 지속하고 싶은 진정한 친구는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는 관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티격태격 싸우면서 친해지는 관계가 있는가 하면, 티격태격 한 두 번 치기만 해도 상처를 받는 관계가 있습니다. 이 관계 속에서 친구로 계속 이어갈 것인지, 친구 관계를 그만둘 것인지 고민했던 시기였습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친구는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과 내가 좋아하는 게 같으면 함께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각자의 가치관이 달라집니다. 그들이 좋아하는 것과 제가 좋아하는 일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직장 생활하면서 신입사원이 한 명 더 입사하면서, 제가 멘토, 신입이 멘티 관계가 되었습니다. 회사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지원금도 지급해 주었죠. 혼자 일 대 일로 처음 만나 이야기하는 데 부담이 느껴졌습니다. 다른 여직원 둘에게 SOS를 했죠. 그렇게 네 명의 여직원들이 모여 전시회도 가고, 신사동 가로수길에 브런치도 먹으면서 수다를 떨면서 친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멘토와 멘티였던 관계의 여직원은 나중에 저보다 함께 했던 다른 J직원과 공통점이 많았습니다. 로맨스, 만화 소설, 드라마 이야기를 주고받더니 같이 카카오 페이지, 리디 포인트 모으는 이야기를 주고받더라고요. 당시에 저는 그 얘기가 무슨 얘긴 줄도 몰랐다가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 저랑 좋아하는 분야가 다르니 그녀들과 평소에 말을 섞어도 대화가 계속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서로에게 화나고 상처를 받아도 웃고 넘어가는 관계가 있는 반면, 작은 한 마디에도 관계가 끊어지는 경우가 주변에도 많습니다.


2년 전, 남편이 혼자 시댁에 내려가서 살겠다고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의심하지 않았던 관계가 깨어질 뻔한 상황으로 바뀌었는데요. 친구와 남편은 달랐습니다. 친구들은 관계가 깨어지면, 그냥 헤어져도 그만이라는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남편과의 관계는 끊어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정적 순간의 대화였죠. 잠시 정적이 흘렀습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잠시 생각했더니, 관계 자체를 의심할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두 달만 내려가 보면, 다시 올라오고 싶을 거라고 예측되더라고요. "하하하" 크게 소리 내어 웃었습니다. 그러라고 했어요. 그리곤 심각하지 않다는 생각에 밥을 일단 먹자고 생각하고 밥이나 먹자고 말했습니다. 며칠 동안 배우자 혼자 심각했습니다. 저는 의심하지 않았고, 사건의 원인이 저에게 있었다는 걸 파악했습니다. 제가 책임지려고 하던 일을 언니의 도움으로 해소하고 나니, 남편과의 관계도 예전으로 회복되었습니다. 요즘은 남편이 시댁에 잠시 다녀오겠다고 말하면, 일부러라도 제가 "시댁에 몇 주 있다가 와."라고 합니다. 남편은 시댁에 있으면 할 게 없다고, 불편하다고, 일주일은커녕 겨우 이틀 다녀오는 정도입니다.


친구든 가족이든 그 관계를 유지하기로 정했다면,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은 내뱉을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요즘 날씨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뀝니다. 가족들 간에는 관계를 의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관계의 온도차가 다를 뿐이니 순간적인 감정이 튀어나올 때 3초 멈춰 봅니다. 아니 1초여도 됩니다. 복식호흡을 합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지. 만약 유지하기로 결심했다면, 상대와 나의 감정에 흔들리면 안 됩니다.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대화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가 아닌, 너는 그래도 괜찮은 사람으로 바꿔봅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지금 내가 해야 하는 태도는 무엇인지 판단해 보는 시간이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운명을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의 한 마디는 관계를 더 깊이 만들기도, 단칼에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상황과 사람을 내편으로 만드는 성공적인 대화의 기술 <결정적 순간의 대화> 조셉 그레니의 책에 일상생활에 도움 되는 대화 기술이 담겨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의 이야기는 세상을 바꿀 힘이 있습니다.

Write, Share, Enjoy, and Repeat!


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2895일+ 꾸준한 독서, 365독 글쓰기 노하우

책 한 권으로 삶을 바꾸는 실천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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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litt.ly/ywritingco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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