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이윤정 라이팅코치의 글쓰기수업

라이킷 14 댓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와이작가 이윤정 Jul 25. 2024

전지적 작가 시점 (feat. 안나 카레니나, 톨스토이

이윤정 라이팅코치의 글쓰기 수업

작가는 자신에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한발 물러서서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주제를 봐야 한다. - 359 {파이어 북 라이팅}

글을 쓰다 보면 흔히 빠지는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작가 자신의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거죠. 독자 없이 작가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만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 블로그에 제가 적는 글도 나중에 다시 봤을 때 제 기준으로 쓴 경우가 많았더라고요. 이렇게 되면 독자는 글에 쉽게 몰입할 수 없어요. 창을 닫거나 책을 덮어버리죠.

이런 문제는 작가가 독자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아서입니다. 독자의 시각에서 글을 바라보고, 독자가 어떤 감정을 느낄지 고민하는 과정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방금 전,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1, 2, 3편까지 완독 했답니다. 저도 이제 안나 카레니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됐죠! 1770페이지를 읽어 냈습니다.

레프 톨스토이 예를 들어 볼까 해요. 작품 해설에도 톨스토이는 전지적 관점에서 다양한 등장인물의 내면을 깊이 있고 구체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자신의 모습은 주로 '레빈'에게 투영하고 있고, 아내 소피아는 '키티'가 되는 셈이죠. 소피아가 이 책을 읽고 나서 톨스토이에게 레빈이랑 똑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단지 레빈에게만 투영한 건 아니고, 각자 등장인물에 자신을 조금씩 반영했다고 해요. 레빈뿐 아니라 카레닌, 안나, 브론스키, 스테판, 돌리, 키티, 세르게이 등에게도 자신의 고뇌를 골고루 나눠서 반영했다고 해요.

이러한 전지적 작가 시점은 독자가 각 인물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의 행동을 공감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등장인물의 내면을 탐구하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며, 독자와의 소통이 가능합니다. 깊이 있게 캐릭터 묘사가 가능하죠. 독자는 등장인물 중 한 명과 연결하여 몰입하며 읽게 됩니다.

톨스토이가 단지 레빈에게만 반영되어 있었다면, 독자는 몰입이 제대로 안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8장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반영한 내용이 편집자의 거부로 출판이 거절되자, 자비 출판을 통해 자기주장을 펼치고자 하기도 했어요.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저는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을 경험하고, 인물들의 내면으로 파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톨스토이처럼 위에서 내려다보며 어떤 시나리오로 흘러가는지 볼 수 있었어요. 인물 내면 깊숙이 침투하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 세바시 영상에서 자우림은 '사랑'에 대한 노래를 만들고 싶었데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조건이니 다양한 영화를 봤다고 했어요. 그중에서 <안나 카레니나>도 나왔습니다.

우리도 톨스토이처럼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글 한 번 써 볼까요? 글에서 독자의 시각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고요. 독자가 어떤 감정을 느낄지, 어떤 반응을 보일 지를 고민하며 등장인물의 말과 글, 행동, 태도를 구체적으로 쓰는 게 필요합니다. 독자가 얻게 될 변화와 방해요소(빌런)도 나와야 하고, 독자도 고군 분투해야 하며, 절정에 이르렀다가,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면 됩니다. 독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써보세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일상을 바라보면, 독자가 보입니다. 내가 경험하는 똑같은 일상을 독자도 경험한다고 생각해 보면 어떤 모습일까요? 독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독자는 어떤 고민이 있을까요? 독자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여러분, 어렵게 쓰는 글은 독자도 읽지 않습니다. 그냥 일상에서 내가 겪은 경험 한 가지를 툭 내뱉으세요. 독자를 위에서 바라보며, 독자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자신의 경험을 담은 글 한 편을 쓰는 일입니다. 전지적 작가 시점을 활용하면 독자의 마음도 변화가 생길 겁니다. 여러분의 글이 독자의 내면을 움직이고, 독자들이 다양한 상황에 노출되어, 간접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 멋진 글 쓰기 시작해 봅시다!

행복한 글쓰기 여정, 와이작가 이윤정 라이팅코치와 시작해 보시겠어요?

Write, Share, Enj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