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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기록하고 있는가

거인의 생각법 349 - 무엇을 남겨줄 수 있는가

by 와이작가 이윤정

Everyone can write. 일하면서도,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획득한 지식과 지혜를 누군가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있긴 하지만, 기록을 어렵다고 생각했을까? 이들에게는 오늘 한 줄을 사뿐하게 남겨보는 습관하나를 권하고 싶다. 그 한 줄 쓰기 습관을 시스템으로 장착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한 줄만 쓰자는 마음은 평생 쓸 수 있겠다는 확신과 의지를 갖게 해 준다. '한 줄 정도야, 한 줄인데 뭐.'라고 생각하는 것과 '쓸 게 없다. 뭘 쓰지?'라는 생각은 사고의 확장을 여닫는 기준이다. 한 줄이라도, 한 줄이 쌓아보겠다는 의지가 새로운 행동과 사고로 연결 지어 주기 때문이다


오늘 한 줄, 삶의 기록을 남겨보겠다는 생각은 자신을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달라지게 만든다. 한 줄 남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가 남긴 한 줄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전제로 쓰게 되니까.

우선, 나 자신에게 나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고,

둘째, 내가 사라졌을 때 남은 이들에게 나의 존재를 남겨줄 수 있으며,

셋째, 남기고 싶은 것은 특별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기억해도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 다음에 기억하겠지, 알겠지라는 생각, 글쓰기가 어렵다는 생각, 나의 경험은 아무 쓸 모 없고, 누구나 알고 있다고 여기는 생각이 특별하고 존귀한 존재인 자신을 계속 휴지통에 버리고 있는 셈이다. 며칠 전 카페에 갔다가 남편이 CD케이스 하나를 집어 들었다. '손대지 말고 눈으로 봐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주변에 쌓아둔 CD 케이스가 100~200장 쌓여 있었다. 지금은 구하지 못하는 음악이 담겨 있는 모양이었다. 사진을 찍어 잡지에 실어 둔 페이지도 보였다. 그렇게 한 순간, 한 장면이 기록으로 남아있다. 어제는 파르나스 몰 지하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전에 다녀왔을 땐,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경사가 있고, 주차하기 불편했던 공간으로 기억에 남아있었다. 어제는 차문을 활짝 열 수 있는 주차공간이 있었고, 경사도 보이지 않았다. 식사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눈앞에 경사가 펼쳐 있었다. 한두 시간 전까지 보이지 않던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기억 속에 있었던 장면이다. 분명히 그랬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른 각도에서 바라봤을 때, 새로운 모습이었다.


역사를 되돌아볼 때, 누군가, 어딘가, 당시의 일상을 기록한 정보가 유산이 된다. 한 사람이 바라본 시각이 아닌 다양한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기록의 가치가 올라간다. 지금은 AI시대로, 챗GPT가 남겨 준 글보다는 개인의 생각과 경험을 남기는 일이 더더욱 필요한 시대다.


검색할 수 있는 기록을 남길 때, 자신만의 기록이 자산이 된다.

첫째, 텍스트와 이미지로 기록을 남겨두자. 아무래도 검색 시스템은 아직까지 텍스트가 유리하다.

둘째, 키워드를 남겨두자. 다음에 찾아볼 수 있도록 생각나는 키워드를 모조리 담아두자.

셋째, 날짜와 장소를 남겨두자. 이왕이면, 육하원칙에 따라 남겨두어도 좋다.

넷째, 언제 어디서든 검색할 수 있게 한다. 종이에 적으면, 필요할 때 찾아보기 어렵다. 어디서든 재활용할 수 있게 하자.

다섯째, 가끔씩 기록한 것을 들여다보자. 기록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보인다. 앞으로 지속하며 남겨야겠다는 확신이 생긴다. 무엇을 기록하고 있는지 알아채면, 무엇을 남겨야 하는 지도 인지할 수 있다. 기록의 가치가 점점 높아진다.


기록 후에는 그룹으로 묶어 분류할 수 있다. 한 줄의 모여, 인생이 되고, 원한다면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이면, 책 출간도 가능해진다.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5년 후, 10년 후 당신이 위대한 사람이 된다면, 과거의 기록이 없는 걸 후회하지 않겠는가? 20년 후, 30년 후 좀 더 현명한 당신이 지금의 당신에게 무엇을 했어야 한다고 했을까?


기록이란, 남겨보지 않은 사람은 그 가치를 모른다. 쓰면 쓸수록, 글쓰기는 재미가 생긴다. 한 줄만 써볼까라고 시작했던 9년 전의 내게, 지금의 나는 무한 칭찬을 해주고 싶다. 지금은 [여유당] 글쓰기 공부방에서 매일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오늘이 25일 차다. 10년 후 나에게 무엇을 남겨줄 수 있을까. 무엇을 기록하고 있을까. 질문 하나일 뿐인데 뭐가 바뀌겠나 싶을 것이다. 별 것도 아닌 기록이라 생각하겠지만, 어쩌면, 당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놓치고 사라지게 만들 뻔했을 것이다. 200자에 불과한 몽글몽글해지는 답변을 쌓아가는 중이다. 내가 일상적으로 보낸 기록은 다음 세대에게 보이지 않는 생각을 볼 수 있게 마련하는 기초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쌓아온 당신의 기록은 언젠가 종이책이든, 전자책이 된다. 그리고, 그 책은 국립중앙도서관에 영구 보관된다.


무엇을 기록할 수 있는가. 매일매일 보고 들은 것, 만진 것, 맛본 것을 남긴다. 아침엔 무엇을 먹었는가, 어떤 옷을 입었는가, 어떤 날씨인가. 누구와 어디를 가기로 했는가. 이러한 일상의 기록이 인류의 역사에 영향을 미친다. 고전을 지금 쓰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살아가야 할 이유, 기록해야 할 이유다.



Write today, enjoy tomorrow.

오늘 쓰면, 내일은 여유롭다.



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2924일+ 꾸준한 독서, 365독 글쓰기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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