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수육과 칠리새우, 그리고 미국사람

거인의 생각법 321 - 사랑하는 이를 위해 오늘 할 수 있는 일

by 와이작가 이윤정

"오늘은 어디 갈까?"

"자기가 골라."

"그럼, 지난번에 봤던 칠리 새우 런치 세트 먹으러 갈까?"

"와~ 그 말 들으니,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나온다."

"가자. 거기다. "


잠실 롯데 몰 인근에서 식사를 자주 했는데,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식당이 있었습니다. 중식당이에요. 남편은 탕수육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엊그제는 칠리새우가 먹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집에서 내가 만들어 주겠다 했더니, 됐다고 합니다. 요리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저를 보면 미안해서.


칠리새우 먹고 싶다고 했던 기억이 나서 질문했습니다. 며칠 전 탕수육과 칠리새우, 짜장면과 볶음밥, 짬뽕 등 식사가 포함된 런치 세트 메뉴를 본 기억이 났거든요. 가격은 59,600원. 중국집에서 둘이서 식사하는 데 거의 육만 원 상당이다 보니 비싼 감은 좀 있어요. 또, 탕수육, 칠리새우, 식사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괜찮아 보이기도 합니다. 남편은 비싸다고 안 가도 된다고, 다른 데 가자고 합니다. 그런데, 어디 갈까 물었을 때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나온 곳인데, 고민할 필요가 없었어요. 보통의 경우는 다 좋아, 알아서 골라 이런 답변이 나오는 남편에게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는 말이 나온 건 정말 먹고 싶다는 표현이죠.


월요일은 남편과 함께 데이트하는 날이에요. 가능하면,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먹고 싶은 걸 먹는 치팅데이로 보냅니다. 미국이나 유럽 여행에서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는다 생각하면, 팁 포함해서 80~90불 이상 나오기도 하니까요. 그 가격을 한국에서 즐긴다고 생각하니, 아깝다고 생각이 들기보다는 맛있게 먹자생각하게 됩니다. 해외여행경비보다 저렴하다 생각이 들면서요.


남편은 탕수육을 좋아합니다. 하O각, 장o루, 차O7O7, 일O향 이렇게 네 곳의 탕수육을 먹어봤어요. 어떤 식당이 맛있었나 물었습니다. 본인의 기준은 있겠지만, 네 곳을 비교해서 표현하는 건 잘 못하겠다고 합니다. 표현할 수 있는 어휘가 부족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저도 잘 못하는 부분이라 요즘 시각, 청각적 요소를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식사 후에는 근처 커피숍을 갔어요. 처음 방문한 곳입니다. 빈자리가 하나 있어서 자리를 잡습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두 잔 주문했습니다. 한 잔에 5500원. 아메리카노 치고 비싸죠. 잠실 롯데 몰에 있으니 자리값이라 생각합니다. 처음 마셔봤지만,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약간 시큼한 맛이 나서 제 스타일입니다. 남편도 "난 이거 괜찮은데?" 해요. "좀 연한가?" 말하니 그런가라고 말합니다.


남편이 요즘은 젊은 사람들은 사전을 안 본다는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갑자기 생각나서 컵에 나온 영어 메뉴를 스마트폰을 열어 구글 렌즈로 촬영해 봅니다. 미국에 온 것처럼요. 대만에 갔을 때 한자를 몰라서 활용했던 기억이 떠올랐거든요. 구글 렌즈로 켜보니 ICE, HOT, Americano, OAT 등이 한글로 표시됩니다. 캡처해서 스레드에 올렸습니다. 스친 이 보더니 '훗' 하면서 '미국사람'이라고 나와있다고 웃습니다.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는데, 공유하고 나니 웃을 수 있었습니다. 옆 테이블에서는 저희보다 열 살 정도 많아 보이는 여성 세 분이 앉아계셨는데, 챗GPT에 대해 이야기하시더라고요. 세상이 많이 바뀌고 있구나 느낍니다. 이제 챗GPT가 일상으로 다가오네요.


남편은 저에게 챗GPT입니다. 제가 궁금한 걸 물으면 뭐라도 답이 튀어나옵니다. 100% 정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판단은 제가 해야 합니다. 또한, 질문을 잘해야 원하는 답이 나옵니다.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살던 저를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진실이 아닐 때도 있습니다. 평정심을 갖게 해 줍니다. 제가 모르는 게 참 많구나를 알려줍니다.


미국 사람과 대화할 때 저는 100% 이해하지 못합니다. 대신 느낌으로 알아채곤 하는데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오늘 할 수 있는 일도 비슷합니다. 상대방에게 선택지를 주고 질문하고 반응을 살펴봅니다. 뭐가 좋냐고 물으면, 상대방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면 어려워하니까요. 제가 다 이해할 수도 없고요. 선택지 몇 개 골라서 제시하면 쉽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상대방이 반응하는 표정과 소리의 차이를 느껴보는 오늘 보내세요.



모든 사람의 이야기는 세상을 바꿀 힘이 있습니다.

Write, Share, Enjoy, and Repeat!


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2896일+ 꾸준한 독서, 365독 글쓰기 노하우

책 한 권으로 삶을 바꾸는 실천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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