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상한거죠?

거인의 생각법 69 - 눈을 가리고 있지는 않는가

by 와이작가 이윤정

자기 계발러가 된 지 8년 차입니다. 안티 게으름쟁가 되었어요.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집에 있으면 뭔가 찜찜하고 불안하고 불편합니다. 때론 아프기까지 하죠. 늘 긴장하고, 할 일이 있는 상태에서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성격이죠.


처음 자기 계발, 경제경영 독서를 시작하면서 성공한 사람, 이미 부자인 사람들의 책을 몰아서 읽기 시작했어요. 그들의 방식대로 따라 하면 부자가 될 것 같았거든요. 몇 달 책을 읽고, 공부를 하다 보니 옆에 있는 가족들이 눈에 잘 안 들어왔습니다. 나는 열심히 공부하고 투자하고 있는데, 남편은 안 도와주고 혼자 놀기에 바쁘다고 생각을 했어요.


책 같이 읽고, 투자 공부도 같이 하면 성과가 더 좋을 거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인데요. 과연 옳은 일이었을까요? 자기 계발 시작한 지 몇 달 되지 않으면 우리의 뇌는 도파민이라는 신경물질에 의해 목표를 정하고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조금씩 도파민 중독이 되기 시작하죠. 목표를 세우고 행복하니, 옆에 사람들도 똑같이 도전하고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권유하곤 했죠.


그럼에도, 가족들과 친구들은 꿈쩍 하지 않죠. 그들은 지금 그대로 행복하게 살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굳이 다른 일을 찾아 힘들게 더 일하고, 공부할 필요를 못 느끼겠죠. 상대방은 나와 똑같은 행복수치를 갖고 있을지 모르죠. 게임을 해도 몇 판을 깨고, 레벨업 시키고, 상대방을 이겼을 때 행복하니까요. 드라마를 보면 남이 내가 이루지 못한 사랑을 대신 이뤄주고 있으니까요.


저도 한 때는 내가 아닌 가족과 주변 사람이 틀렸다고 오류에 빠진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들도 그들의 방식대로 열심히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느라 바쁩니다. 그들은 나와 다른 곳에서 행복을 찾은 사람일 수 있습니다.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부자는 누구일까요? 돈이 많은 사람일까요? 마음이 편안한 사람일까요? 시간이 많은 사람일까요? 사람이 많은 사람일까요? 기준이 다릅니다. 내가 정한 기준이 타인에게도 기준의 척도가 될 수 없는 일이죠.


오늘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날입니다. 매주 월요일 남편과 함께 외출하고 들어와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거든요. 점심은 나가서 먹습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단지 앞에 있는 상가 식당에 가서 스파게티를 먹었어요. 남편은 토마토소스 마레, 저는 매콤한 크림소스 마레. 마레는 해산물이란 뜻입니다. 남편 요리가 먼저 나와서 저에게 작은 전복을 건네주려고 합니다. 저도 똑같은 해산물을 시켰거든요. 똑같은 해산물이 들어갔습니다. 제 요리도 금방 나왔죠. 저한테도 전복이 있었습니다. 양쪽 모두 새우가 들어 있었습니다. 홍합도 하나씩, 오징어도 각자. 소스만 다를 뿐 같은 재료입니다. 서로 맛을 보면서 각자 주문한 걸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제 음식이 더 맛있어 보였는데, 남편에게는 남편 음식이 더 맛있었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각자 스파게티에 만족하고 나온 날이에요. 남편이 저를 보기엔 제가 가진 신념이 틀렸다고 여겨질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비가 와서 산책하려면 실내로 돌아다녀야 했는데요. 어딜 갈까 고민했습니다. 한동안 가지 않았던 가든 파이브 교보문고 근처에 가보자고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입력했습니다. 가는 길에 남편은 지난주엔 잠실 롯데 백화점 근처를 돌아다녔으니, 이번에는 롯데 몰 근처로 가볼까라는 이야기를 슬쩍합니다. 저는 교보문고에 가보고 싶었지만, 남편이 슬쩍 꺼낸 한 마디를 놓칠 수 없었죠. 가든 파이브를 포기하고, 롯데 몰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이번 주말에 교보 문고에 갈 예정인데 굳이 오늘 또 교보문고에 갈 필요가 있겠냐며 저에게 남편이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제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서점 가는 것도 남편의 입장에서는 매일 똑같은 책 아니냐고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남편에게 제발 블로그에 글 좀 써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제가 블로그 해보니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되었거든요. 그럼에도 남편은 안 합니다. 왜 굳이 블로그를 해야 하냐고 묻습니다. 그냥 저 혼자 하래요. 남편은 티스토리에 혼자 글을 쓰고 있는 것 같아요. 몇 달에 한 번 들어가 보면 아주 오래 전부터 글을 계속 써오긴 한 것 같더군요. 저는 그걸 네이버 블로그에 옮기면, 관심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와 공감과 응원을 해줄 것 같은 데 말입니다. 안하더라고요. 혼자 기록을 쌓아가는 재미가 있나봅니다. 저는 쓰고, 공유하고, 즐기면 충분하다는 신념으로 매일 글을 블로그, 브런치에 쓰고 작가가 되었죠. 저는 독자가 찾아오기 쉬운 곳에서 글 써서 공유하고, 즐기면 전문가가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거든요. 남편은 다른 대단한 사람이 많아서 본인은 글을 쓸 수 없다고 생각하더라구요. 그럼에도 글을 계속 쓰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상한거죠? ^^;;; 브런치 작가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 남편처럼 혼자 쓰고 간직하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저처럼 쓰고, 공유하고, 즐기는 작가가 되고 싶으세요?


Write, Share, Enjoy!

https://blog.naver.com/ywritingcoach/223477107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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