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절제의 성공학, 맛있게 즐기는 독서 모임의 기술

책과 음식, 그리고 예술이 있는 건강한 독서모임

by 와이작가 이윤정

연재 브런치북 『괜찮은 독서모임』발행글입니다. (이전 글) I 이 책 어때요? 독서모임 책 선정의 모든 것

J 절제의 성공학: 맛있게 즐기는 모임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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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티켓, 7년째 이어가는 독서모임의 비밀

2019년, 네 명이 모여 '골든티켓'이라는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약속한 원칙이 있었다. "부담 없이, 느리고 우아하고 편안하게."

회의실이나 스터디룸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다. 대신 맛집과 카페에서 만나 식사하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에는 북카페나 멋진 맛집을 찾아다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멤버들의 동네 밥집, 때로는 집에서 모이는 날도 생겼다. 좋은 독서모임이란 결국 '편안하게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이라는 걸 알게 됐다.


속도를 늦추니 보이는 것들

책 선정에도 변화가 있었다. 한때는 자기계발이나 재테크 책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속도를 늦추고 깊이 읽는 책을 고르게 됐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두 달에 걸쳐 읽었다. 한 멤버의 남편이 제일 좋아한다는 책이었다. "얼마나 좋은지 한 번 읽어보자"며 벽돌책에 도전했다. 우주와 인류의 거대한 흐름, 칼 세이건의 문학적 감성까지 배울 수 있었다.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를 통해서는 현재에 머무는 힘을 배웠다. 거대한 우주와 지금 이 순간의 내면을 번갈아 바라보는 시간이 모임의 속도와 방향을 바꿔놓았다.


다시 오고 싶은 맛집처럼

맛집이라고 소문이 나도 내 입맛과 맞지 않으면 두 번 다시 찾지 않는다. 독서모임도 마찬가지다. 처음 경험한 모임에서 기대와 다른 분위기를 느끼면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줄어든다. 우리는 모임을 ‘다시 오고 싶은 맛집’처럼 이어갔다. 늘 신선한 재료와 적정한 양념으로, 오래 즐길 수 있는 미슐랭 맛집 같은 모임 말이다.




오래가는 골든티켓 독서모임의 세 가지 원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속도를 느긋하게 운영한다.
빨리, 많이 읽는 것보다 각자의 삶 속에서 책을 어떻게 경험하고 적용했는지를 나누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겼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내일의 가능성』,『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 『안나 카레니나 1,2,3』, 『절제의 성공학』,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등은 불안한 미래에 대한 조급함과 두려움을 지금, 현재 이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느린 독서 덕분에 증조할아버지 이야기, 외할머니 이야기, 남편들 이야기, 자녀들 이야기까지 7년째 이어가다 보니 모임의 대화 수준은 더 깊어진다. 종종 배우자와 자녀들까지 만난 일도 있다 보니, 독서모임의 속도는 더 느리게 이어진다.


둘째, 편안한 공간에서 만난다.
딱딱한 회의공간이나 스터디룸 대신 가고 싶었던 식당이나 카페에서 독서모임을 진행했었다. 식사하며 자연스럽게 일상 이야기를 나누고, 디저트와 커피를 곁들이며 책 이야기가 오간다. 때로는 큰맘 먹고 워커힐 파빌리온 애프터눈 티 세트를 먹으며 여유를 부려보기도 했고, 강남 아난티 앳 강남 배케트에서 브런치를 맛보기도 하고, 페어몬트 호텔 마리포사에서 런치를 먹는 호사를 부려보기도 했다(회비를 모아두었기에 가능했다). 가족들과 가기엔 전체 비용을 생각하면 부담스러운 곳들도 내 몫만 내니 부담이 적다. 이렇게 만나니 매번 기대된다.


2~3년 전 부터는 멤버들 집이나 동네 밥집에서 모이는 횟수가 늘었다. 서로의 생활 속으로 들어간 것 같다. 현지인이 된 것처럼 말이다. 지금은 모두 북적이는 곳보다 조용한 동네 밥집을 선호하게 되었다.


셋째, 책 휴가 주간을 만든다.
책 대신 전시회나 공연을 함께 보거나, 공원 산책을 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한 달에 한 번, 혹은 분기에 한 번 정도 ‘특식’ 같은 시간을 가지면 모임이 더 신선해진다. 산책 중이나 이동 중에 나누는 대화에서도 책의 문장과 연결되는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https://blog.naver.com/hlhome7/222510124296 덕수궁 미술관 나들이

https://blog.naver.com/ywritingcoach/223584381205 인사동 팝아트 전시 관람


비워야 채울 수 있다

『절제의 성공학』처럼 비워야 채울 수 있다. 독서모임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많이 읽었나’보다 ‘얼마나 즐겁게 나눴나’에 집중하면 모임이 오래간다.

한 끼 맛있는 음식과 한 권의 책이면 충분하다. 책 보다 사람들의 진짜 경험과 감정이 모임의 가치를 완성시킨다. 책에 다 쓰지 않았을 뿐, 모든 사람의 경험은 책의 글감이기 때문이다.


기대되는 독서모임

맛집에서의 한 끼처럼, 독서모임도 ‘다시 오고 싶은 자리’로 만들어 간다. 책 읽으며 우주만큼 넓은 이야기로 나아갈 때도 있고, 지금 이 순간의 삶의 호흡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유연한 모임을 이어가는 사이, 독서모임 멤버들끼리 서로의 삶에 조금씩 물들어간다.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늘 아쉽다. 독서모임에 다녀오면, 나의 경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구나라는 깨달음도 있다. 이런 순간이 쌓여갈 때, 다시 다음 독서모임 날을 기다리게 된다.


혹시 책 읽고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독서모임 한 번 참여해 보면 좋겠다. 그 처음이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맛있는 시간이 될지도 모르니까.



다음 연재 [ K 고민 있을 때 더 필요한 독서모임]은 8월 14일에 연재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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