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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작가 이윤정 Jun 10. 2024

누구를 위한 선택인가

거인의 생각법 #41 - 모두가 즐거운 성공

오랜만에 피자를 먹으러 가자고 해서 피자힐에 들렀습니다. 피자힐은 아차산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서 다른 곳보다 높은 곳에 있는 식당입니다. 차를 타고 오르막길을 올라가서 주차했습니다. 계단을 2개 층 정도 올라야 식당 입구에 도착합니다. 아차산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서, 식당 창가에 앉으면 한강 다리도 보이고, 한강 다리너머로 저 멀리 남한산성이 보입니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있어서인지 뿌옇게 수묵화처럼 산등성이들이 보였습니다. 강동구 천호동, 암사동, 둔촌동 너머 하남까지 내려다 보이는 식당이죠. 창가에 좌석이 없길래 식당 가운데로 안내받았습니다. 잠시 후에 메뉴를 주문하고 대기하고 있었는데요. 마침 창가 손님들이 나가시길래, 창가로 좌석을 옮겨 주실 수 없냐고 여쭤 봤습니다. 흔쾌히 자리를 옮겨 주셔서 창가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어요. 늦은 점심이었지만,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라지 피자로 반반 메뉴를 시켰습니다. 해산물과 콤비네이션으로요. 피자가 나와서 한 조각씩 덜어 먹었죠. 보통 씬 피자로 화덕피자를 먹다가 오랜만에 피자 치즈가 주욱 늘어지는 팬 피자를 먹었습니다. 쫀득한 피자가 가장자리에 눌어붙어 고소한 맛까지 느낄 수 있었어요.  지난주부터 월요일엔 용돈 모아둔 돈을 쓰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가격 보지 않고 메뉴를 주문하기로 했거든요. 8조각 중에 3조각이나 먹고, 남편은 4조각이나 먹었네요. 한 조각 남았을 무렵 창밖을 내다보았죠.



아이 2명과 성인 여자 2명, 성인 남자 1명, 그리고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할머니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냥 평지를 걸어도 불편해 보이는 할머니셨어요. 할머니 양쪽에 따님들인지 한 팔씩 붙잡고, 뒤편에는 남자분이 할머니 다리를 들어 드려야 하나 어쩔 줄 몰라하며 부축해서 계단을 걸어 올라오고 있었어요. 


남편과 저는 그분들을 보면서 생각했죠. 성인 남자가 차라리 업고 올라와야 될 것 같다고 말했죠. 겨우 할 걸음씩 발을 떼며 다리가 부들부들 거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3층 높이에 있는 식당 계단을 어떻게 올라오시나 싶었습니다. 식사를 다 마치고 계산을 하고 내려가려고 했습니다. 식당 앞에서 위층으로 올라오는 회전 계단에서 그분들을 마주쳤어요. 할머니는 좁은 회전계단을 힘겹게, 거의 기어 오듯 올라오고 있었어요. 저희가 2층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먼저 내려가라는 신호를 하십니다. 한쪽 옆으로 붙어서 1층으로 뛰어가듯 얼른 내려왔습니다. 남편이 내가 업어다 드리고 싶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식당에서 맛있는 피자와 한강뷰를 보면서 저도 다음에 시부모님 서울 오시면, 모시고 올까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아버님이 수술 후 다리가 불편하셔서 계단을 걸어 다니시기 불편하십니다. 그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더라고요. 


그 할머니는 정말 피자가 드시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자녀들이 가자고 해서 따라온 게 아닐까. 험난한 계단이 기다리고 있는 줄 아셨을까? 돌아가자고 말도 못 하고 올라오시느라 얼마나 힘드실까. 다시 내려가는 건 더 힘드실 텐데... 피자보다 아래쪽에 있는 갈빗집으로 모시고 가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네요. 식사하는 시간은 즐거우셨을까요? 또 어떻게 내려가나 한 숨 지으셨을까요?


아마 제 남편이었다면 그 모습보고 하필 이런 곳에 오자고 했냐고 하면서 당장 돌아가자고 했을 것 같다고 합니다. 못 올라간다고요. 엄마도 다리가 아프다고 하실 때 아빠랑 제가 기어이 모시고 밖으로 나가자고 부추겼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내 기준으로, 이게 좋을 것 같다고 강조한 건 아니었을까. 나 즐겁자고 주위 사람들 불편하게 만든 적 없었나 생각하게 됩니다.


모두가 즐거운 성공이라는 게 있을까요? 있긴 있습니다. 윈윈 정책이 그런 거죠. 내게만 이익이 있다고 생각하면 진전이 되지 않지만, 타인도 함께 좋아지는 방법 있긴 하더라고요. 


강의를 하거나 책을 써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은 사람은 노하우를 배우거나 동기부여받거나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도 있죠. 강연가가 작가에게 그런 반응을 보여준다면, 강연가도 작가도 나눔의 가치를 되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돈이든, 마음으로든 전달될 수 있겠죠.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건 성공이 아닙니다. 나와 더불어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어떨까 합니다. 피자도 크면 클수록 나눠 먹을 수 있는 양도 많아집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 상대방이 나에게 배려하며 서로의 마음을 존중하는 관계, 누구를 위한 선택인가 질문해 보면 모두에게 편안한 선택이 가능해지리라 생각됩니다. 


Write, Share, Enjoy!



"나는 성공이란 자기 인생에서 즐거움을 최대로 느끼고, 괴로움을 최소한으로 느끼는 것,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은 더 많이 괴로움은 최소한으로 느끼도록 만드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 토니 로빈스 -《거인의 생각법》모두가 즐거운 성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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