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그랜트의 생각수업』MAR 21. 감정의 주도권
MAR 21. 감정의 주도권을 얻기 위해서는 비난이 아니라 책임이 필요하다.
일상적인 상호작용에서 감성지능이 높은 사람은 "너 때문에 내가 ~을 느꼈다."가 아니라 "네가~해서 나는 이렇게 반응한다."에 집중한다. 우리의 감정은 대개 다른 사람의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기보다는 타인의 의도를 주관적으로 해석하면서 발생한다. 감정의 주도권을 얻기 위해서는 비난이 아니라 책임이 필요하다.
『애덤 그랜트의 생각수업』 하루 한 장, 당신의 일상에 영감을 불어넣는 문장, 애덤 그랜트
매화 꽃 사진으로 만든 동영상 하나와 '광양'이라는 단어가 가족 카톡방에 전달됐다. 한 시간 사십 분 후 산수유꽃 사진 네 장과 함께 '구례산수유마을'이라는 메시지가 또 왔다. 아빠가 보내 준 카톡 메시지다. 이른 아침부터 여행스케치 패키지 상품으로 광양 매화꽃, 구례 산수유 축제 코스를 떠나셨다. 어제 밤에 전화했을 때, 상기된 목소리로 "내일 광양 간다."라고 하셨었다. 토요일마다 교회 청소 봉사를 갔다가 할아버지들과 장기 두고 오셨는데, 하루 빠진다고 하고 혼자 여행을 가셨다. 버스로 4시간 이상 갔다가 오는 당일 코스라 아빠가 힘들지 않을지 걱정되는 건 사실이다. 아빠 모시고 다녀 올 수 있으면 1박 2일로 여행겸 갈까 싶다가도 내 캘린더 스케줄을 보니 1박 2일 시간을 빼기가 곤란했다. 아빠에게 내년에 가도 되지 뭐, 힘들면 내년에 같이 가자고 했다. 아빠도 그러겠다고 하실 줄 알았는데, 예상밖의 대답이 나왔다.
"올해가 마지막이지."
전화기를 든 채 잠깐 말문이 막혔다. 무슨 말을 이어가야 했을까. 아빠는 올해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계셨다. 갑자기 미안해졌다. 아빠가 내년엔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생각, 더 나이 들면 멀리 가기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아빠 마음을 몰라줬다. 내 생각만 하느라 내년에 가자고 하다니. 나는 왜 못 갔지? 왜 이렇게 바쁘지? 쉬지 않고 일을 만든게 문제다. 아빠랑 여행할 시간도 내지 못할까 싶다가, 아빠보다 내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아빠와의 데이트 일정을 다시 달력에 채워본다.
네플릭스로 BTS 컴백 라이브 무대 영상을 중간부분을 보게 됐다. 노래를 부른 후 ARMY에게 소감을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한국어로 얘기하다가 멤버들은 영어로 소감을 이어갔다. BTS가 다시 컴백했을 때, ARMY의 반응이 어떨까 걱정하기도 했고, 날씨는 춥지 않은 지 팬들을 꼼꼼하게 챙기며, 바로 앞에서 한 명씩 대화하는 것처럼 무대를 이끌어 나갔다. 무대 위에서 자기 리듬과 ARMY에게 기다려 준 감사를 표현하며 무대 매너의 주도권을 쥐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난 ARMY가 아닌데도 관심이 생겼고, 라이브 공연은 처음으로 시청했다. BTS는 BTS 흐름대로 이끌어 갔다.
책을 쓸 때는 작가 스스로가 아닌 독자에게 주도권을 넘겨 줄 필요가 있다. 물론 작가가 스토리를 이끌어가기 위해 설계를 한다. 책으로 완성된 후에는 독자가 주도권을 갖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을 수도 있다. 한 챕터만 찾아 읽기도 한다. 작가 때문에 내가 행복을 느꼈다가 아니다. 작가의 경험을 공유한 덕분에 독자도 독자만의 경험을 떠올리도록 만들어 준다. 작가가 아니라, 독자의 반응을 보면 되는 일이다.
어떤 상황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주장하면, 감정의 주인은 상황이다. 반대로 상황이 아닌 나에게 집중하면, 어떻게 반응하고 싶은가에 초점을 둘 수 있다.
아빠는 혼자 여행을 다닌다. 내 입장에서는 딸이 따라가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아빠의 속마음은 알 길이 없다. 아빠는 혼자 여행을 좋아할 수도 있으니까. 어떤 상황에서든 선택은 타인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이다. 어떤 선택이든 타인이 아닌 나 자신으로 화살표를 돌리면 오히려 감정이 가벼워진다. 미안함도, 아쉬움마저도. 주도권은 누군가를 비난하는 게 아니다. 남탓이 아니라 내 마음을 책임지는 일이다.
감정이 흔들린다면, 감정이 어디서 왔는지 들여다본다. 상황 탓인지, 아니면 내가 선택한 반응인지. 기분이 나쁘다면, 누구 때문이 아니라 어떤 반응을 하고 싶은지 물어본다. 자기 스스로를 탓하기보다는 잘한 일이라고 재해석하여 스스로에게 건넨다. 감정의 주도권을 내안에 두는 법, 주도권은 연습할수록 강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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