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더를 위한 관점 확장 가이드
연재 브런치북 『괜찮은 독서모임』발행글입니다. (이전 글) J절제의 성공학: 맛있게 즐기는 모임의 기술
K 관점이 넓어지는 독서모임
독서모임의 진짜 매력은 '다양성'에 있다. 같은 책을 읽어도 참여자의 배경, 경험, 관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는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도 다른 독서모임에 참여자로 참석할 때가 있다. 내가 놓치고 있는 관점을 발견하기 위해서.
2021년부터 운영해온 온라인 채팅방 북위키 독서 모임은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책 이상의 가치를 가져가기 위해 모였다. 온라인을 통해 연결된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한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난 사람도 있고,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있다. 나이, 직업, 지역, 관심사가 모두 다르다.
2024년 출판사에서 독서모임 지원 이벤트를 한 적이 있다. 언더라인 출판사 박솔미 작가의 <우리도 글 잘 쓸 수 있습니다>, 황소북스 출판사 이기주 작가의 <보편의 단어>에 지원서를 넣었다. 운 좋게 북위키 독서클럽이 선정되었다. 독서모임을 하려면 사실 책을 먼저 읽고 모이는 게 보통의 독서모임이다.
출판사가 우리 집으로 책을 한번에 5권을 보내 주었다. 참여자들에게 책을 한 권씩 포장해 택배를 보내려면 택배비가 추가로 들어가게 된다.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서 책을 건네기로 했다.
그럼 책은 어떻게 읽고, 독서모임을 할수 있을까 고민이 생겼다. 다른 방식의 독서모임을 진행해 보기로 했다. 모든 사람들이 현장에서 책을 읽으면 되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현장에서 만나서 책을 건네고, 바로 책을 읽고, 즉흥적인 독서모임을 진행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싶지만, 독서가 부담이 되어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서울 송파구에 살고 있다보니 독서모임 지역을 송파구 잠실로 정했다. 이전에 언급한데로 스터디룸이 아니라 석촌호수가 보이는 카페에서 모였다. 온라인에 공지를 하고 신청자를 기다렸다. 책이 5권이라 일단 신청인원을 5명 이내로 정했다.
드디어 모였다. 처음 보는 사이라 어색했지만, 책이라는 소재가 있으니 공감하게 되었고, 직장과 SNS라는 공통점으로 서먹했던 관계는 금방 자연스럽게 녹았다. 간단히 자기 소개부터 하고, 책을 나눠 주었다. 그리고 <우리도 글 잘 쓸 수 있습니다> 독서모임 진행 방법을 공유했다. 진행 방식은 간단하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책 선정 배경 설명
각자 마음에 드는 챕터 3개 선택
15분간 개별 독서
인상 깊은 문장 하나씩 공유
귀가 후 완독하면, SNS에 서평남기기
"이 책은 독서모임 지원으로 받은 책이에요. 저자님은 Apple, LG전자 글로벌 총괄팀 카피라이터로 근무했다고 해요. 글쓰기에 관한 책인데, 서점에서 본 적 있거든요. 줌에서 온라인 저자 특강을 들어보니 책 같이 읽어 보면 좋을 것 같았어요. 다른 베스트셀러 작가들 추천사도 있어서 괜찮아보였거든요." 이 책을 선정한 이유와 취지를 소개했다.
"책 목차 중에서, 마음에 드는 챕터를 3개 골라 보세요. 그 챕터를 지금 각자 읽을 거에요. 그 다음에 인상깊은 문장 하나씩 골라서 잠시 후에 이야기 나누려고 해요."
4*6판 책이라 크기가 작아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15분 정도 각자 읽기 시작했다. 해당 챕터를 고른 이유와 기억나는 문장들을 소개했다. 각자의 경험까지 덧붙이니 이야기가 풍성해졌다. 다행히 겹치는 챕터가 없었다. 책을 읽지 않고 모였지만 책 한 권 엑기스만 뽑아 읽는 듯 했다. 한 문장에 대해 각자 경험을 주고 받았더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시계도 보니, 독서모임 시작한 지 거의 세 시간이 지났다.
또 다른 독서 모임 <보편의 단어> 팀에는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 차를 타고 운전하는 사람, 자기 사업을 하는 참여자가 모였다. 각자 그들의 고민이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고민이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SNS 하는 방법도 교환했고, 시간관리 방법, 독서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 챕터씩 읽고 이야기 나눈 후 헤어졌으니, 각자 집으로 돌아가면 나머지 부분을 마저 읽으면 된다. SNS에 서평을 공유하는 걸로 독서모임 이벤트를 마무리 하는 걸로 소개했다. 모두 약속을 지켜주었다. 각자 읽은 책에 대한 리뷰를 SNS 인증 후기로 남긴 후 북위키 오픈 채팅방에 공유했다. 독서 모임에 지원받았기에 SNS 후기를 모아 책을 보내주신 출판사에 후기를 모아 공유하면서 이벤트를 마무리했다.
작가들이 모이는 '천무'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이 모임에서는 독서모임 참여자다. 성격이 다른 독서모임에 발을 담그면, 같은 책이라도 새로운 관점을 접한다. 이 모임에서는 한 챕터라도 읽고 참여하고, 첫 번째 참여한는 독서모임만 책을 읽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참관권이 주어진다.
독서모임을 누가 진행하느냐에 따라, 누가 참여하느냐에 따라 연령대, 직업군, 질문의 각도, 해석의 깊이, 밑줄 긋는 구절이 다르다. 그 차이를 몸으로 느끼면, 직접 운영하는 독서모임에서도 다양한 관점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당연하게 여기던 규칙이 불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기도 하고, 놓쳤던 배려를 다시 발견하기도 한다.
한 번은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가 선정되었다. 리더로 참여하는 '평단지기 독서클럽'과 공동 리더인 '골든티켓 독서모임'에서는 경제경영서의 실용서로 경험을 나누었다. '천무' 독서 모임에서는 글의 구조와 작가가 전하는 문장 구조를 기반으로 토론했다.
리더이자 참여자로 다양한 독서모임을 경험할 때, 독서모임 운영 방식에 '메타인지'가 생긴다. 즉, 내가 모임을 어떻게 이끌고 있는지, 무엇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도 생긴다. 세상을 바라보는 틀을 바꾸면 같은 현실도 다르게 보인다. 독서모임에는 변하지 않는 원칙도 있다. 독서모임은 그 틀을 바꿀 수 있는 기회다. 다른 관점에서 나온 질문 하나가, 나를 전혀 새로운 길로 이끌어 준다. 독서모임을 통한 변화는 책 속 문장에서만이 아니라, 사람 속 이야기에서 생긴다.
다양한 독서모임을 경험해보니, 독서모임 운영에는 '메타인지'(자신의 사고 과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가 필요했다. 내가 모임을 어떻게 이끌고 있는지, 무엇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일이다.
독서모임 운영 역량 향상을 위한 다섯 가지 실천방법을 정리해보았다.
첫째, 한 달에 한 번은 다른 독서모임에 '참여자'가 되어본다. 리더 역할에만 익숙해지면 시야가 좁아진다. 다른 모임의 운영 방식을 경험하면서 배울 건 배우고, 개선할 점을 찾을 수 있다.
둘째, 같은 책을 다른 모임에서 읽어본다. 참여자와 모임 성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한 권을 N번 읽는 효과를 얻으면서 놓쳤던 관점을 새로 배울 수 있다.
셋째, 발제 없이 자유 대화로 진행해본다. 발제문을 정하면 리더가 모임의 주제를 미리 정하게 된다. 각자 자신만의 관점으로 이야기하다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경험담이 나올 수 있다.
넷째, 평소 선호하지 않는 장르의 책을 의도적으로 선정한다. 편식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반복적으로 비슷한 책만 읽으면 사고가 경직될 수 있다. 다른 관점의 책을 통해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섯째, 모임 후 새롭게 얻은 관점과 아이디어를 기록한다. 기록하지 않으면 남는 게 없다. 정리하는 과정에서 메타인지가 확장되고, 다음 모임 운영에 활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게 된다.
혼자 읽어도 되는 책이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독서모임을 하다 보면 지식과 사고가 확장된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탁월한 시선을 통해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다. 독서모임의 변화는 책 속 문장에서만 생기는 게 아니다. 타인의 이야기에서도 생긴다. 다른 관점에서 나온 질문 하나가 당신을 전혀 새로운 길로 이끌어줄지 모르니까.
다음 연재 [ L 레벨업을 부르는 독서모임]은 8월 16일에 연재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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