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정 라이팅코치의 글쓰기 수업
기획과 집필은 다짐이 아니라 착수다. - 와이작가 331 {파이어 북 라이팅}
와이작가 이윤정 라이팅코치
책을 쓸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주제 선정이에요. 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인가 결정하는 일입니다. 살면서 겪었던 일상의 모든 경험, 내가 제일 많이 아는 분야, 평소에 늘 하고 있는 분야, 일상을 보내다가 깨달은 점, 느낀 점, 조언해 준 것 등을 주제로 정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합니다. 블로그에 글 한 편만 툭 올리고 끝낼 것도 아니고, 책도 한 권만 쓸 거 아니니 이제부터는 조금 여유롭고 느긋한 마음으로 정해 보는 것이 좋겠지요.
그다음 할 일은, 지금 내가 작성하는 글이 누구에게 도움 될 것인가 생각하는 일입니다. 이게 바로 '핵심독자 선정'인데요. 많은 초보 작가들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글을 써야 많은 사람들이 읽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바로 글쓰기의 오해입니다. 모두를 위한 글을 쓰는 건 사실 불가능하죠. 세상에는 딱 세 그룹의 사람이 있기 때문에 100% 만족하는 글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딱 한 명을 위한 글을 쓰겠다고 결심해야 제대로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여러분의 사소한 경험이 그래야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습니다. 그걸 담아야 책이 독자들에게 읽힙니다.
세 번째 할 일이 목차 또는 구성을 만드는 겁니다. 목차마다 구성을 갖추기만 하면 절반이 끝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 단락은 어떻게 시작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단락에는 어떤 스토리를 담을 것이며, 마지막 단락은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 흔히 서론 본론 결론으로 쓰지요. 기승전결로 쓸 때도 있고요. 구성 또한 정답이 없으니 때론 사소한 경험에 따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는 구성 방식을 선택하면 됩니다.
준비가 끝났습니다.
주제 선정, 핵심 독자, 목차 구성 이 세 가지를 글쓰기/책 쓰기 '기획'으로 부릅니다. 기획 마치면 본격적으로 뇌가 나의 모든 경험을 자유롭게 끄집어내여 연결합니다. 집필활동이 시작되는 일이지요.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열심히 기획해 놓고 세월아 네월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절대로 그러면 안 됩니다. 기획에도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트렌드가 있고요.
기획하자마자 바로 그날, 첫 번째 꼭지 하나는 써야 합니다. 시작이 절반이라고 하잖아요. 첫 단추를 꿰어야 결승점까지 갈 수 있는 에너지가 주입됩니다. 기획을 할 때는 글 써서 책 내겠다는 열정이 타오르지만, 하루나 이틀 지나면 내가 쓴 기획에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기획은 설계입니다. 설계도가 끝나면 차곡차곡 벽돌과 콘크리트를 채워 넣으면 됩니다. 기획은 한 번만 하는 작업입니다. 누구는 목표만 세우고 끝, 계획만 세우고 끝인 경우가 많습니다. 끝까지 해내는 님은 기획 후 바로 그날 쓰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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