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모임이 자산이 되는 순간

뾰족한 성장 스터디, 소통과 연결

by 와이작가 이윤정

연재 브런치북 『괜찮은 독서모임』발행글입니다. (이전 글) L.레벨업을 부르는 독서모임


M.모임이 자산이 되는 순간


나보다 잘난 사람과 어울리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막상 다가가려 하면 주저하게 된다. 나보다 부자이거나, 훨씬 앞서 있는 사람에게는 말 한마디 건네기조차 어렵다.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는 자격지심 때문일까. 멘토나 인플루언서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지만, 반드시 그것만이 답은 아니다. 오히려 같은 고민을 가진 초보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쌓아가면 더 큰 자산이 될 때가 온다. 내게는 그 시작점이 바로 독서모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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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초보시절이 있다. 당장은 조급한 성격으로 고액 수업료를 내고 강의를 듣는다. 시간을 줄이는 일이니 이 또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갑작스럽게 많은 인풋은 오히려 혼란스러울 때가 있었다. 대신 강의를 듣는 것 보다 강의를 들으러 온 사람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처음 참여한 독서모임은 직장인 재테크 독서모임었다. 독서모임에서 자기계발서, 경제경영 재테크 책으로 독서모임을 진행했다. 책 이야기보다, 각자 투자 경험담을 나누는 시간이 더 흥미있었다. 가족의 지지가 부족할 때, 돈이 부족할 때, 시간이 없을 때, 문제가 생긴 상황을 털어 놓는다. 독서모임 리더가 주도적으로 조언해 줄 때도 있지만, 독서모임 참여자 중에 전문가가 있었다. 그들의 경험담이기 때문이다. 때론 나에겐 어려운 문제도 다른 사람에겐 쉬운 문제일 때도 있었다. 각자의 전문분야가 있어서다. 인플루언서나 멘토, 강사들과는 나만 시간내어 코칭받는 게 사실상 기회를 얻기가 어려울 수 있다. 말 한마디 건네는 것도 뭐가 먼지 몰라 질문조차 어렵기도 하고 말이다. 독서모임에 모인 사람들끼리 머리를 맛대어 이야기나누다 보면, 새로운 방법을 찾을 때가 많았다. 누구나 초보자였지만, 최근 경험담을 가지고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과 함께 시작하는 일이다.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존재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된다. 직업도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지만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를 북돋울 수 있다.


2024년, 나는 AI에 관심이 생겼다. 전문가가 주변에 없었기에 혼자 책을 읽는 것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곧 독서모임을 제안했고, 8명이 모였다. 하루 10분씩 한 챕터씩 읽고, 오픈 채팅방에서 공부 과정을 공유했다. 한 달 뒤 줌 모임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러는 동안 누군가의 궁금증이 모두의 연구 주제가 되기도 했다. 작은 실습 결과가 모여 하나의 강의 준비도 해볼 수 있었다. 지식은 복리처럼 불어난다. 모임은 곧 학습의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


재테크 분야도 다르지 않다.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의 저자는 월·분기·연간 단위로 꾸준히 시장을 모니터링한다고 말한다. 독서모임도 마찬가지다.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기록과 공유가 있어야 자산이 된다. 『돈의 본능』, 『저스트 킵 바잉』, 『가장 완벽한 투자법』 같은 책을 함께 읽으며 의견을 나누다 보면, 어느새 각자의 투자 기준이 세워지고 장기 전략이 구체화된다.


자산이 되는 독서모임에 세 가지 법칙이 있다.

첫 번째, 꾸준함의 법칙이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처럼, 모임도 성장과 침체, 다시 도약의 사이클이 있다. 하지만 끝까지 함께하는 사람들이 결국 큰 수확을 얻는다. 꾸준한 소통이 필요하다.

두 번째, 반복의 법칙이다. 휘발성 대화로만 끝나면 지식도 휘발된다. 분기, 반기, 1년 주기로 자산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힘들거나 기쁠 때도 서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분기, 반기, 연간이라도 한 번씩 스터디 모임을 오프라인에서 가지면 좋다. 주기적인 교류를 통해 1년 전에 비해 성장한 사람들을 지켜보자.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나눌 수 있다.

세 번째, 확장의 법칙이다. 처음에는 책 이야기만 나누지만, 점차 각자의 전문성을 공유하게 된다. 자기계발, 재테크 관심분야 뿐 아니라 본업에서도 성장하는 사람들이다. 세무사는 세금 절약법을, 마케터는 브랜딩 노하우를, 육아맘은 교육 정보를 자연스럽게 나늘 수 있다. 이런 모임이 통합적인 학습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1년, 5년, 10년 후를 상상해 보자. 지금은 사소해 보이는 대화가 그 때 가서 인생을 바꾼 전환점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실제로 2017년 독서모임에서 만난 지인은 직장인이었으나 지금은 세무사로 독립했고, 또 다른 이는 부동산 전문가가 되었으며, 어떤 이는 미술관 관장이 되었다. 그들의 전환에는 모임 속 대화와 교류가 분명히 영향을 주었다.

시간은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자산은 설계할 수 있다. 독서모임은 그 설계의 장이다. 꾸준함, 반복, 확장의 법칙을 지켜가다 보면, 5년 후 당신의 곁에는 책보다 더 큰 자산이 남아 있을 것이다. 바로 사람과의 연결, 신뢰와 경험이라는 무형의 자산이다.


어디서 그런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직장 중심이라면, 회사 동호회나 업무 관련 스터디도 좋다. 퇴근 후 자연스럽게 책을 매개로 모이는 직장인 모임이나, 같은 분야 전문성을 키우고 싶은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다.

지역 중심이라면, 독립서점이나 북카페가 구심점이 될 수 있다. 작은 공간에서 열리는 작가 북토크나 테마 독서모임도 있고, 도서관 프로그램같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인문학 강좌나 북살롱도 있다.

온라인 중심이라면, 스터디나 챌린지를 직접 모아 볼 수 있다. 30일 글쓰기, 100일 독서 같은 도전을 함께 하는 그룹을 만들어 참여하는 사람들과 시작해보자. 그들을 절대 놓치지 말고, 함께 성장하는 일이 중요하다. 강의를 들었다면, 강의 수강생들과 자연스럽게 모임을 이어가도 좋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독서모임의 가치는 책을 읽는 데서 끝나는게 아니다. 서로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인다. 눈빛이 살아있다. 함께 웃고, 울리는 목소리도 있다. 시끌 벅적한 카페 소음도 들리지 않는다. 오로지 내 앞에 있는 사람들 소리만 집중한다. 시계를 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서 너시간이 훌쩍 넘을 때도 있어서다. 늘 감사한 마음으로 상대방의 경험담에 공감한다. 글 쓰기 전에 연필을 깍듯이 준비된 모임에 가기 위해 공부도 뾰족하게 집중해서 결과를 나눈다. 특별하게 잘하지 않아도 조금씩 실력을 다음어 가다보면, 신뢰와 소통으로 연결된다. 새로움에 도전하는 독서모임은 나의 오감을 늘 자극하며 삶의 밀도를 높여 주었다. 독서모임은 직장생활의 지친 하루를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작은 선물이기도 했다. 그 자체가 자산이다. 우리는 성장하는 중이다.


독서 모임 만드는 건 거창하지 않다. “이 책 함께 읽어보실 분?” 단 한 마디면 충분하다. 그 순간 독서모임을 통해 당신의 성장과 관계, 그리고 삶을 확장하는 기회의 장이 열린다. 미래의 어느 날, 돈으로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되어 당신 곁에 남아 있다.


다음 연재 [N 노(NO),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기 ]은 8월 21일에 연재예정입니다.


ps. 제가 '수린의 1분 책방' 채널에 첫 출연을 했습니다.

어색어색하지만,

꾸준한 독서에 도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약 20가지 질문에 대한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https://youtu.be/5B1RWITOq1k?si=Wi8U3YLI8_FW7V0c

와이작가, 이윤정 <습관은 시스템이다>, <평단지기 독서법>, <10년 먼저 시작하는 여유만만 은퇴 생활>

책으로 두 번째 삶을 여는 파이어북

Write, Share, Enjoy!


https://litt.ly/ywritingco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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