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만개돼야 되나, 내년에 또 보자

거인의 생각법 353 - 부를 얻는 것보다 더 좋은 일

by 와이작가 이윤정

"경제적 독립을 이룬 다음엔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책 쓰기 무료 특강에 참여한 분들께 이 질문을 종종 던지곤 한다. 성공과 부를 향해 노력하는 일에 진심인 분들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멕시코 어부와 사업가'의 에피소드를 통해, 소소한 행복을 찾는 일에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낚시로 물고기를 낚아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멕시코 어부의 모습을 본 한 사업가는 낚시 대신 고기 잡는 법을 시스템화하여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멕시코 어부는 돈을 많이 벌고 나면 무엇을 할 것인지 사업가에게 반대로 묻는다. 사업가는 가족들과 행복하게, 낚시하며 즐기고 싶다고 한다. 멕시코 어부가 지금 하고 있는 그 행위들을 말이다.


며칠 전 캔바의 대규모 업데이트 키노트 영상을 시청했다. Canva라는 기업은 '누구나 쉽게 하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다. Canva의 가치는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기버, 선한 인간상을 추구하는 기업,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기업을 추구한다. 그 영상의 끝에는 2단계 계획으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Canva는 30%에 해당하는 재산을 기부했다. 비영리 단체에 힘을 실어 주고, 기본적인 인간의 요구를 확보하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직접 돈을 지원하고 있으며, 초중고학생들과 교사들에게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우리 지구를 보호한다. Canva는 사회적 환원을 통해 함께 나누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직장에서 16년 근무했다. 국내에 없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의 표준부터 공부해야 했다. 그렇게 익히고 배워 국내 고유 기술을 개발했다. 완벽하진 않아도 단계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본형을 만들어 냈다. 해외 수입대신 국내 개발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뿐 아니라 나라 지키는 기술 개발로 연구원으로써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2024년 초, 소규모 5인 작가 북토크를 열었다. 독자 한 명은 자신이 우울했을 때, 책을 읽고, 우울증을 치료하고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작가님들에게 책을 계속 써달라고 해주셨다. 책을 써주는 일이 사람 살리는 일이라고. 글쓰기 수업시간에 "작가는 사람을 살릴 수 있습니다."라고 해주셨을 때도 울림이 있었지만, 독자에게 그 말을 직접 듣었을 때, 온몸이 전기 충격을 받은 것 마냥 찌릿했다. 내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가 잠재의식 속에 심어지는 순간이었다. 누군가 우울해져 있고, 번아웃이 왔을 때 그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고 있다면? 고군분투해서 써 내려간 책으로 실제로 누군가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바로 작가란 글쓰기를 통해 헌신의 감정을 인생에서 느껴본다. 독자의 행복을 선사받는다. 재테크 투자로 얻은 수익보다 내가 쓴 책을 읽고 남긴 독자의 서평 후기 하나가 더 큰 성취감과 뿌듯함을 제공해 주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전혀 모르던 독자가 책을 읽는다. [북위키]를 찾아와 합류한 경우에 더욱 그랬다. SNS를 통해 우리는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또 다른 책을 쓰기 위해 주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 달 전부터 직장인이 직장 생활하면서 글을 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전자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AI의 도움을 받아 썼더니 집필 시간은 약 한 달도 되지 않는다. 퇴고 후 전자책으로 등록하자 생각했다. 책 집필 전과 책 집필 후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초고 쓰고 퇴고하면서, 직장 다닐 때 시도했던 나만의 글쓰기 꿀팁과 기록, 메모 방법을 챕터마다 삽입했다. AI 활용법도 담았다. 전자책만 출간하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조금 생겼다. 글쓰기 선생님께 보여드렸다. 돌아온 답변은 종이책으로 내도 손색없겠다는 메시지가 있었다. 종이책은 어떻겠냐고 물어보지 않았는데 말이다. 종이책에 욕심이 생겼고, 해볼 만하겠다는 확신이 든다. 부를 얻는 일보다 더 좋은 일이니까.


고난과 좌절, 두려움과 번아웃에 빠져있는 사람이 주변에 없나 찾아본다. 자기 관리, 경제경영 재테크, 인문 관련 분야의 책을 써서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전달할 수 있겠다. 그들을 돕기 위해 지금은 글쓰기를 배우고, 글쓰기를 가르친다. 혼자 보다 함께 쓰는 사람이 있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더 빠르게 좋은 정보와 지혜를 나눌 수 있으니까. 내게는 부를 얻는 일보다 더 좋은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누군가에게 나눠주는 일이다. 그러니 평생 읽고, 듣고, 배우고, 쓰고, 나누고 싶을 수밖에.


아빠와 남편, 함께 산본에 다녀왔다. 철쭉구경하러. 축제시작 하루 전에. 산본 우동을 찾았다. 아빠는 면을 좋아한다. 우리 부부는 2년 째 산본 우동집과 철쭉 축제를 연결해 다녀오고 있었는데, 이번엔 아빠와 함께 했다. 셋 중에 아빠가 가장 빨리 우동 한 그릇을 뚝딱 하신다. 국물 괜찮네라고 하시며. 식사 후 군포도서관 휴무일이라 무료 주차를 했다. 철쭉동산으로 걸어갔다. 아빠는 찻길 건너에 있는 까치 사진을 찍었다. 아직 철쭉이 덜 폈다. 그러다 보니 사람이 적어서 한가롭게 일찍 핀 꽃만 몇 그루 볼 수 있었다. 이제 막 피어나려는 꽃 봉오리도 찍는다.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 우리 부부는 흐뭇해 하며 아빠가 사진 찍는 동안 기다린다. 바로 이런 작은 순간들, 나는 83세 아빠와 49 남편과 함게 보낸 이 시간을 평생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함께하는 시간에 집중한다.


"꼭 만개돼야 되나, 내년에 또 보자. 허허" - 호산 이정원 선생 (울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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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본 철쭉축제 (25.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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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2900일+ 꾸준한 독서, 365독 글쓰기 노하우

책 한 권으로 삶을 바꾸는 실천 꿀팁

5월 책 쓰기 수업, 독서모임 더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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