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와 아내, 나 사이의 균형 잡기

거인의 생각법 360 - 주는 것과 받는 것의 균형 잡기

by 와이작가 이윤정

"하이패스 카드 나는 없는데?"


하이패스를 사용하시는데 어머님이 이전 차에서 하이패스 카드가 없다고 한다. 남편이 옛날 차에 가서 하이패스 카드를 찾지만 못 찾는다. 한 참 뒤 내가 가서 블랙박스 아래에 있는 하이패스 카드 옆에 버튼을 눌러 카드를 빼냈다. 어머니와 남편은 그게 거기 있었냐면서 깔깔거리시며 "쟈가, 와야 뭐가 된다"라고 하신다. 아무 말 없이 새 차에 하이패스 카드를 꽂아드렸다.


집에 와서 스마트폰에 제네시스 앱을 설치한다. 제네시스 앱을 폰에 설치하려니 구글 계정 비밀 번호를 몰라서 설치를 못하셨다고. 스마트폰에서 구글 메일에서 제네시스앱에서 보낸 메일을 인증확인해야 가입되는데, 그 부분을 통과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다. 메일 비밀 번호를 모르겠다고 하셨지만, 이미 메일에는 로그인되어 있었는데, 파악을 못하셨던 것 같다. 운전사 보조석에 앉았다. 차를 타고 어머님이 시동을 걸었더니 드디어 커넥티트 기능이 동작한다. 제네시스 앱과 차를 연동을 시켰다. 첫 접속이라 프로그램을 차에 다운로드하는 데 약 20분이 걸린다고 한다


지도가 보인다. 블랙박스와 어라운드 뷰가 있으면 자동차 보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보험회사에 사진을 보내주어야 하는 데, 웹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 어디로 보내야 할지 몰랐다. 보험회사 담당자와 통화했더니, 추가 비용에 대한 가격을 묻는다. 계약 서류가 있나 찾아보니 패키지 가격이 나와 있지 않았다. 카마스터에게 내일 좀 와달라고 어머님이 부탁하신다. 어머니가 지난 주말 제네시스를 사셨다. 운전석 앞 보드위 하얀 종이에 전화번호가 커다랗게 쓰여 있다. 예전에 제네시스에서 차 샀을 때 전화번호 숫자를 만들 수 있는 걸 받았던 기억이 나서 어머니에게 어제 말씀드렸더니, 카마스터가 하나 가져다 주기로 한 것. 기존 차도 양도건, 자동차 보험 할인 혜택에 대해 도움주기 위해 집까지 오신 거다. 블랙박스와 뷰 어라운드 등 차량에 추가한 패키지 상품 가격을 알아야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받는다. 계약서에 따로 패키지 상품가격이 나와있지 않아서, 가격 확인을 알아보라고 말씀드렸다.


다음 날 아침이었다.

"우리, 좀 내려갔다 올게."

"..."

"아버지 하고 밑에 내려간다."

"네~."


전날 오기로 했던 카마스터가 오전 10시 30분쯤 도착했나 보다. 난 방문을 닫고 방 안에서 아무 생각 없이 책상 앞에 앉아 메일을 쓰고 있었다. 나가신다고 두세 차례 말씀하시길래, 아차 싶었다. 다녀오시라고 대답했다. 화장실에서 큰 볼일을 보고 남편이 나온다. 마침 오전에 해야 할 일을 끝내고, 남편에게 가서 부모님 내려가셨다고 말을 했다. 남편이 나보고 같이 좀 내려가주지라고 한다. "아, 내가 따라내려갔어야 하는구나! 지금이라도 가 봐?" 한다. 옷을 갈아입고 지하로 내려갔다. 남편에게 안 내려가냐고 물었더니 잠시 후에 내려온다고. 먼저 가 달라고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주차된 곳까지 뛰어갔다. 카 마스터는 숫자판을 떼어 전화번호를 조합하고 있고, 어머니는 자동차 보험 회사와 통화를 하고 있다. 통화가 끝나고 블랙박스 사진과 어라운드 뷰 사신을 메시지 받은 곳에 업로드해야 한다고. 카마스터가 어머니 폰을 받아 카톡에 있는 사진을 자동차 보험회사 카톡으로 보내려고 애를 쓰는데, 업로드하는 걸 잘 모르신다. 공지 채널로 메시지를 보내려고 하셔서 거긴 보낼 수 없다고 했다. 카카오톡 인증서도 다시 받고, 계좌 확인까지 하는 삽질을 했다. 보다 못한 어머니가 다시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어 올리는 곳을 못 찾겠다고 문의를 한다. 전화를 건네받아 문의했다. 다시 메시지를 보내주겠다고 하길래 그제야 앞에 받은 메시지에 등록 사진 업로드 기능이 보였다. 미안한 마음에 상담사에게 찾았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어디 갈까?"

"어머니, 아버님 가고 싶은 데로요."

"오리고기 먹을까, 한정식 먹을까?"


점심 메뉴 선정이 고민이다. 아버지는 한정식, 어머니는 오리고기. 두 분이 오리고깃집과 한정식이 각각 맘에 걸리는 게 있어 보였다. 어머니는 아들이 좋아했던 된장찌개를 먹이고 싶었고, 아버지는 오리고기가 당기지 않으신 듯하다. 사실 우리 부부는 둘 다 좋아서 아무 곳이나 가도 된다고 했지만. 한정식 집 앞에 도착했지만, 어머니는 여전히 오리고깃집에 가고 싶으신 듯 차 시동을 끄지 않으신다. 다시 한번 물으신다.

"어디 갈래?"

"여기 가시죠, 한정식"

내가 선택해 드렸다. 알았다고 여기 가자고 하신다. 청국장 정식, 순두부 정식 2개씩, 사이드 반찬으로 고등어 한 마리, 파전 하나를 시켰다. 6인석이었는데, 반찬이 가득 찼다. 전에는 오셔서 정식만 드셨는지, 오늘 추가 반찬 덕분에 "여기도 괜찮네." 하신다.


점심은 토종닭 삼계탕, 저녁은 복집, 아침은 닭개장, 점심은 한정식, 그리고 커피를 어머니가 사주셨다. 시아버지가 용돈도 주시고. 친정집과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아직 익숙치 않지만, 며느리, 아내, 나 사이에 균형을 조금씩 잡아간다. 주는 것과 받는 것의 균형을 12년 째 찾아가는 중이다. 시댁에 가면, 나는 친절한 해결사가 된다. 아직 시댁에서 요리를 해 본적이 없다. 그럼에도 당당할 수 있는 이유다.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잘 먹었다고 말씀 드리는 일도 시어머니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느낌이다. 시어머니는 집밥으로 나의 고민을 해결해 주신다. 서로에게 사랑 주고 인정 받을 수 있는 건 사소한 것에 있다. 각자 잘하는 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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