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읽는 법, 벽돌책 독서의 효과
연재 브런치북 『괜찮은 독서모임』발행글입니다. (이전 글) K 관점이 넒어지는 독서모임
L. 레벨업을 부르는 독서모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을 좋아한다. 이 책은 부동산, 주식 실전 투자자이자 <부의 본능>, <부의 인문학>을 쓴 우석님의 책과, 철학과 예술에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찾는 일본의 전략가 야마구치 슈의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게가 되는가>, 억만장자 투자자겸 피셔 인베스트먼트 설립자인 켄 피셔의 <역발상 주식투자> 등 다양한 책에 소개된 책이다.
우연히 '리디'에서 전자책으로 골랐던 책이기도 하다. 하루 한 챕터씩 읽어야지 하고 시작했는데, 40일 꼬박 걸린 책이다. 보통 일반적인 책 두께는 250~300쪽 내외라 3주 정도면 책을 완독 하는 편이다. 3주가 지나도 끝나지 않았다. 그제야 이 책의 두께를 실감한 책이었다. 온라인 서점에서 페이지를 보니 722쪽이다. 독서를 처음 시작한 단계다 보니, 목차도 제대로 보지 않고 덜렁 책을 처음부터 읽었다. 두께와 달리 책 속에는 다양한 경제와 사람의 심리에 관한 내용이 어우러져 있었고, 다양한 연구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완독 했다.
두꺼운 벽돌책을 읽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게 아니라, 애초부터 벽돌책인 줄 모르고 읽었던 책이 바로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의 관한 생각>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난 처음 소감은 바로 '와, 내가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읽었다고!'라는 뿌듯한 감정이었다. 책 내용은 매일 한 챕터씩 읽고 한 문장을 고른 후 블로그에 그날의 생각을 기록해 두었기 때문에 다시 찾아보면, 그날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뿌듯함이 컸지만, 이 책을 읽은 후부터는 다른 책을 볼 때 대니얼 카너먼이라는 인물과 <생각에 관한 생각>의 시스템 1과 시스템 2 사고방식에 대한 인용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마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내용이었지만, 이렇게 사전 지식을 습득한 상태에서 다른 책을 읽게 되니 전과 달리 레벨업이 된 느낌도 들었다.
한 번의 경험 이후, 두꺼운 벽돌책 읽는 것도 하루 10분씩 읽으면 된다는 기준이 세워졌다. 두꺼운 벽돌책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독서력을 길렀다. 레이달리오의 <원칙>, 824쪽의 네이트 실버의 <신호와 소음> 등 어려운 경제서적도 조금씩 나눠 읽으면 소화할 수 있는 소화력도 생겨났다.
https://blog.naver.com/hlhome7/223084130894
두꺼운 벽돌책이라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럴 땐 독서모임에서 벽돌책을 선정해 함께 읽으면 완독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생각에 관한 생각>의 경우 행동경제학의 바이블처럼 느껴졌다. 골든티켓 독서모임과 평단지기 독서클럽 참여자들과 함께 읽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벽돌책 독서모임을 실시하기도 했다.
참여한 사람들도 처음에는 이렇게 두꺼운 책을 어떻게 읽느냐며 겁부터 먹었지만, 두 달 동안 쪼개어 나눠 읽으면 읽을 수 있을 거라며 안심시켜 주었다. 골든티켓 독서모임에서는 이 책과 더불어 레이달리오의 <원칙>,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안나 카레니나 1,2,3 권을 읽을 정도로 독서력이 길러졌다.
https://blog.naver.com/ywritingcoach/223762805421
평단지기 독서클럽에서는 <생각에 관한 생각>을 하루 10분씩 읽고, 기록하며 이야기 나눈 시간을 가졌었다. 이후 1년 단위 독서모임 커리큘럼을 계획할 때, 벽돌책 완독의 경험도 함께 공유하기로 했다. 3년 전부터 평단지기 독서클럽에서는 벽돌책을 2달 과정으로 포함시켜 두었다. 2023년에는 김주환 교수의 <내면소통>, 2024년에는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 2025년에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으며 지적 수준을 높여나갈 수 있었다.
https://blog.naver.com/hlhome7/222517193975
https://blog.naver.com/hlhome7/223141246467
벽돌책을 읽고 나면 혜택이 몇 가지 주어진다.
첫째, 다양한 책에서 주로 벽돌책을 인용하는 사례가 많아 사고력이 확장된다. 벽돌책은 아무래도 분량이 많다 보니, 주장하고, 사례 경험위주로 부연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저자들이 그렇게 책에서 인용하고 싶은 실험이나 연구 결과를 참조로 하여 책을 쓰곤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둘째, 책을 읽을 때 넓고 깊은 지식이 쌓인다. 두꺼운 만큼 내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얇은 책에는 담기 어려운 실험과 연구결과, 사례들이 많이 들어 있어서 깊이 있는 통찰력을 기를 수 있었다. 메타인지까지 가능하다.
셋째, 습관과 인내의 증거가 된다. 단기간에 끝나는 일이 아니기에 매일 조금씩 꾸준히 읽어야 완독 할 수 있다. 완독 자체가 "나는 꾸준히 독서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기 증명이 되는 셈이다.
넷 재, 벽돌책 한 권 읽고 나면 또 다른 벽돌책에 손이 가게 된다. 한 권 읽기가 어렵지, 두 번부터는 경험에서 자신감이 생긴다.
다섯째, 자존감과 성취감이 생긴다. 벽돌책 한 권의 효과는 컸다. 다른 도전들도 견뎌낼 힘이 있다는 믿음도 생기다 보니, 작은 책 몇 권 읽는 것과 비교할 때 분량은 비슷한 데 성취감이 남다르다.
벽돌책을 읽는 구체적인 실천팁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처음부터 하루 분량을 정한다. 하루 10분이라는 시간을 정해도 좋다. 책의 페이지를 포스트잇으로 처음부터 하루 읽을 분량으로 쪼개본다.
둘째, 밑줄과 메모는 바로바로 한다. 책이 두꺼워서 나중에 다 읽고 정리해야지 하면 벅차다. 오늘 읽은 분량에서 핵심 문장을 한 문장 고른다. 한 가지만 골라도 충분하다. 두꺼운 책이다. 매일 하나만 골라도 다 읽고 나면 수십 개가 되기 때문이다. 메모한 걸 블로그나 엑셀파일 등에 바로바로 모아두어도 좋다.
셋째, 병렬 독서한다. 두꺼운 책이라 오래 읽다 보면 지겨울 수 있다. 이럴 땐 가벼운 책 한 권을 병렬로 읽으면 메타인지가 생길 뿐 아니라, 권수에 대한 균형도 잡을 수 있다.
https://blog.naver.com/ywritingcoach/223525687320
이런 벽돌책을 읽고 나면 당신의 독서 레벨이 올라가게 된다. 어떤 책도 자신감 있게 도전할 가능성이 생긴다.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고 나누는 경우라면, 기억이 안 날 가능성이 있다. 모임 참여 전에 매일 남겨둔 기록을 한 번 훑고 나가면 도움된다. 그중에서 세 문장만 골라 공유하고 나누는 과정으로 운용하면 된다. 여러 사람들이 모이면 세 문장만 골라도 풍성한 독서모임이 진행된다. 벽돌책이라 모든 걸 기억할 수 없다. 20%만 챙기고, 독서모임에서 나머지 80%를 채울 수 있다. 팁을 하나 덧붙이자면, 벽돌책의 경우 완독 후, 오디오북으로 다시 들어보면 좋다. 종이책으로 읽을 때 놓친 부분이 귀로 들리는 신비로운 현상을 마주하게 된다. 당신의 독서와 독서모임 모두 레벨업 할 수 있다.
다음 연재 [ M 모임이 자산이 되는 순간 ]은 8월 21일에 연재예정입니다.
책으로 두 번째 삶을 여는 파이어북
Write, Share, Enj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