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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변화가 생길 때, 인생책

마흔의 삶

by 와이작가 이윤정

사십대가 되니, 삶의 변화가 생깁니다.


첫째, 몸이 예전과 다르다는 걸 느낍니다.

39살에는 몰랐지만, 40이 되는 순간 신기하게 달라지네요. 계단 내려가거나, 뛰어야 할 일이 생겨 달리기를 하다보면, 갑자기 무릎이 아파옵니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계속 무릎이 시리다고 했고, 열 살 많은 선배도 무릎이 아파서 잘 못걸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제 나도 무릎이 아파오는구나 생각하니, 마음은 불편하지만, 조금 더 체력관리를 해야겠다 생각하게 됩니다.


둘째, 후배들에게 물어봅니다.

삼십 대에 직장생활 처음으로 시작했어요. 열 네살 많은 선배가 있었습니다. 저와 함께 일하던 동료 P는 1980년생이었어요. 선배는 자료가 혹시 있냐고 늘 물어보셨어요. 메일 보낼 때 마다 저와 P에게 항상 참조로 메일을 보냅니다. 그리곤 나중에 그 자료 찾아달라고 부탁을 하셨죠. 필요할 때마다 물어보면 우리는 뚝딱 자료를 찾아서 보내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15년이 지나 후임이 들어왔는데, 얼마나 든든하던지요. 선배 나이가 되어 보니, 예전에 왜 우리에게 그렇게 부탁을 많이 했었는지 알겠습니다. 새로 들어온 후임의 정보력을 쫓아가기 어려워졌구나 느꼈습니다. 기억력이 많이 떨어지네요.( 그래서, 저는 다 적어두고 검색합니다) 후배들에게 마음 껏 물어보세요. 대신 고맙다는 표현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



셋째, 그럴 수 있구나하는 여유가 생깁니다.

삼십 대까지는 무언가 도전의식이 많았고, 옆에 있는 사람보다는 저 자신에게 집중했던게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사십 대가 되면서, 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서운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럴 수 있지 하는 생각부터 떠오릅니다.





사십 대 중후반길에 들어섰습니다. 예전처럼 빠릿빠릿 움직이지 못해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는 일, 저 앞에서 살아가고 있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끔 나도 저런 날이 오겠구나 하며 미래를 대비하곤 합니다. 104세 김형석 교수님을 바라보며, 아직 50년을 더 살아갈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뭐든 아껴써야 겠다 생각하게 되고,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된 듯 합니다. 최인아 작가도 휴직기간을 이용해서 산티아고를 다녀온 뒤로 모든 걸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책 컨셉도 잡았다고 하고요.



며칠 전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인생책을 소개드렸었는데요. 어제 배우자가 저에게 묻더군요. 인생책이 그렇게 많을 수 있냐고요? 제가 살아가면서 인생의 방향을 틀게해준 책, 선택의 기로에서 도움된 책이라면 인생책 아닐까요? 그래서 제게는 인생책이 많습니다. 일에서는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내 삶의 주인공은 내가 될 수 있죠! 주연이 아니더라도, 저는 와이 작가로 계속 글쓰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내 앞으로 살다보면 인생책은 더 많아지겠죠?


여러분은 어떠세요? 삶의 변화가 생길 때 어떻게 하세요?


평단지기 독서 2297 일째, 최인아,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 344p, 19일차


나는 주연이 아니어도 이 일을 하고 싶은가?

아니면, 더 이상 주연이 아니라면 이 일을 떠날것인가?

- 누구도 내려가는 길을 피할 수 없다, 313 p




문해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책을 읽을 수 없는 건 아니다.

다만 느리게 읽을 뿐...

다시 한 번 읽어보자, 한 번 더


- 와이어록 #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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