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7『애덤 그랜트의 생각수업』MAR.19 근거 있는 희망
MAR 19. 두려움의 가장 효과적인 해독제는 근거 있는 희망이다.
『애덤 그랜트의 생각수업』 하루 한 장, 당신의 일상에 영감을 불어넣는 문장, 애덤 그랜트
남편이 랩실에서 최신 맥 미니를 두 달 쓰다가, 집에 있는 8년 된 아이맥을 켰다. "역체감이 느껴져. 메일도 안 보이더니 여기선 보이네." 나도 마찬가지다. 랩실 PC는 조용한데, 집 PC는 브라우저만 띄워도 "웅,웅, 위이~~잉" 소리가 난다. 좋은 걸 알아버린 뒤에는 돌아갈 수 없다.
클로드 AI에 스킬 기능을 추가했다. 결과가 예전보다 유의미하게 나왔다. 예를 들어 '직장인을 페르소나로 정한 상황'을 물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각도의 사례를 제시했다. '전체 공지 메일, 지하철 역 앞에서 전도하는 사람들 사례'였다. 혼자 떠올리기 어려웠을 거다. AI가 보조해 주니 생각의 폭이 달라진다. 아이디어를 내 언어로 바꾸는 내 몫은 여전히 남아있다.
AI 가 없었다면 생각을 할 수나 있었을까 싶다. 책 3권을 출간한 뒤에 AI를 접했다. 만약 책을 한 권도 쓰지 않은 상태에서 AI를 접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지금쯤 글쓰기 실력 향상을 위한 노력이나 글 쓰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지 않은 채 AI에만 의존하며 살고 있을 거다. 오히려 AI로 쓰는 글 때문에 책을 한 권도 출판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문맥도 안 맞고, 논리도 부족하고, 투박하고, 못생긴 사과 같지만, 매일 어쨌든 내 생각을 한 줄이라도 쓰려고 노력했다. AI를 활용할 때도 AI글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는다. AI가 던져준 글은 초초초고에 해당한다. 어떻게 해야 AI가 아니라 내가 쓴 글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고민한다. AI가 써준 글은 깔끔하다. 하지만 전적으로 AI에게 맡기면 내 목소리가 없다. 독자가 읽었을 때 내 이야기가 아니라 AI의 이야기를 보는 셈이다.
3000일 전 첫 글은 후기였다. 뭘 써야 할지 몰라서 겨우 다섯 줄 썼다. 1000일쯤 지나니 한 편에 A4 한 장은 채울 수 있게 됐다. 2000일이 넘으니 쓰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줄이는 게 더 어려워졌다.3000일 동안 투박하게라도 직접 써온 덕분에, AI 글과 내 글의 차이를 알아볼 수 있다. 직접 글을 써본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감각이다.
AI가 멈추거나 더 이상 더 나은 기능을 쓰지 못할 경우 PC 처럼 역체감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다. AI의 미래에 대해 두려워 하기 보다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상상해 더 나은 미래를 꿈꿔본다. AI 자동화로 삶의 여유가 생기면 어떤 일이 각광받을까. 다양한 에이전트 모델을 활용해 AI를 구동하니 시간도 절약되고, 결과를 도출하는 효율도 달라진다. 자동화 그 다음은 무엇일까? 인간은 AI가 없으면 벌써 역체감을 느끼게 된다. 역체감을 느끼지 않으려면, 자동화도 중요하겠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어야 한다. 투박하더라도, 말이 잘 되지 않더라도, 억지로라도 사고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어야, AI의 부재에도 하던 일을 지속할 수 있다.
역체감은 어디에나 있다.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한 번 타면 이코노미가 좁게 느껴진다. 호텔 조식 뷔페를 경험하면 편의점 삼각김밥에 손이 안 간다. 좋은 강의를 들으면 예전 다른 강의를 들은 걸 후회한다. 늦게 알게 된 걸 아쉬워한다. 한번 올라간 기준은 내려오지 않는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좋은 책을 읽은 뒤에는 대충 쓴 책이 눈에 거슬린다. 글쓰기도 비슷하다. 제대로 퇴고해 본 사람은 초고 상태의 책이 불편하다.
역체감, 기억하자. 더 좋은 걸 갖게 되는 순간, 과거로 절대 되돌아갈 수 없다. 하루 10분 독서, 5분 글쓰기로 인간의 존엄성인 '생각'을 지속해 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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