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의 경험이 담긴 책, 모두의 글쓰기

이윤정 라이팅코치의 글쓰기 수업

Sep 19. 2024

모두가 경험을 하고 있지만 모두의 경험이 같은 건 아니다. -378 {파이어 북 라이팅}

지난 추석 연휴에도 많은 일이 있었지요. 명절에 먹은 밥과 튀김, 모듬 전, 모듬 회, 매운탕, 알록달록 샐러드, 잡채, 아이스 아메리카노, 다채로운 도넛, 혹은 문득 떠오른 언니의 울릉도 여행의 추억까지. 그러나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더라도, 그 경험은 사람마다 다르게 쌓였겠지요. 뜨거운 폭염에도 누군가는 그 안에서 열정을 찾고, 누군가는 추억을 떠올리며, 또 다른 누군가는 단순한 짜증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네요. 조카는 연예인을 만나 사진을 찍어 최고로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 연예인이 누군지 몰라주는 이모에게 어떻게 모를 수 있냐고 하기도 하고요. 그 차이가 바로 글쓰기에 담깁니다.

모두가 추석을 보냈지만, 모두의 추석이 같은 건 아닙니다. 직장에 다니던 회사원들은 연휴기간에 맞춰 여행을 가기도 했고, 지방에 계신 부모님 댁에 다녀오기도 하면서 보내기도 했을 것이고요. 연휴에도 쉬지 않고 요리를 하는 딸, 며느리, 어머니가 계셨으니 맛있고 풍성한 음식을 하루 세끼, 간식까지 포함해서 먹기도 했을 겁니다. 식당에서는 연휴에도 쉬지 않고 아르바이트생들과 배달원, 음식 하는 분들이 계셨기에 집에서 조금은 편하게 배달음식을 먹기도 했겠죠. 똑같은 연휴기간이었지만, 모두 경험을 다르게 했습니다.

글쓰기는 단순히 결과물만을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글을 쓰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느끼고 깨닫는 생각의 변화가 당신의 마음과 태도를 바꾸게 만들어 주거든요. 직접 경험을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요. 그 경험들의 의미를 천천히 들여다보는 시간. 그 속에서 당신은 어제보다 더 나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지만, 모두의 글이 같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시댁과 친정, 본가와 처가에 다녀왔던 저와 남편의 경험은 그저 지나간 게 아니라, 관찰과 기록을 통해 당신의 이야기로 남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신도 남과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되고, 그 특별함을 글에 담을 수 있어요. 대중들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도 트렌드까지 이해하게 됩니다.

글쓰기 방법, 팔리는 글쓰기 노하우 등 책과 수업에서 제시되는 글의 구성법은 하나의 가이드일 뿐이에요. 그 안에서 당신은 어떤 경험을 특별하게 글에 담을지는 전적으로 작가의 몫입니다.

당신의 경험한 것 그대로 보고, 듣고, 맛보고, 향기를 느끼고, 만져 본 것을 글을 쓰는 것, 그 글이야말로 모두가 경험을 하고 있지만 당신의 경험이 특별해지는 방법입니다. 하루하루 우리는 수많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글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죠! 시작해 보시겠어요?