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사전 100 | WORD 027 도마
도마는 부모님이다.
재료를 올려놓고, 칼날을 받아내고, 고기 망치로 내려쳐도 묵묵히 버틴다.
상처와 자국이 생겨도 말이 없다.
김치 국물이 넘치지 않도록 둘레에 홈이 파여 있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벽에 걸리거나 조용히 꽂혀 있다.
도마는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다.
요리는 도마 위에서 시작하지만, 완성되면 무대는 음식에게 내어준다.
도마는 늘 아래에서 받쳐준다.
돈에도 흔적이 남는다.
사용 이력이 쌓일수록 흐름이 드러난다.
돈은 아래에 있어도 중요한 자리다.
부모님이 세뱃돈이든 무엇이든 내어주시듯, 말없이 받쳐주니 든든하다.
이제는 돌려드릴 차례다.
세뱃돈을 받기만 하지 않고 용돈으로 채워드린다.
용돈을 드리는 일은 도마를 챙기는 과정이다.
상처가 남은 자리를 정리하고, 오래 버텨준 흔적에 감사하는 일이다.
돈을 도마처럼 활용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1. 뒷바라지해주신 덕분에 지금은 잘 살아낸다는 의미로 용돈을 드린다.
2. 몸값을 높이기 위해 밑바닥부터 일을 시작한다. 도마 위에 올라서야 요리가 시작된다.
3. 상처를 회복할 수 있도록 예비비를 준비해 둔다.
도마처럼 받쳐주는 힘이 있을 때 새로운 모양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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