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003 하수는 모든 것을 드러낸다
“후기 써야지…” 하다가 결국 잊어버린 적 있나요? 오늘은 그 ‘후기’가 어떤 힘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쓰면 좋을지 나눠볼게요.
강의 또는 수업을 듣거나, 모임에 참여하면 의무적으로나 또는 자발적으로 후기를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첫 수업 후기를 네이버 카페에 올리려고 하니 무엇부터 써야 할지 막막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다섯 줄 적는 게 그렇게 힘이 들던지... 처음이라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수업을 들으면서 이제는 어떤 후기라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노하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거예요.
일단, 모임 후기는 '느낀 점'을 중심으로, 강사의 '구체적인 장면'을 담으면 강사 또는 주관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모임에서 나눈 대화, 분위기, 깨달음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거든요. 남는 건 '후기'밖에 없습니다. 글로 남기면 들은 사람의 뇌에 복습효과로 기억에 남고, 한 번도 용기 내지 못한 다른 사람에게도 ‘나도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만들 수 있습니다. 유익한 강의지만 낯섦과 두려움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사실 후기를 SNS 쓰는 것도 용기이긴 합니다. 내가 이런 것들을 배우고 있다고 드러내는 과정이다 보니까 그걸 꺼리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모든 배움을 Write, Share, Enjoy! 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사람들은 '스토리', 즉 이야기에 끌립니다. 강의 내용을 그대로 남기면 강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료 특강이라 할지라도 애써 만든 강의 노트를 주변 사람들에게 공유한다고 그대로 SNS에 전체 공개하면, 시간을 내어 참여하신 분들과 그냥 SNS후기로 보는 것과 차별화가 되지 않으니까요. 모임 후기는 강의해 준 사람, 모임을 주관한 사람, 참여한 나 자신, 같이 참석한 다른 사람, 참여하지 못한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됩니다. 강사에게는 신뢰와 브랜딩, 피드백과 개선 기회, 재참여와 추천 효과가 생기고요, 참여자에게는 기억 정리와 감정 정돈, 후기를 통해 '수강자'가 아닌 '함께 강의를 만들어 가는 사람'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모임의 일원이 되고, 작은 글쓰기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후기부터 글쓰기가 시작되었거든요!
다음 참여자들에게는 참여 전 기대와 안심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어떤 분위기일지, 초보도 괜찮을지, 예비 참여자들에게 실 후기가 용기를 내게 해주거든요. 실제 경험해 본 사람들의 생생한 후기가 신뢰를 형성하게도 해줍니다.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있는 거니까요. 다음 참여자들에게 '나도 해보고 싶다!'라는 행동을 끌어내면, 후기를 쓴 사람도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인플루언서가 되는 셈입니다.
그럼 모임 후기는 어떻게 쓰면 좋을까요?
첫째, 인상 깊었던 한 장면을 포착하세요. 모임 전체를 다 쓸 필요 없어요. 그래서 막막했던 거예요.
예를 들어, 초면으로 만났던 사람들이 모임이 끝나자마자 모여서 서로 SNS를 공유했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어떤 분위기였을지 상상이 되겠지요?
둘째, 장소 분위기나 모임 분위기를 살펴보세요.
예를 들어, 밝은 조명아래, 모니터가 가운데 있고, 책상은 'ㄷ'자 형태로 놓여 있었다. 단독공간이라 조용했다. 발표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가자마다 독서모임 디파짓요금을 돌려받았다. 내 돈이지만 돈을 받는 것처럼 느껴졌다. 독자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몰입할 수 있습니다.
셋째, 나만의 문장으로 마무리해 봅니다.
'오늘 이 시간을 한 문장으로 남긴다면?' 감상과 다짐, 여운 등 어떤 형태도 괜찮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 모임에도 꼭 참석하고 싶어요."라거나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은가 떠올려볼 수도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모임에 참여한 목적, 나는 무엇을 배우러 간 것인가 질문하고, 모임 전후 달라진 생각을 후기에 적어도 좋아요. 그리고 후기에도 '나만의 제목'을 붙여봅니다. 핵심 키워드 3개를 선정해서 질문과 연결해서 문장을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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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후기 용 샘플
<나눈 것보다, 챙긴 게 더 많았던 북위키 독서모임>
※ 언제, 어디서
2025년 5월 3일 토요일 오후 2시, 송파의 방이동 공간에서 북위키 독서모임을 열었어요.
※누구와 함께
직장인, 작가, 주부, 대학생, 처음 오신 분까지 다양한 분들이 모였어요. 낯선 얼굴이었지만, 책이 우리를 연결해 주었답니다.
※ 기억에 남는 순간
입장하자마자 돈을 만원 주시는 거예요. 실은 저희가 노쇼방지를 위해 미리 지불한 건데, 가자마자 봉투 주셔서 돈 버는 느낌이었어요. 번호가 적혀 있어서, 번호로 발표자를 지목하는 것도 긴장감이 있었어요.
뉴질랜드에서 한국에 온 지 두 달 된 한 참여자가 “너무 놀랐어요. 다들 발표를 너무 잘하세요. 책을 읽어서 그런 건가요? 한국 사람들 원래 다 이러나요?” 말했을 때, 다들 얼굴이 화사해졌어요. 그분도 발표를 조리 있게 또박또박 천천히 말씀하셨거든요. 조용히 웃었죠. 그 말이 기억에 남아요.
※ 오늘의 한 문장
"자는 사람은 깨울 수 있지만, 잠든 척하는 사람은 깨울 수 없다."
※ 나의 감상
책 한 권이 연결고리가 되어, 네 권의 책이 서로 공통적인 내용을 전한다 걸 다시 느낀 날이에요. 다음 모임도 꼭 참석하고 싶어 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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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톡 메시지 샘플
북위키 모임 후기 공유드려요!
※ 날짜/장소: 5/3(토), 송파 방이동 공간
※ 분위기: 밝고 조용한 공간에서 에너지 넘친 사람들과 함께
※ 기억에 남는 점은 “20년 후 미래의 나”에 대해 이야기였어요.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인생의 목표를 세워봐야겠다 생각했어요. 책 보다 사람이 더 좋았던 하루였고, 다양한 사람들 모인 덕분에 신선한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다음에도 참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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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는 그 순간의 내가 나에게 쓰는 기록이자, 타인에게도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강의 내용을 전부 드러내지 말고, 인상 깊었던 5분 동안의 한 장면만 묘사해 보시길 바랍니다.
후기를 잘 쓰다 보면, 강사와 참여자들과 내적 친밀도가 생기고, 신뢰를 쌓아가다 보면, 다른 곳에 공유되기도 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일할 때 전부를 드러내지 말라." -『사람을 얻는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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