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는 용기’도 글쓰기입니다

395『사람을 얻는 지혜』030 현명한 사람은 평판을 나쁘게 하는 일에

by 와이작가 이윤정

제주도로 대학교 4학년 졸업여행을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친구를 만나 함께 공항으로 이동중이었다. 지하철에 나란히 앉아 갔다. 친구가 쉼도 없이 계속 자기 이야기를 한다. 잠시도 쉴 틈없이 말을 하는 친구가 대단해 보일 정도였다. 정말 궁금했다. 갑자기 머릿 속에 떠오른 생각을 궁금해하며 철없이 물었다. 주어담을 수 없었다. 친구가 갑자기 말을 중단했다. 싸늘해졌다. 서먹서먹해졌다. 좋지 않은 말을 내뱉으면 되돌릴 수 없다. 철없이 굴었던 내 행동으로 4년 내내 함께 했던 친구와의 관계가 끝나고 말았다. 내게도, 그녀에게도 상처로 남았다. 필터 없이 말을 내뱉으면 안 된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그 후로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는 말을 입밖으로 내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다.


"네네~~ 그럴 수 있다 생각합시다. 다 경험이다 싶어요~~~."


단톡방에 장문의 글을 남겨도 되겠냐며, 1대 1 장문의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꼼꼼히 읽었다. 이 글을 읽을 사람들을 생각했다. 속상한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글은 말보다 더 깊이 박히는 칼이 되기도 한다. 보이지 않으니, 상상력이 덧입혀지기 쉽다. 마음 상태에 따라 글 해석도 달라진다. 생각보다 말하거나 쓴 사람의 의도보다, 듣거나 읽는 사람의 감정이 더 많은 것을 결정한다. 공유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시절 내가 했던 행동이 떠올라서다. 속상한 마음을 글에 담아 전달할 때는,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기분이 드는 지 역지사지 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는 관계라면 더더욱 그렇다.


말보다 글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보이지 않는 상상력을 발휘한다. 더 기분 나빠질 때도 있고, 더 기분이 좋아질 때도 있다. 글로 전달하는 경우 생기는 영향은 마주하고 이야기 할 때와 차원이 다르다. 말하는 이의 의도와 상관없이 듣는 이들의 마음 상태에 따라 다르게 들리기 때문이다.


가족과 배우자에게도 상처를 주며 말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가까운 존재여서 편하게 말을 한다면, 오히려 더 깊은 상처가 될 수 있다. 평판을 나쁘게 하는 말은 가급적 하지 말아라. 대나무 숲에 가서도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뒤에서 말 나올 일엔 초대받아도 정중히 거절한다. 누군가를 폄하하는 말에 침묵하거나 자리를 피한다. 논란이 될 만한 콘텐츠는 아무리 '핫'해도 공유하지 않는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팀장 뒷담화가 도는 점심 자리, 그냥 같이 웃었을 뿐인데 괜한 낙인이 찍힐 수 있다.


특히 글 쓰는 작가라면 더 조심해야 한다. 당신이 쓴 글은 기록으로 영원히 남기 때문이다. 글쓰기 수업시간에 아직 초보작가이기에 절대 쓰지 말아야 할 주제가 있다며 배운 기억이 떠오른다. 바로 '정치', '시어머니와 며느리', '자녀 교육'에 관한 주제다. 정답이 없고, 쉽게 논쟁이 일어나며,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는 주제들이다. 피하는 지혜, 쓰지 않는 용기의 원칙을 지킨다. 나까지 굳이 쓸 필요가 없다.


책에 관한 후기를 써야하거나, 맛집 후기를 쓰거나, 물건에 대한 후기도 마찬가지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면, 굳이 후기조차 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쓰지 않는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말처럼 "평판이 나빠질 일에는 가담하지 말라." 이건 단지 도덕적 선택이 아니라 현명한 생존 전략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과의 관게에서 말보다, 글보다 먼저 지켜야 할 것은 관계다. 평판을 쌓아가는 방식이란, 결국 나를 보호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화가 난다'라는 말 대신 '약이 조금 오르는 걸.'이라고 표현하면 좋다고 말한 토니 로빈스의 책이 떠오른다. 말을 하든, 글을 쓸 때든 완곡한 표현으로 바꿔 보면 어떨까?


토니 로빈스의 책 한 구절이 떠오른다. ‘화가 난다’는 말을 ‘약이 조금 오르네’로 바꿔보라고. 나도 연습 중이다. 말을 하든, 글을 쓰든 조금 더 부드럽고 따뜻한 표현으로 바꾸는 걸로.


예를 들면,

“그렇게밖에 못 해?” 대신 “여기서 조금만 더 다듬으면 더 좋아질 것 같아!”

“왜 아직도 안 했어?” 대신 “혹시 도움 필요해? 같이 할까?”

“그건 좀 아니지.” 대신 “내 생각으로는 이런 방향도 좋을 것 같은데, 너 생각은 어때?”


관계를 지키는 진짜 지혜란, 하지 않는 말에 있다.


"평판이 나빠질 일에는 가담하지 말라."-『사람을 얻는 지혜』030 현명한 사람은 평판을 나쁘게 하는 일에 참여하지 않는다.


말그릇, 대화의 기술, 불편하지 않은 대화법

32464661579.20240404071105.jpg
54417375861.20250429093225.jpg
51093402625.20241030094836.jpg

write, share, enjoy!

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2900일+ 꾸준한 독서, 365독 글쓰기 노하우

책 한 권으로 삶을 바꾸는 실천 꿀팁

6월 책쓰기 수업, 독서모임 더 알아보기

https://litt.ly/ywritingcoach

#글쓰기 #쓰지말아야할것 #말조심 #말그릇

매거진의 이전글출판사와 작가 사이, 정직한 코치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