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좀 열심히 썼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을 얻는 지혜』002 온전한 사람은 두 가지에서 조화를 이룬다

by 와이작가 이윤정

인간의 고유한 기질을 가진 뇌와 방대한 정보를 보유한 인공지능(AI)의 재능을 조화롭게 융합할 때 양질의 창작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2월부터 집필 중인 종이 책 초고는 'SNS 콘텐츠로 잘 먹고 잘 사는 법'(가제)에 관한 내용입니다. 다만 3월 19일, 2-1 꼭지 이후 멈춘 상태입니다. 바로 집필해야 할 월급쟁이 직장인들을 위한 글쓰기에 대한 전자책을 먼저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파이어북 라이팅 공저 2기 출판 프로젝트 기획도 담당하면서 이끌어 가는 중입니다.


저는 공대 출신이에요. 문학 기질이 부족합니다. 문법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요. 한 줄 생각정리해서 글을 쓰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이죠. 머리를 쥐어짜도 다른 사람들 글을 읽으면 쪼그라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전문성 있게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을 했죠.

제가 온라인에 처음 쓴 글은 강의 후기였다고 말씀드리곤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남긴 후기를 보니 입이 쩍 벌어집니다.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중간에 나오는 짤들을 보고 있으면, 몸을 뒤로 젖힐 때도 있습니다. 공감이 팍팍됩니다. 글에 순식간에 빠져들었죠. 일단 재미가 있었고,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제일 마음에 드는 후기 하나를 열어놓고 다음 후기를 적었습니다. 후기 한 문단 읽고, 제 후기를 적었어요. 틀은 그대로 두고, 저의 감상과 느낌, 경험으로 대체했죠. 처음 쓴 다섯 줄 후기보다 그럴싸합니다. 분량도 기존에 쓴 것보다 늘어났어요.


글쓰기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제대로 글쓰기를 배워본 적이 없었거든요. 글쓰기도 의식적인 훈련과 반복을 통해 '글 못 쓰는 기질'을 '글을 술술 쓸 수 있는 재능'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배울 수 있었어요. 물론 의식적으로 글쓰기 훈련하고 퇴고라는 피드백을 통해 조금씩 처음 쓰는 초고부터 글이 조금씩 나아집니다.


2024년에 출간한 <습관은 시스템이다>부터였습니다. AI의 도움을 받아 아이디어를 연구했습니다. 15가지 P턴 습관 챌린지로 구성된 책인데요. 제가 생각하는 P로 시작하는 영어 단어들을 주욱 나열했습니다. 15개 정도 목차를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헬스장 오고 가면서 P자를 무진장 찾았습니다. Program, Planner, Paper, Project, Partnership, Pump, Pause, Play, Personal habbit, Postponement, Pin, Progress, Persona, Position, Peace, Perfect, Practice... 책을 기획하면서 챗 GPT의 도움을 받아 혹시 빠진 건 없을지 더 좋은 P로 시작하는 단어가 없는지 찾아봤어요. 그렇게 <습관은 시스템이다>를 통해 힘들수록 돌아가는 P턴 습관 챌린지가 나왔습니다.


글쓰기에 관한 전자책을 4월에 완성했습니다. 전자책을 쓸 때는 처음부터 AI의 도움을 받아서 정리를 해봤습니다. 2023년에 3월 AI, 파파고가 쓴 책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을 서점에서 발견한 적 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니 AI에게 질문하고 답을 AI가 답변을 제시한 내용이었는데요. AI가 답변을 주는 거니까 굳이 책을 볼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2년 이 흘렀습니다. AI가 많이 업그레이드되었죠. 전자책 제목과 목차, 기획을 AI와 함께 합니다. 물론 처음 나온 답변을 그대로 쓰면 2023년에 나온 책과 다를 바 없지요. 저의 아이디어, 경험을 제시하고, 캐릭터를 부여하고, 그중에서 제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반짝거리는 키워드를 발견합니다. 목차도 제가 생각해 본 것대로 수정해 보고요. 그렇게 해서 8개 장, 7개 꼭지씩 56편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AI가 써준 초고에 제가 직장에서 경험했던 사례들을 입히고, 글쓰기 수업에서 다루고 있는 저만의 노하우들로 대체했습니다. 탈고하고 보니, 전자책으로만 출판하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종이책으로 출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죠. 그래서 출판사 몇 곳에 투고를 진행해 둔 상태입니다. 제가 AI와 협업으로 쓴 책이 얼마나 출판사의 평가를 통과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 보기 위함입니다. 기존에 출간한 종이책 분량에 못 미쳐서 살짝 아쉽긴 하지만, 계약이 진행되면 분량 늘리는 것도 수월하게 가능합니다.

일단 다음 주까지 출판사 한 곳에서 검토 후 답변을 주기로 했는데, 기다려보는 중이고요. 기존에 무분별하게 투고했었다면, 이번에는 전략적으로 제가 읽은 책 중에서 글쓰기와 관련된 출판사에만 투고를 진행했어요. 더 이상 연락이 없으면, 바로 전자책으로 출판 후에 POD로 제작해 볼까 해요.


공저 2기 출판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도 AI와 주고받은 대화가 있습니다. 초고는 10명의 작가들이 씁니다. 소제목도 작가들이 만들어 냅니다. 그 목차들과 기획 의도를 제시하고 처음에 사람이 정한 가제와 부제를 제시해 주었습니다. 비슷한 콘셉트로, 검색도 잘 되고, CTA(call to action)으로 이어질 수 있고, 서점에서 사람들이 책 제목만 보고 '어머, 이거 내 이야기인데?'라는 생각이 들만한 제목을 제안받았습니다. 수십 번 인간의 피드백을 거쳐 얻었습니다. 어제 만들어진 제목과 부제를 보니, 인간인 저도 '멋진 데?'라는 생각이 드는 키워드가 나왔습니다. 출판사에 의견을 전달했는데요. 출판사도 마음에 들었는지 흔쾌히 그 키워드를 활용해 새로운 제목을 제안해 주셨더라고요. 공저 작가들도 새로운 제목과 부제, 카피문구를 마음에 들어합니다.


어제 <듀얼 브레인> 이선 몰릭의 책을 읽었는데요. 이제 출판 시장에서도 AI를 활용해서 작가들이 더 똑똑해질 수 있다는 내용에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전자계산기가 나왔다고 인간이 계산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더 고차원적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이 생겼습니다. AI출시로 작가들은 내 무의식에 있는 아이디어를 밖으로 꺼낼 수 있어요. 브레인스토밍도 혼자 할 수 있고요. 대신 그렇게 나온 아이디어를 인간 작가가 선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이 믿는 것과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글인지 판단할 수 있는 전문성을 키워야 하죠. 그건 바로 양질의 책을 읽으면서 전문성을 키워야 하고요. AI의 초안을 먼저 제시받기보다는 작가의 경험과 지식을 AI에게 제공함으로써 창조성을 더 확장시켜 나갈 필요가 있죠.


이제 글을 혼자 쓰는 시대가 끝났습니다. AI를 어떻게 활용 하느냐에 따른 작가의 창의성과 기획에 대한 태도에 달렸습니다. 인공지능(AI)을 좀 열심히 썼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양질의 책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말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인공지능이 내놓은 답변에 작가의 경험, 기획, 질문이 들어간 글이라면,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다는 주장입니다. 오스틴 클레온의 <훔쳐라 아티스트처럼>에 따르면 하나에서 훔치면 모방이죠. 대신 여러 작품에서 가져와 작가의 아이디어로 융합한 작품은 아티스트라고 했습니다.

1858년 다윈은 앨프리드 러셀 윌리스라는 아마추어 박물학자로부터 편지 한통을 받습니다. 20년 넘게 공들여 온 다윈 이론과 너무나 똑같은 논리로 써내려간 20페이지 논문 한편. '아...' 비통했을 겁니다. 논문을 누가 먼저 발표하다니. 과학도의 심정이 이해갑니다. 하지만, 다윈은 1844년에 쓴 자신의 글과 1857년 동료 후커에게 쓴 편지 일부, 윌리스의 논문을 융합해 공동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그게 바로 찰스 다윈의『종의 기원』입니다. 『종의 기원』의 저작권은 누구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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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사람은 두 가지에서 조화를 이룬다. 기질과 재능." -『사람을 얻는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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