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지는 배우자다

돈의 사전 100 | WORD 44 화장지

by 와이작가 이윤정

화장지는 배우자다.


화장지가 없던 때도 있었다.
막상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다.
두루마리 화장지는 물에 닿으면 금세 녹아 사라진다.
요즘 화장지는 두툼해졌지만, 다 쓰고 나면 심만 남는다.
처음과 끝 부분은 아깝게도 버려질 때가 있다.

돈도 화장지와 닮았다.
돈이 없던 때도 있었다. 용돈 받다가 스스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돈을 벌다가 수입이 사라지면 걱정스럽다.
돈도 무작정 쓰면 금방 스르르 녹는다.
월급은 시간이 지나며 점점 두툼해진다.
첫 급여와 마지막 급여는 감사 인사나 한턱내느라 제대로 못 쓴다.
돈을 다 쓰면 남는 건 사람뿐이다.
배우자가 사라진 후에는 돈의 의미조차 달라질 수 있다.


돈도 화장지처럼 세 가지를 관리한다.
1. 낭비하면 금방 사라진다. 있을 때 아껴 쓴다.
2. 털어도 먼지날 일이라면 오래 붙잡아두지 않는다. 정리한다.
3. 부부의 자산은 미리 공동명의로 분리해 관리한다. 함께 쓰고 함께 지키기 위해서다.

화장지는 없어도 곤란하고, 있어도 조심히 써야 한다. 돈도 필요할 때 곁에 머무르도록 관리해야 삶이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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