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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작가 이윤정 Jun 09. 2024

허니 콤보와 국물맵떡

거인의 생각법 40 - 본능과 싸우지 말라

"치킨 먹을까?" 


토요일 점심, 남편이 치킨을 먹자고 합니다. 남편은 치킨 덕후입니다. 치킨을 먹으면 뼈에 살 점하나 남기지 않고 쪽쪽 빨아먹습니다. 남은 뼈다귀만 보면, 신기할 정도로요. 저는 살 점이 여기저기 붙은 채로 세 조각 뼈가 나왔습니다.  교촌 치킨 허니 콤보를 주로 시켜 먹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다가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일어나니 12시 30분이네요. 침대에 누워서 남편 치킨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일어나서 점심을 차리려니 귀찮았거든요.


쿠팡잇츠 앱을 열어 교촌을 검색합니다. 집 근처와 옆동네 주르륵 나옵니다.  배송료 무료 정책으로 주문하면  무료 배달이라길래 배송료가 전부 무료인 줄 알았습니다. 지점마다 차이가 있더군요! 옆 동네 교촌치킨은 무료! 저희 동내 교촌치킨은 배달비가 4000원! 치킨은 바삭하게 튀겨 바로 먹어야 제 맛이니, 이번에는 눈 감고  비싼 배송료를 4000원, 한집 배달을 선택했습니다. 주문하다 보니 매콤한 떡볶이 옵션이 있더군요. 남편이 떡볶이도 좋아합니다. 떡볶이 해주겠다고 한살림에서 치즈떡과 백조기 어묵을 사 왔는데요. 오늘은 침대 위에 있으니까요. 그냥 옵션에 추가하니 9000원이 더해집니다. 잠결에 일어나 '허니콤보와 국물맵떡'을 주문했습니다. 그리곤, 침대에서 뒹굴뒹굴했습니다. 앱에 알람이 떴습니다. 집 앞 현관문 앞에 치킨 가방이 놓여 있는 사진이 보입니다. 일어나 남편에게  "치킨 먹자." 하며 현관으로 나가 치킨을 들고 들어왔습니다. 


남편이 "깼어? 언제 주문했어!!!" 하며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식탁에 치킨을 올려놓고, 냉장고로 갔습니다. 남편이 치킨과 무를 꺼내고요. 저는 냉장고 안에 있던 양상추 반통을 꺼냈습니다. 꼭지를 잘라낸 양상추엔 벌써 빨간 실선들이 보입니다. 칼을 꺼내 그 부분을 도려냅니다. 싱크대에서 큰 대접을 꺼내 양상추를 손으로 뜯어 한 그릇 담아 식탁 위에 올려 두었습니다. 주말이니 치팅데이죠. 하지만 최근 건강 식습관을 챙기는 중이라 치킨을 먹을 때도 야채랑 함께 먹자는 생각으로 바꾸었거든요. 소스도 넣지 않은 양상추를  푹 덜어 입에 우걱우걱 씹어 먹었습니다. 남편은 치킨부터 먹고 있네요. 요즘은 혈당 스파이크가 문제라는 이야기가 많이 들은 탓에, 상추 먼저 먹으라고 이야기했어요. 윙과 봉을 서너 개 집어 먹고 저는 계속 양상추 대접 한 그릇을 다 먹었네요. 남편도 야채랑 함께 치킨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떡볶이까지 사주니 너무 좋아합니다. 대신 매워서 많이 못 먹네요. 계속 물을 들이켜다 보니 배가 불러서 치킨도 떡볶이도 많이 못 먹더라고요. 저녁은 떡볶이 남은 거랑 현미밥을 데워서 한 끼 또 해결합니다. 


화요일이면 아파트 단지에 장이 섭니다. 올해 첫 수박을 샀는데요. 제가 수박킬러거든요. 한 통을 반으로 잘라 반통을 깍둑썰기로 락앤락통에 담아 뒀습니다. 치킨이 매워서 수박까지 꺼내서 함께 먹었어요. 


건강한 식습관, 의지력만으로는 어려웠습니다. 바디프로필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하지만 요즘은 그래도 건강하게 먹으려는 습관으로 야채를 함께 내어 먹고 있습니다. 몇 달 전까지는 반찬을 사다가 먹다가 요즘은 좋은 식자재를 구입해서 집에서 소스를 줄이고 건강한 자연식으로 섭취하려고 해요. 가끔은 갈비도 먹습니다. 치킨도 먹고, 피자도 먹고, 자장면에 탕수육도 먹으러 다닙니다. 요즘은 죄책감을 좀 내려놓고 야채랑 좋은 단백질을 챙겨 먹자는 주의로 식습관을 개선해 나가는 중입니다. 본능과 싸우지 않고 먹되 야채를 함께 먹기로 말이죠. 헬스장도 매일 가야 한다는 압박감을 내려 두었습니다. 일주일에 서너 번만 가자는 생각으로 다닙니다. 평소에 공원을 걸을 때는 헬스장에 안 가는 날도 있고요. 이렇게 두 달 정도 지났더니 배 주변이 좀 더 가벼워진 기분이 듭니다. 체중도 서서히 빠졌고요. 


평생 다이어트 하겠다 생각하면, 뇌와 몸 세포도 스트레스받지 않을까요? 이왕 먹을 거 맛있게 먹자, 대신 건강하게 야채도 함께 먹기로요! 건강한 식습관은 몸무게 감량이 아니라, 시스템 만들기에 있으니까요.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오직 한 가지 속여도 되는 일이 있다면 그건 자기의 입과 입술을 속이는 것이다. 아무리 맛없는 음식도 목구멍으로 넘기기 전까지만 맛있는 것처럼 잠시 속이고 있으면 되니 이는 괜찮은 방법이다."


3초만 참으면, 살 빼지 않아도 됩니다. 본능과 싸우지 말고, 후회하지 맙시다! 활력 넘치는 삶을 위해서는 움직이면 됩니다. 체력부터 키우라는 말, 요즘 들어 유독 눈에 잘 들어옵니다. 평생 글 쓰려면, 체력부터 키워야죠!



"Write, Share, Enjoy!"


https://blog.naver.com/ywritingcoach/223470174338



매거진의 이전글 생각보다 어렵고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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